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절묘하다살구나무.
매화면너무차가운느낌이들어,
도화의분홍색이봄과만나면아흐,너무난분분해,
매화도아닌도화도아닌,
살구나무,
지나치게고상하지도지나치게방정맞지도않아서따악로맨틱하다.
정령도로맨틱하지않은가,
여신은너무멀고요정은너무가벼워
살구나무정령은서정적이면서도구수해,
이쯤살다보면로맨틱함이감미로움보다는
구수함쪽에기울어있다는것을느끼곤하는데,
살구나무중매쟁이<행매>가나이든할머니라는것,
제법로맨틱하다.
피맛골연가라는커튼이열리고오래된고목이등장한다.
살구나무고목의정령,행매와쥐!
그녀는내일이면뿌리까지뽑혀사라질신세다,
그녀살구나무중매쟁이양희정이부르는한천년….
(아,원제는골목길의중매쟁이라고한다)
한천년서있어보니알겠대
동강난몸뚱이둥치만남어두
한천년기다려보니알겠대
꽃피던시절이야아득해두
가고오고오고또가는길
아주떠나는것은없더라
(중략)
한천년기다려보면오시려나,
저골목돌아서떠난사람
저골목돌아서떠난사람
살구나무정령은노래하면서사람들과의수많은인연을떠올린다.
살구나무꽃피면어쩔수없이사랑하게되는사람들
그중에서김생과홍랑과의인연은눈물겹다.
세상에,잘생긴나무를연인삼는사람이나말고도또있었다.
아니김생은나보다한수더떴다.
그는나무와연애뿐아니라통정을한다고도했다.
김생은서자이나뛰어난학식과글재주를지닌사람,
갑동이사랑하는분네를속량시키기위하여그는대리시험꾼(거벽)노릇을한다.
안국방홍생은김생의대리시험때문에과거에패스해서
유가행렬을하고
피맛골이라는지명대로
골목은좁고나무는커서말위에탄채로지나가지못하자
살구나무를베려고한다.
김생은과거시험의글을읇조리며홍생을비웃고
홍생을집에데려다가두나
오히려아리따운동생홍랑과의만남을이어주게된다.
결국홍생은김생을베고그를본홍랑은자결한다.
이상1부스토리는로미오와줄리엣의베리에이션처럼
진부하기그지없지만
그러나문제는영판잼있다.
아름답고역동적인군무는정신을홀려내서저절로춤판가운데에서게하고
아리아를부를때는(뮤지컬도아리아로해두되나?)저절로손을모으게한다.
합창과군무는
오메,잘도하네,
얼마나많은연습을했으면저렇게하나될까,
무엇보다화려한무대장치가쓰리디아바타는저리가라할정도다.
어디에내놓아도손색없을무대처럼여겨졌다.
저진부한,
어디나있음직한어제도그제도보암직한스토리만어찌손을보면….
할리우드에데려가도미국사람들혹하겠다.
사실묘하긴하다.
진부하다고단순히폄훼해버릴일이아닌것이
곳곳에장착된섬세한재미와삶의페이소스를느끼게하는
간극이나이면들은참훌륭했기때문이다.
2부의반전은힘있고풍부해보였다.
여전히죽음뒤의세상이오르페오와에우리디케를연상시키긴했지만,
사실해아래무슨새로운것이있으랴,
행매를따라간새로운세상에서김생은눈을뜬다.
김생을그리는그립고그리운홍랑의애절한목소리가들려오고,
아마도연출가나작가의의도는
피맛골의과거현재미래를아우르는지점으로
쥐들의도시에착안했을것이다.
쥐들의항변도쥐들의삶도저절로미소짓게한다.
김생은쥐들의도움을받아
시공간을아우르는새로운시간속에서홍랑과재회한다.
쥐들의안내로홍랑이있는세계로들어가는장면들도
멋지고장엄하고유장해보인다
중천에서조차이를갈고있는홍생과
한결같이김생을기다리고있는홍랑의대비는슬프다기보다는멋지다.
모든노래의가사는잠언(?)스럽고로맨틱하며아름답다.
가벼운티도있긴하다.
홍랑의손에고생한흔적이있다.
김생은그것을꽃이라고표현하는데
작가는아마고생안한사람의사랑을믿지못한것이다.
그래서사랑에대한신뢰의표현으로고생한손을넣었는데
여전히하녀를데리고사는홍랑에게는그게썩그다지…..
살구나무꽃피면모두다어쩔수없이사랑에빠지고야마는
수많은사람들의재미와사랑의이야기도걸출하고맛나다.,
시대가다른군상들이빚어내는시대의하모니,
그들을잘포착해내는작가의섬세한시선이아주잘보이고,
그섬세함을표현해내는감독의저력이엿보이는뮤지컬이다.
특별히넋을놓게만드는화려한무대는아무리감탄해도괜찮다.
힘있는군무는흥겹고
연희패가선보인‘버나돌리기’는비보이의원조아닌가,
주인공들의미려한목소리도귀해보이고
홍생은힘있고장중하다.
춤과노래뿐이랴,
수많은연습을엿보이게하는하나되어추는역동적인군무는
가슴에불을지핀다.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노래의가사도주인공들이처한상황도
행매의마지막침대조차로맨틱하기그지없는데
여전히2퍼센트부족한느낌은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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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덕에세종문화회관에서하는국산뮤지컬’피맛골연가’를관람했다.
두시간가량의공연이끝나고나오니
해저물무렵이다.
오후여섯시막넘은시간,
처음으로가을바람이다가왔다.
신선하면서도아주아주약간차가운기를담고있는,
내가가장좋아하는계절인
처서후백로전의時.
좋은공연탓인지
좋은바람탓인지,
마음이마구너그러워지는듯,
광화문주변의모든것들이로맨틱해보였다.
피맛골연가탓이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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