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BY 푸나무 ON 9. 30, 2011
나의문화유산답사기6
저자
유홍준
출판사
창비(창작과비평사)(2011년05월1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역사와문화
인생도처에하많은책이있어장관까지지내신이분의문화유산답사기가
무려다섯권까지나오고여섯권째라는것에놀라면서
이책을읽기시작했다.
분명한권정도는읽은기억이나는데그때도이렇게재미있었나,
아니면그책을읽을때내가젊어서유모어에는관심이없었던땐가,
생각하면서,
잼있다.음,정말멋지네,아휴아는것도많으셔,
입담이대단하시군,서정도있으시네,,쿡쿡웃으며,.
이웃집친근한아저씨처럼이런표현이술술나오는걸보면
아마도교수신분으로만계셨으면멀어보여서더깍듯했을텐데
아무래도정치를한영향탓이지싶다.
책을한삼분의일쯤읽다가문득
정민,시오노나나미.유홍준,그리고알랭드보통이한줄위에주욱
세워졌다.
우리나라,아니작금의대가들을일천한신분의무식한아녀자가
어찌감히한퀘에걸수있다는말인가,
나무라실분있으시겠지만
그게블로그글질재미아니겠는가,^^*
무슨말인고하니이분들모두가자신의전문적인지식을근간으로수없이많은책을
거미집짓듯이쓰고써오고써가는중인데
그책들을쓰면서본인들이무척즐겁고행복했을거라는생각이든다는것이다.
가령로마에서는우산나무라고불리는소나무아랫길을걸어
원형경기장을걸어갈때
시오노나나미도이길을걸었겠지,
그녀가공부한무수한로마의역사들을생각하며
그것들을머릿속으로엮으며
간결한문장으로다듬으며……
무엇보다그녀의시각으로새로운사실로만들어갈때
얼마나재미있었을까……싶더라는것이다.
정민선생도자신이공부해온한문을기본으로수많은선조들의글을아주열심히공부한다..
타고난시적감흥과외길을파온고도의집중력이
그수많은글들속에서
하나의축으로엮어지는것이다.
가령정약용의수많은저서를읽어가면서
다산이그시절어떤방법으로공부를했고
저서를썼는가,
일종의리더쉽에대한글을모아
(설령꼭리더쉽이아니더라도)지식경영법이란책을만들어내고
그가쓴편지를모아다산의재발견….
이런멋진제목으로글을써서책을만들때,
그책을수많은사람들이흠흠거리며즐겨읽을때
얼마나좋고행복하며뿌뜻할까…..
알랭드보통도정말참좋은작가다.
‘좋은’이란단순한형용사를쓸수밖에없는이면은
그를칭찬할도저한형용사들이별로없을만큼그가뛰어나다는이야기다.
돌고돌아제자리로돌아오는물레방아^^*ㅎㅎ.
그도무척아는것많은사람이다.
그의글에나타나는시와사건들은
알았던시이고알았던사실임에도불구하고
우리가알지못했던무수한배면들을펼쳐보이며갑자기낯설어지는것이다.
그배면의상황들을그는맛깔스럽게조리하는푸드스타일리스트가된다.
맛있고우아한글식탁을대하는재미는
경험해보지않으면절대모르는시크릿이다.ㅎ
‘나의문화유산답사기’의소제목은
인생도처유상수이다.
저자께서49년생이신데
사실나는사십초반부터인생도처유상수를체득했고
지금도여전히경험하며살고있다.
잘난척?
아니겸손한척이다.
인생도처유상수는겸손할수록빨리체감되는미묘한경험체이다.
누군가를만나도가만히그이야기를듣고있으면그는나보다고수였다.
자신의삶에있어진지하지않는사람이없으며
나보다생각이깊었으며
깻잎장아찌도나보다더잘만들었다.
남편에게순종했으며
자식들을나보다더깊은사랑으로키워가는사람들
이게바로인생도처유상수아니겠는가?
내가우리아들담휘를사랑하는것보다훨씬더많이나를사랑하시는
울엄마도당연히나보다상수시다.
(장기도엄마가나보다더고수시다)
문화재청장인저자가경복궁관리소장에게다자고짜물었다.
“소장님경복궁은언제가가장아름답습니까?”
갑작스러운질문에소장은지체없이대답한다.
“청장님비오는날꼭근정전으로와박석마당을보십시오.
특히갑자기비가억수같이쏟아지는날
빗물이박석이음새를따라제길을찾아가는그동선이얼마나아름다운지모릅니다.”
저자는그를보고인생도처유상수를외친다.
나는그대목에서비오는날경복궁가리.주먹을불근쥐었다.^^*
경복궁답사기가네챕터기록되고
선암사가둘,달성ㅜ도동서원과
거창합천이셋
저자가휴휴당이라는시골집을지어놓고사는부여논산보령이네챕터다.
정말아는것만큼보인다는사실이이책에서는명약관화한진리처럼여겨진다.
많이알수록
행복할수있다는이야기도슬쩍품고있다.
경복궁영제교에조각되어있는네마리천록상에대한이야기
천록은왕의밝은은혜가아래로두루미치면나타나는동물이라고하는데
(아이고참섬세하고환상적이며특이하기도하지)
그중한마리가메롱!하며
나타날까말까를궁리하는듯있다는데……
이런재미있는사실은
알수없으면도무지언감생심꿈이나꿀수있을까보냐,
내필히경복궁에가면천록을보리라..
책의사진들도멋지다.
번쩍거리는지질이아니어선지오히려사진맛이아늑했다.
보통사람이라면찍을수없는자리에서찍은사진들이글맛을더해준다.
특히경회루사진들은실제보다더근사해보였다.
그의해석은경회루를신비롭게만들어주는듯…..
나도순천에있는선암사를참좋아했다.
저자처럼그렇게많이알지못해도그의글을읽으며
그래,맞어그랬었어.저절로고개가주억거려졌다.
이른봄날에대한선암사에대한묘사는서정적이고뛰어났다.
그가말하는곳인가는모르겠지만하여간절뒤의집마루에앉아
조계산을멀리바라볼때
사방데가아직겨울인데,
차가운데,
절의뜨락과조계산에어리우는몽글거리는봄의느낌은
무어라형용하기어려웠다.
육당은무우전에서바라본조계산의모습을
“천지변화를통으로잡아수제비국으로끓여낸것같은장관”이란표현을했다고한다.
선암사매화에대한극찬도이어진다.
매화의고고한기품과향기품격때문에
누구도감히매화에게서색태를느꼈다는말을못하는데…
인용된육당의글이다.
청수하여고사에비할것이매화의호품일지는모르되화사하면서도농염한것이탐스러운부잣집새색시가곱게차려입은화려한복장에고급향수를기구껏차린듯한매화도결코못쓸것이아님을알았다.매화다운매화도좋지만도화같은매화도또한일종의정취가있는것이다.하물며도화일성불러도매화의기품이있을것이다있음에랴,매화인채를아니하는매화매화티를벗어난매화가어느의미로말하면진짜매화라할매화일지도모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