집에가야할시간이훨씬지난술집에서
싸움이났다
노동과분배와구조조정과페미니즘등을안주삼아
말하는일로먹고사는사람들과즐겁게술을마시고있는데
개새끼들,놀고있네
건너편탁자에서돌멩이같은욕이날아온것이다
갑자기당한무안에
그렇게무례하면되느냐고우리는점잖게따졌다
니들이뭘알아,좋게말할때집어치워
지렛대로우리를더욱들쑤시는것이었다
내옆에있던동료가욱하고일어나
급기야주먹이오갈판이었다
나는싸워서는안된다는생각이들어
단단해보이는상대방에게정중히사과를했다
다행히싸움은그쳤고
우리는집으로돌아올수있었다
나는굽신거린것일까
너그러웠던것일까
노동이며분배를맛있는안주로삼은것을부끄러워한것일까
나는어떤것인지알수없었지만
싸움이나려는순간
사십세라는사실을생각했다//사십세//맹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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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참,
이시를읽으면서나도모르게그렇게혼자중얼거렸어.
사십세는아니지만꼭나같은시구나.
돌멩이같은욕을나도참많이들을만한사람이라는것이지.
그러나사십세지나고나서생각해보니
그렇게욕을듣는것도욕을해보는것도
괜찮은일이라는생각도들어오긴했어.
싸워서는절대안된다는생각도맨날하면서살곤하지만
새차를대형마트주차장에세워놓았는데바퀴가찢어졌어.
그러고보니주차장들어올때뭔가조금이상했지.
팀장이오고이말저말오고가는데
은근슬쩍소보원이야기도해보았는데
아마귀찮으면뭔가배상해줄거라고
내담당보험사직원이꼬드겼는데
그냥십칠만원주고바퀴갈고
귀찮아서가만히있어.
규서방에있던에어컨디셔너를에이에스를받았는데
그것도두번이나,규서침대가두번이나젖었어..
한번은조금한번은방을바운사이아주많이
엄마나참을수없어,나이침대지저분해서못써……
그렇다고헌침대새침대로바꿔달라고할래?
도끼도아닌데(이런7080농담이라니)
그리고우리는믿는사람이라….
엄마믿는사람이면따지지도못해?
아니나도엤날에는잘따졋는데…..
그래도부질없더라.까지는안했어.
부질없다는것을너무빨리배우면
삶의재미가감소될것같아서,….
문제는이시의이대목이지.
나는굽신거린것일까
너그러웠던것일까
노동이며분배를맛있는안주로삼은것을부끄러워한것일까
어느때는심하게굽신거리고
어느때는너그러운듯살며
거의많이는부끄럽기도하지.
나도.
어느누군들안그럴까,
생각을하며산다면말이지.
그러니나는점점종말론자가되어가곤해,
이단의종족이아니라
그저죽음을의식하면서산다는말이지.
그냥말이라도,
그냥생각한귀퉁이라도
니도죽고나도죽어야.
이렇게무성한숲도나무도금방시들곤하지,
그렇게중얼거리고나면
죽음이라는이친근하기그지없는벗께서는
드물게배짱도주고
드물게교만함도주고
드물게담담을비스킷처럼나눠주기도한다는거야..
그대도혹담담하고싶은지,
저짙푸르러가는녹음을보며수많은초록의향연을보며
만개한초록의클라이맥스를바라보며
그대일희일비하고싶은가말이지.
나처럼종말을가벼운스카프목에살풋두르듯슬쩍걸쳐보시면어떨까,
저절로뒷짐지어지며
그려,
으래서으짠다는말이여,시방……
할수있지않을까,,
예컨대
오늘지하철경의선을타고수색지나신촌지나가좌지나서울역으로들어서는데
원세상에
나무들그늘이짙어서
온통세상이그윽해져있더라는말이지.
펑펑내리는눈이나
황홀한단풍이나
세상을변화시키는줄알았더니
아니여
녹음은그런단순한빛의변환으로느끼게하는가벼운증상이아니라
그늘이라는
고도의,
고적한,
고상한,
고급하기이를데없는
우아함으로
도시를바꿔놓곤해,
특히서울역주변경의선들어가는데아주낯설어보였어.
나뭇잎들이엄청난무게를지니고있어서인가봐.
그래서그렇게우아해질수있나봐
깊은그늘을드리울수있나봐.
내앞자리에는새장을든나이든할머니가앉아계셨었어.
요즈음보기드문후줄근한차림새에
새두그닥예쁜새는아니었어.
빈수레처럼그냥색깔만선명하게노오랗더군.
그런데그새를어디로데리고가는것일까?
그런생각을하다가바라보는녹음이라그렇게우아해보였던것일까,
자연은거의가다아무런변장을하지않아도,
꾸미지않아도조촐하고도저해.
그들에게서무한리필로꼭마셔야될
물같은일이고말고,
삶에서얻은소갈증이쉬사라지질않아서조금문제이긴하지만,
이즈음갈잎사이로개망초도무수하게피어나곤하지.
조금만고개를곁으로돌리면개망초는있어.
그둘의공통점은
아무도반기지않고아무도기르지않는다는거야.
오죽하면망할놈의풀일까,
그것도모자라‘개’라는접두사까지붙였을까,
그래도그것들이불러내는여름의정한은만만치않아,
오늘처럼약간구름낀,
습도높은날이라더욱그러할까,
흰빛도짙고무수한꽃망울들은
머리다발하나로묶은소녀의꽃다발처럼보이곤해.
조금멀리바라보면아스라한것이
어두워지는하늘과한통속처럼보이기도하니……
어젯밤엔그런생각을했어
칠월도저물어가는구나
마치그옛날철둑길,
샛강위듬성듬성한철뚝길은
나무침목사이로강물이보여서내작은다리가그아래로뻐질것같은,
지금도여전히그런고소공포증은있어서
곤돌라라도타는양이면몸이지맘대로이곳저곳에서경직되곤하는데,
시간에서도그런고소공포증비슷한것이다가오더라는거지.
다리를크게벌려야하는데그래서선뜻뛰어넘어야하는데
오히려저리고힘이빠지고
고소공포증은악몽과도흡사한데……
칠월의가운데서
시간의흐름속에서알수없는공포심을느꼈다면,
그대
고개돌리시려나,
그러나가장무섭고힘있는것들중의하나가
시간이란것을
나는기억하곤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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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
2011년 7월 22일 at 4:14 오후
사십세가인내의고비인나이가되었군요^^
equus
2011년 7월 23일 at 8:01 오전
흔하디흔하여누구도눈길조차주지않던개망초가푸나무님의손끝에서멋진꽃으로다가오며여름의정한을돋우워주는군요.할머니새장안의보잘것없는새한마리가그할머니에게는큰소중함이었듯-나에게도소중한꽃한송이피어있죠,오늘아침에—
그꽃을생각하면집을나와있는이순간에도입가에미소가—:
푸나무
2011년 7월 25일 at 3:09 오전
언제가사십세였는지아득합니다.
Elliot님은
지구를떠나셨다던가……
무사귀환을환영앙망(?)합니다.^^*
푸나무
2011년 7월 25일 at 3:13 오전
그소중한꽃이무엇인지
심히궁금합니다.
사람이피어낸꽃인지,
지구가피어낸꽃인지,
미소를지어내게하는꽃이라면
살짝가르쳐주시면
나도미소지을때도움이될텐데…..^^*..
이곳은지금세찬소낙비기맟스콜처럼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