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 나무

팔월하순의숲은정중동이다.

그숲에서유일하게요망을떨고있는나무라면

누리장나무다.

이분,

관목이시라그다지키가크지않아아담하시다.

잎싹은넓어서시원해보이신다.

오동나무처럼시원한잎싹때문에

취오동나무/냄새나는오동나무라는뜻의/라불리워지기도하신다.

이름은생김새와는달리엄청많으시다.

개똥나무,노나무,개나무,구릿대나무,누기개나무,누룬나무,구린내나무,

많아서몇개뺐다.

이분고요하기이를데없으시다.

여름이될때까지

있는듯마는듯고요히숲한편에

안거하고있는은둔형선비처럼침잠해계신다.

넓은잎싹처럼조신해보이시기조차한다.

꽃망울을내어놓는모습까지도그러하다.

수줍고여린듯,

연미색으로옹기종기피어난다.

그리고조금쯤그끄트머리가연분홍색으로변하기시작한다.

여기까지다.

그선비님갑자기요화방초가된다.

꽃잎이벌어지기시작하면…….

음음,

꽃밭침은화들짝

<미친년널뛰데끼>벌어지고

수술과암술은길다랗게자라나정신없이헝클어진다.

꽃이피어나면

원거리샷이더좋은

가까이하기엔너무먼당신이되어버린다.

향기에대해서는

피어나면서돌변하는꽃처럼설왕설래다.

향기가구려서누리장나무란이름이붙었다며

냄새가고약하다는사람이있는가하면

나쁜냄새를없애주는역할을하는향기라는사람도있다.

그래서화장실옆에심어두면좋은나무라는설도있다.

사실누리장나무꽃은

꽃향기라고하기에는

미묘하긴하다.

뭔가포괄적이고식물적인향기라는,,,,,

사람들에게좋은느낌을주는

꽃의향기들이

홀로존재하며독존적인성격이강하다면

누리장나무의꽃향기는

소박한서민의향기라고나할까,

비린내나는생선가게옆에한그루피어나있으면생선냄새를없애줄듯한

화장실옆에서서화장실냄새를대신싸안아줄듯한,

노인홀로사는다낡은집에피어나있으면

방에가득배어있는늙은체취를가려줄듯한,

너그러운향기라고나할까,

열매…….

특이하기그지없으시다.

빨갛게변한꽃이파리속에서

당차보이는초록열매가열리고

점점짙은빛깔로변해가다가보랏빛조차감도는푸르열매로화한다.

꽃과도다르고이파리와도다른채

비록먹지못한열매지만

늦가을까지누리장나무의열매는나무곁에

아주씩씩하게남아있다.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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