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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낯선곳에다다랐을때
가장관심깊게바라보는것은무엇인가?
나는나무를아주유심하게살핀다.
공항에서도,처음보는거리를달리는차량안에서도마치사람을보듯나무를본다.
아는나무라면너무반갑고모르는나무라도상관없다.
익숙하면익숙해서좋고새로우면새로워서좋다.
상해에서내가처음만난나무는유도화였다.
제주도에많이심어져있던나무,
가로수인듯,담인듯여기저기풍성하게솟아나있던나무,
스물둘혹은셋?목포에서배를타고제주도를갔었다.
내친구인숙이랑같이묵었던민박집담이온통이유도화였다.
분홍빛꽃이어여뻐서찍은사진도있었는데,가만보자시간이얼마나흐른것인가,
꽃은나라뿐아니라시간을넘어서도여상한데사람은어찌그러하지못하는가,
상해에서유도화를볼때마다제주도의민박집을,인숙이를,내젊음을바라보았다.
짙은초록잎은마치대나무잎처럼보이기도해죽도화라고도불리우는데
분홍빛꽃은여름꽃치고는제법탐스럽다.드문드문흰빛의유도화도있다.
뿐아니라상해에는여기저기너무나낯익은플라타너스가
마치우리동네처럼심어져있지않은가,
대한민국사람이라면
꼭거쳐야하는임시정부를가기위해작은골목길로들어섰다.
가이더말로는상해의한복판이라고도할수있는지점이라고했는데
마당로라는이름도소박한골목길로들어서는순간
지나가버린시간의틈새로들어선듯,
오래되고묵은느낌이다가왔다.
붉은벽돌과붉고검은자그마한문들,
그리고좁은길이마치세계적건축물을자랑하고있는
상해의스카이라인과매우벼리된어조로거기자리하고있었다.
보통백여년이넘었을거라는,
상해의역사와거의궤를같이한,
충분히오래산것처럼보이는플라타너스나무,
그들은양쪽길가에서그리운연인이라도되는양서로를항해팔을내어밀고있었다.
상해사람들은플라타너스를프랑스오동나무라고부른다고한다.
그이유는프랑스조계지에프랑스사람들이플라타너스를심었기때문이라는데
실제이플라타너스를프랑스사람들은운남성에서가져왔다고한다.
상해의불볕더위에지친프랑스사람들이여름이면운남성으로피서를갔고
운남성에무성한그늘을드리워주던플라타너스를상해로가져와심었기때문이라고했다.
상해의또다른가로수는이름도어여쁜향장나무였다.
얼핏보기는벤자민잎처럼보였는데벤자민과는비교할수도없이크고무성했다.
향장나무라는이름을가이더세명에게물은뒤에서야알게되었다.
중국사람들은풀이나나무꽃에대해관심이없다는말했다.
향장나무를가로수로심은이유는모기때문이라고했다.
상해의공기는습하고따뜻하기때문에여름이면모기천국이되고
이모기가향장나무의향기를매우싫어해서심는다고,
그러나정말그럴까?
모기가싫어하는나무의향기까지눈치채는사람들이
과연꽃과나무들에게관심이없을까말이다.
당연히나는향장나무에게다가가서말했다.
미안하다,하지만,….
작은가지하나를꺽었다.
아,눈부신향기가났다.
푸른열매도하나땄다.
아무런냄새가없었다.
슬쩍열매의껍질을벗겨보니더욱화려한향기가거기숨어있었다.
적어도내가느끼기에는새벽두시발칸의장미못지않았다.
그러나아쉽게도향기는그리오래가지않았다.
코에스며들었는가하면금방사라져버렸다.
하여,
그에게는매우미안한일이었지만여행기간동안내내나는틈만나면
그리고기회가허락되는한그의향기를탐했다.
탐하는순간사라져가는신기루,
사막에서만신기루를만나는것은아니다.
스카이라인이아름다운도시에서도신기루는엄존하고있었다.
향장나무의향기만신기루랴,
되돌아가잡을수없는인생도신기루아닌가,
이글을쓰는동안도사라져가는
시간의신기루속에우리살고있지않은가,
(20090923)
*마당로의플라타너스
*상해의가로수향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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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
2011년 9월 26일 at 11:18 오후
낯선곳에다다랐을때가장관심있게바라보는건…..
.
.
.
그지방사람덜모습^^
푸나무
2011년 9월 26일 at 11:29 오후
엘리옷님방에가서
아는척하고싶었는데
아이고
정치이야기는알수도없고몰라서…..
반가버요.올만이지요.^^*
Elliot
2011년 10월 1일 at 12:05 오전
지금그말씀핑계라는거이시죠?ㅎㅎㅎㅎ
그래서안게판이란게따로있는거니깐^^
뱀다리:엄밀히말하자면내글은일반인들이하는정치이야기완사뭇다르죠.
조목조목논리적인잣대로따지는분석글이니까.^^
푸나무
2011년 10월 1일 at 8:24 오전
핑계라니요?
변명이지요.^^*
하여간그집은갈때마다너무부산해서
슬며시돌아와요.
진짜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