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

이글을읽으시는당신,

혹시아름다운車,

그것도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車라고하니

車도예술품이될수있다는사실을명약관화하게보여준다는

100억이넘는세계의명차부가티나

혹은세련된아우디를연상했다면죄송하다.

내가오늘이야기하고자하는차는그런명차,

그런우아한차가아니라

우리나라에서생산하는아주작은소형차이니말이다.

이차는우리아파트에한철에한번씩나타난다.

모든차가주차장에자리를잡지만이차는아주아름답고특별한차라아파트內,

벤취가놓여있어사람들이쉬는공원안으로훌쩍올라선다.

이자그마한흰색의경차는차문을앞뒤로열기전엔어디에나있는아주흔한차이다.

그러나앞문을열고이차의주인이내려서서옆문을열면이차가어디에나있는

흔한차가아니라는것을알게된다.

우선이차의운전석옆자리는특이하게도등받이가없다.

그날에서야들은이야기지만새차에튼튼하게붙어있는등받이를떼어내기위해

오만원이나들었다고한다.

그리고차의뒷문을열면거기노란색깔의두툼한전선이감겨있는도르래와모터

그리고칼가는기계가놓여있다.

선목수연장탓하는지몰라도

칼이잘들면부엌일하기가한결더쉽다.

특히채를썰때이칼날은무지중요하다.

다른음식맛보다는한(?)채하는내솜씨도칼날이살아있을때이야기다.

기억이정확한지모르지만명절이다가올무렵이면엄마는꼭칼을가시곤했던것같다.

내남편과비슷한친정아부지도칼갈아주시는다정함은없어서

엄마는언제나

친정동생을불러서칼을가시곤했는데,

그러고보니지금이야볼수없는풍경이지만

우물가에빨래방망이의벗이바로숫돌이아니었을까,

마치사람얼굴다르듯숫돌도형형이었던것같고,…..

무료로칼을갈아준다는날짜를메모판에크게써놓고기다렸다.

그리고디데이아홉시,집안에있는칼을과도까지전부챙겨서나갔다.

이아저씨는마음씨가아주좋으셔서아무리칼이많아도많다는이야기를안하시니,

집안에있는칼은다가지고나간것이다.

벌써줄서있는칼이담겨있는빨간색플라스틱바구니들.

나도바구니하나를가져다가내칼을담고줄을세운다.

지난번엔바쁜일이있어서그냥맡겨놓았다가찾으러만갔는데

그날은느긋하게칼가는모습을바라보게되었다.

아저씨가바라보고있는나에게말을툭던진다.

“칼가는것이참잼있고참좋아요.무딘날이이기계에몇번부비면확살거든요.”

그렇구나,

사람과는달리,‘

날을세운다’는것이칼에있어서는삶이구나싶다.

“기계가참좋은것인가봐요.”

“이기계가독일젠데기계값만40만원줬어요.”

“근데어떻게이렇게칼을가시게되셨어요?”

사실그때까지나는아파트부녀회에서아저씨에게대신보수를지급하고주민들에게

서비스하는거라고생각하고있었다.

ㅡ물어보시는분들한테만말하는데요.ㅡ

초등학교교장선생으로퇴직하기전부터계획을세웠어요.

그래서은퇴한후바로이칼갈아주는봉사사업(?)에뛰어들었지요.

오늘까지삼년이넘는동안특별한애경사때만빼고는하루도빠지지않고

남의칼을갈았지요.한겨울에칼을갈면손이칼날에쩍쩍붙어요.

아주추운날이면자식들한테전화가와요.

제발아부지감기드실지모르니이런날이라도집에서쉬시라고,

근데이일시작하고난한번도아픈적이없어요.

아들둘에딸하난데모두다너무잘커줘서내겐과분한아들딸이되었어요.

좋은회사에다닌큰아들,고등학교수학선생인딸,

그리고지난달에는우리막내가서초동에병원개업을했지요.

삼성의료원에있다가나와선지개업한지얼마안됐어도손님이아주많데요.

우리집사람은언제나그아이에게그랬어요.

병원에오는모든환자들을불쌍하게여겨야한다.그래야좋은의사선생이돼.

내가사실은예수쟁이라오.

예수님때문에이봉사를하지만그래도예수믿으라고잘이야기안해요.

내가말해서예수믿을것도아니고,요즈음예수믿는다고하는사람들,

너무나쁜짓을소리나게많이해서그냥나라도조용히하는거지요.

하나님이입혀주신은혜에비하면이까짓것은정말아무것도아니지요.

그래도말이예요.이작은일도하려면세가지조건은갖추어야해요.

첫째는먹고살수있어야할수있어요.

애들은다들제길에서잘하고나는연금이있으니울부부먹고살걱정이없지요.

둘째는인내심이있어야해요.

꾸준한인내심이없으면아주작은일일수록더못해요.

셋째는봉사정신이있어야이런일도할수있어요.

난팔십까지이일을할예정이예요.

그러니곰곰생각해보면봉사할수있는것도참은혜지요.

부가티는르와이얄을만들면서

안보이는나사조차아름다워야한다는일념으로만들었다고한다.

또한

‘귀족적이며아무나소유할수없는…’

등의문구를사용해

선택받은사람들만이즐길수있는차임을과시했다고한다.

세상에서가장아르다운클래식카,

제작자의열정이살아숨쉬는차ㅡ르와이얄,

나같은서민은도대체상상도안되는100억이란돈을들여야살수있는차,

퇴직한교장선생님의칼갈이기계가있는,의자의등받이가없는이경차야말로

안보이는나사조차아름다운차가아닌가,

정말로귀족적이며아무나소유할수없는차가아닌가,

참으로선택받은사람만이누릴수있는차가아닌가,

무엇보다르와이얄은전세계에6대나있으나

퇴직교장선생님의경차는세상에단1대가아닌가,

참으로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차가아닌가.

3 Comments

  1. 2011년 9월 27일 at 11:21 오전

    퇴직하신교장선생님얘기…가슴이찡합니다.
    참으로아름다우신분입니다.
    참으로아름다운차!
    이런분들이계셔서대한민국이축복을받지요?
    좋은글감사합니다.   

  2. diaruby

    2011년 9월 28일 at 6:11 오전

    이럴때미쿡에사는것이한탄스럽네요.저렇게훌륭하신분이갈아주는칼날로맛있는음식을만들수있다면얼마나행복할까요.칼도못갈고미쿡에서부러워요…   

  3. 나리메

    2011년 9월 30일 at 10:10 오후

    선생님정말이땅에밀알이되신분이십니다
    조용히믿는예수쟁이존경합니다
    입으로만외치는자들이얼마나많은세상인데….
    선생님의숭고하신희생정신이이땅에서소금의역활을하신다는것을믿어며좋은자동차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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