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꼭!다큐시청>
조간신문에서‘엄마의일기’라는다큐멘터리를상영한다는기사를읽고
잊어버리지않기위해거실메모판에붉은글씨로적는다.
왜다큐멘터리인가,
느낌표까지거느린꼭!이라는내가쓴붉은글씨를보면서잠깐생각해본다.
과장이없어서?
작위적이지않아서?
드문드문고개를끄덕일수있어서?
무엇보다흔들리지않고가만히바라볼수있어서?
어느때부턴지내게다큐멘터리는조그마한둠벙처럼여겨지기도한다.
둠벙은물웅덩이를일컽는사투리이다.
크지않는웅덩이에찰랑거리는물이고여있는둠벙,
저수지도호수도아니면서논옆에서나들판가운데에서
아무하고나편안하게함께동거하고있는
세상모든물들의아늑한고향이라고나할까,
둠벙의물은맑지도깨끗하지도않다.
비가오면세차게넘치기도하고가뭄이면슬쩍바닥을보여주기도
하지만거의언제나따악그만큼둠벙에는물이담겨있다.
둠벙주위는무수한잡풀과수많은벌레들의요람이기도하다.
누구나아무때나들어갈수있고쉴수도있는벌레들의개방형정자.
엄마의일기라는다큐멘터리는
더그블록DougBlock이라는미국의감독이2005년에만든자신의가족이야기다.
뉴욕의한중산층가정에서태어나고자란감독은
그냥평범한자신의가족이야기를아이들에게보여주기위해서찍기시작한다.
그러나어머니가돌아가시고난석달후83세의아버지로부터
40년간함께일하던전비서와재혼을해플로리다(Florida)로떠나겠다는
전화를받고엄청난충격을받는다.
아버지의이른재혼은아주평범하게시작된카메라의앵글을
조금더깊은내면의세계로향하게되는도화선이된다.
두누이나자신에게아주만족스러운가정은아니었다하더라도
53년이나지속된부모님의결혼생활을감독은훌륭한삶이라고생각했었는데
아버지는엄마가돌아가신뒤겨우석달만에결혼한다.
새아내와무려십일초가넘는정렬적인키스를하는결혼식…..
어머니의열배가넘는키스……
한번도어머니와길게키스하는것을보지못했다는
누이들은당황속에분노도슬쩍내보인다.
오래된집을정리하게되면서어머니의일기장.
무려35년을써내려간수많은노트속에서전혀알지못했던새로운사실들이
마치소설의복선처럼등장한다.
사랑이없었던결혼생활,
의혹의시간들,
방황하는마음들,
알면서도묵인한침묵의세월들,
아,지금처럼이혼이흔하지않는이혼할수없었던세태도한몫을했으리라.
아버지는사랑보다책임이중요해서…
그리고엄마에게최선을다했지만행복하게는만들어주지못했다고고백한다.
아들은묻는다.
지금엄마가그립냐고,
망서리던아버지는한참만에대답한다.
미안하지만그립지는않다고
감독은어머니가안계신지금허락도없이어머니의내밀한삶의이야기를
세상사람들에게이야기하는것이옳은가아닌가를끊임없이고민하지만
결국은어머니친구의단호한말처럼
누군가자신의깊은삶의이야기를알아주는것이어머니에게필요했을거라고결정을내린다.
한시간반여의짧지않는이다큐멘터리를보면서
내내머릿속에이른아침의옥잠화향기처럼어른거렸던것은
삶의지닌지대한보편성이었다.
다큐라는이름에걸맞게아버지로어머니로혹은부모라는사회적이름에가려서
자식들에게보이지않았던인간으로서의고뇌가투명해지면서
서로이해하게되는,더깊이사랑하게되는고독한체험을
세상을이미떠난그녀는아들과함께공유하는,
무엇보다사람의감정이란그미묘한갈래가
어느사람과는보는순간통하게되어사랑하게되지만
그섬세한갈래가현실과얽히게되면
일상의평범이되어산산조각나버리는감정의소멸에대해서도깊이바라보게했다.
자연스러운연출에대해서는더말할나위없었다.
오히려과장하지않기위하여행해지는극도의절제가
내겐소박한둠벙처럼보여지기도했다.
아,나도울엄마일기비슷한글을오래전에읽은적이있는데
가계부와도비슷한,
그러나가계부만은아닌
아부지에대한엄마의감정이몇줄적혀있는노트였다.
엄마,이거뭐여,
물으니엄마가노트를홱잡아채셨는데
아직도나는잘모르겠다.
엄마는엄마의감정이부끄러웠던것일까,.
아니면글쓰기를즐겨하는딸래미앞에서
엄마의글이부끄러웠던것일까,
하기는이미나는엄마도여자라는것을오래오래전에알고있었으니.
삶이란
쓸쓸하고따뜻하고적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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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2011년 8월 9일 at 8: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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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flrhEhanjsrkwkRngjrlwlsmsrjtdlfusl…….
우리들인간들은누구나살면서
저마다의둠벙을가지고서사는것같습니다.
비록맑은물은아니지만적당한양의물을차곡하게가진
필요할때요긴하게끌어쓸수있는물을가지고있으며
주위의다른생물들에게도같이생명력을나누어주는….
그건것이바로우리들이살면서기록하는다큐멘터리가아닐까하는
생각이듭니다.
Lisa♡
2011년 8월 10일 at 11:03 오전
충분한이해를…..
그아버지와어머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