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촨성의 구채구 황룡(1)

저녁에떠나는여행은다른가?

종일집을치우고집이라해야주로부엌쪽이긴했지만

냉장고정리주로버리는일까지했다.

냉장고안을정리하다보니버리는것을잘하는것도중요하지만

음식을좀적게하는버릇을들여야지않겠는가,

저절로혼잣말이나왔다.

가만보니너무부자다.

(진짜부자들이들으면코웃음치겠지만)

크고작은냉장고두개에김치냉장고도둘

그것들에온통음식이가득들어차있다.

냉동실에는선물로받은치즈도큰놈으로두개나버티고있고,

생선고기각종종류의떡들옥수수콩땅콩,….마늘찧어놓은것

마른나물멸치새우오징어채…..

남은음식들을냉동식품만들어놓은것까지치면……

음음,

비교적물건에대해서는

초월해가며산다고이야기할수있는데

가령집안꾸미는아기자기한소품들에관심버린지오래고

부엌의그릇도쓰고있는것들만빼면다정리해버려서그다지많지않다.

선물로받은이쁜머그컵을두개세트꺼내놓았더니

갑자기컵이많아져귀찮구나생각하던차

누군가그머그컵이이쁘다면서사야겠다고해

쓰던거라도괜찮다면가져가라고해서주어버렸다.

딸래미가그컵마음에들었다면서왜줘버렸느냐고툴툴거렸다.

컵이목적이냐?마시는것이목적이냐?

원론적인이야기로압력솥김빼듯이빼버리고

그러니필요하지않다면그릇욕심도비교적없다.

,꼭그것도아니네,후라이팬에는좀관심이많으니.

하여간하나들어오면하나내보내는원칙을비교적견지하고살고있는데

그렇다고살림이주는것은절대아니다.

어느새책도책상위에수북이쌓이고

옷장안의옷걸이는뻑뻑해지고

부엌에도이것저것쌓이기시작한다.

손이크다는말을자주듣고산다.

그말을내심칭찬으로여겼는데

적어도예전에는미덕이었을지모르지만

정리를하면서생각해보니

식탐의일종이아닌가,

게으름이변형된줄기아닌가,

매우깔끔하지못한부엌경영법아닌가?

신선한반찬조금씩자주해서먹는것이

젊고싱싱한일아닌가……

정리정돈을하면서

<젊고싱싱한일>

<음식적게하기>를일순위로밀어넣는다.

여행떠나는것의일차소득이다.

멸치와오징어채를볶고김도굽는다.

고춧잎나물과고구마줄기도무친다.

오지라,

음식이입에전혀안맞을거라는이야기를여행사에서하도해서

된장소스를발라만든깻잎과김멸치오징어채도조금씩가방에담았다.

그러고도시간이남아서읽다둔책을읽었고

음악도들었다.

오후다섯시……따악개와고양이시간이다.

엄마는떠나네,모두들각자자신의식사는알아서책임지도록,

가족들에게일괄문자를날리고

카메라가든크로스백매고잘굴러가는가방하나들고집을나선다,

바로집앞버스정류장에있는3200

딱삼십오분이면공항삼층에데려다준다.

여자기사가상큼하게도가방을선뜻들어서올려준다.

감사해요.

적막이란친구는인천공항길개펄

바닷물이찰랑거리고있는그곳에서기다리고있다가성큼거리며다가왔다.

나는그곳은원래물이들어오지않는개펄인줄알았다.

울퉁불퉁둥글둥글그리고그들만의굵다란길을펼치고있었는데.,

일몰의햇살아래

개펄에는물이가득들어차있었다.

찰랑거리는물빛.

가을이깊어가는것을소나무는색깔의갚음으로은근히나타내주고있엇고

저물어가는햇살은바다를길게비춰내고있었다.

낮의햇살과는전혀다르게

저녁의햇살이만들어낸물빛은고요하면서도찬연했다.

금빛은빛이아닌어둠의색이스며든저은근한빛이라니,

드문드문서있는건물도아파트도

쌩소리를내며스쳐지나가는버스조차도

사위는온통적막했다..

처음다가온이번여행의벗이었다.

스촨성의단풍과하늘과물

4 Comments

  1. 사슴의 정원

    2011년 10월 16일 at 10:41 오후

    좋은곳다녀오셨네요.

    그곳에벌써단풍이아름답게들었습니다.   

  2. Lisa♡

    2011년 10월 17일 at 1:08 오전

    황룡사올라가셨죠?

    혹시안갔을까봐….

    2탄에나옵니까?

    너무좋았던….ㅎㅎ
    구채구는크로아티아의플리트비체랑
    비슷한구석이많아요…

    냉장고속을보면다부자맞아요..
    나도부자거덜좀내야하는데..   

  3. 寒菊忍

    2011년 10월 17일 at 1:20 오후

    위에서두번째사진은제가여름에
    찍은사진과동일한위치에서찍으셨군요.
    계절만다르고물색깔은동일합니다.   

  4. 보리

    2011년 10월 22일 at 9:27 오전

    엄마는떠나네.식사는각자가ㅜ해결하도록!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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