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곳 ㅡ 히말라야

습관인지도모르겠어요.

스토리를찾는것말이지요.

하지만처음최선생이화면에등장할때부턴가,

아니면히말라야가보이는길에들어서서던가.

아,그곳에들어서서야처음으로음악소리비슷한,

저음의울림강한기타소리가들려왔지요.

황막한길을더황막하게만드는그런재주가있는음이더군요.

아마그곳즈음에선가스토리찾는것을그만두었지요.

그리고그냥가만히바라보기로마음먹었지요.

어디서나히말라야설산이보였으니

가령북한산사모바위를오르면서도고산증(?)을느끼는나같은사람에게는

히말라야는가볼수없는땅임에틀림없으니

그냥가만히그렇게바라보는것도참좋았지요..

스토리찾는것을그만두니

오히려연상되어지는것이많았어요..

최선생이걸어가는길도공간적인길에서벗어나

思惟의길로서슴없이들어서던걸요.

우연히만난백마(흰말보다더전설적이지요?)를따라

그가이끄는길로하염없이걸어가던최선생,

아픔만을가지고다시되돌아오긴했지만최선생,

그백마를따라갈때나도같이슬며시따라나셨어요.

어디든,이폭폭한현실을떠나,

흰색과회색과바람만이가득한

이곳이아닌

백화양초피어난곳,

연분홍빛복사꽃이피어난어느곳,

하다못해낯설고생경한어느곳이라도기대하며말이지요..

길이우리에게연상시켜주는것은거의언제나“인생‘이지요.

릭샤가달리는네팔의카드만두를지나경비행기를타고히말리아고원에위치한

고즈넉한산간마을자르코드에있는도르지의집으로가는길.

바람이세차던강옆의길은길이라고하기에는어려운하냥돌밭이더군요.

아마도강물은히말라야의눈이녹아서흐르는강물이겠지요.

초록이보이지않는회색의길은끝도없이이어지고

그래선지히말라야의만년설은더욱하얀것같았어요.

참바람이많은곳이더군요.

강물위를건너게하는휘청거리는긴다리위의색색의깃발들은생경스럽게

나타나위태롭게바람에따라흔들거리고,

우리가이루고자하는꿈들의허망함을보여주었다고나할까요.

낯선장례식광경도영화의쓸쓸함을더해주더군요.

늙은남편이늙은아내를아주조용하게염하고,

돌아가신할머니는나팔부는승려를앞세운채

사람들어깨위에앉아서가던죽음의길ㅡ

아니새로운길일까요?

관이었지요?

허수아비처럼옷입히고머리위에쓴것,

인생의신산함을더욱나타내주는듯,

고달픈인생길에대한위로인듯,

혹은가는곳이이곳보다는나은곳이길바라는산자들의가벼운꿈일까요?

얼핏극도로말없는영화의자세는

마치히말라야풍경을찍은다큐멘타리香이슬쩍나는것같기도했지만

유명한배우인최선생의쓸쓸한모지방이영화라는것을드문드문각인시켜주더군요.

아주자세히보면

아주아주너무작아서거의잘보이지않은듯했지만

히말라야여인과최선생의戀情도있었지요?.

하긴나는연정으로보았지만사람들은그렇게생각안할지도모르지요.

쓸쓸한비애와죽음이우연히만난작고깊은눈길정도로느낄지도,

‘복잡한도시에서찾아헤매던당신을이설산에서만났다네,’

히말라야노래인가봐요,

최선생은겨우추스른몸으로히말라야가보이는나무곁에무연히앉아있고

노래소리가들려오지요.

그리고말이나타나고사람이나타나고

말이지나가고사람이지나가고……..

노래소리가시작되고끝날때까지화면은마치정지되어있는듯천천히흐릅니다.

그느림속에서당연히수많은

내인생의장면이오버랩되는거지요.

사실이제목은잘모르겠어요.최선생,

히말라야,바람이머무는곳,인지아니면

바람이머무는곳,히말라야인지,

포스터에는바람을타고희망이불어온다,라고했지만

희망이라는애호박같은단어가숨쉬기에는

바람이너무차고쓸쓸하질않던가요?

아,이글을막쓰고나니희망은애호박이아니라서리내린뒤의늙은호박일수도

있을거라는생각도들어오긴합니다만,

두번을보았는데

그렇다고아쉬움이아주없는것은아니었어요.

여전히스토리를찾아내고스토리가있어야만안심되는

몹쓸구닥다리습관탓이겠지요.

영화속에내내빠져서히말라야바람을느끼다가,

최선생과그차가운길을같이걷다가

영화가끝나니,

현실로내몰려선지

아니왜무엇때문에아무상관도없는네팔에서온노동자도르지의죽음이

최선생에게저렇게중요할까,

그들과썩동화도니것도아닌데도르지의죽음을못알리나,

궁금해졌지요.

관계없는일에는꼭무심해야된다는현대인의습성이내안에

상당한무게로들어차있다는것을보았어요.

그러나시멘트길같은그런생각속에서도

민들레처럼피어나는생각도있었어요.

나와아무런상관없는일이오히려나를이끌고가는것이

무수한인생사아닌가,

그먼네팔까지도르지의집을찾아간것은,

그렇지요,

발령이유보된최선생시간탓이고

아마최선생자신으로부터의도피가아니었을까,

무엇보다최선생마음속에피어난민들레탓이었을거예요.

여전히그런생각을하면서도

가령

최선생의삶속에서

사랑하는가족중누군가를하나잃었다는,

복선이라도살째기깔려있었다면

스토리나복선을눈붉히며찾아내는이내마음

안심되었을텐데,

뜬금없는세상사와자주대면하면서도

여전히원인과결과를가지고등급을재고있는

이버릇은보성사람다운촌티일지도모르겠어요.

(히말라야바람이머무는곳의주인공:최)

연정이별거겠습니까?

외로운사람이

누군가를뒤따르며

바라보는것이지요.

1 Comment

  1. Lisa♡

    2011년 10월 5일 at 11:06 오전

    이거볼래다가놓쳤는데마지막사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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