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여행ㅡ 구체구 가는길

깊은밤성도에내려호텔에여장을풀고잠을푹잤다.

시트만더럽지않다면잠은어디서나잘잔다.

화장실에머리카락두어개보였지만

시트는분명새거다.

야호!

산에서지르는야호!는나살려주세요위험에처했어요.라는소리라고

거문오름을무지하게사랑하시던가이더분께서말씀해주셨는데…..

침대청결해서속으로지르는야호!는어떻게된거야……

어느환경론자께서환경을사랑하는방법은단하나라고말씀하셨다.

더럽게사는것

맞고지당한말씀이시다.나도정말정말그러고싶다.

오직청결하기위해서소요되는

그무수한물과그무수한세재들을생각하면

샤워빨래청소등……

무섭기조차한다.

알면서도깨끗함에대한갈증은갈수록심해진다.

더러운속을감추기위한강박증아닐까……생각을하다가잠이들었다.

중국호텔의조식이야뻔하다.

모든음식에기름둥둥,

내가가장싫어하는것이국도아닌음식물국에뜬기름둥둥이다.

꽃빵한개와달걀그리고흰죽…..

흰죽이멀개서

우리이것숭늉처럼마셔요하니좋다며쌤이아주재밌게웃는다.

연이어생각이나서

쌤밥노물아세요?”

밥의노물?”

그렇죠세련되이말하면밥의나물,울아부지속풀이용이었는데요.

약간물을많이부은듯해서밥을하는거예요.그리고밥이자작자작끓기시작하면

그때탑탑한밥물을국자로퍼내는거죠.아조리를밭치구요.“

,완전밥엑기스구나….”

그렇죠.얼마나맛있다구요.나도아플때면가끔엄마가해주셨는데

따끈하고부드럽기그지없어요.많이아프면꿀을타기도했는데그럴때면수울술잘두넘어갔어요.“

,그것참완전곡기네,”

곡기하시니생각이나는데요.무슨영화에선가여자집에남자가찾아가요.

근데뻥튀기가있는거예요.

남자가묻지요.이게뭐에요?여자가천연스레대답해요.

음의사가곡기를좀하라고해서…..

나는페이소스가득낀그대목이정말웃으웠거든요.

그래서몇사람한테그이야기를해주었더니아무도안웃더군요.“

쌤은그곳에서많이웃었다.

보성에는새벽마다두유장사가다녔어요.”

,그래나도두유는생각난다.월요일광주에서첫차를타면이양쯤에서

꼭두유장사가탔거든,그게그렇게먹고싶은데한번도못먹었어.“

왜요?

부끄러워서…“

아처녀라그랬을수도있겠다.

그두유를요새벽에만들어가지고병에담아서이불에꼭꼭싸가지고나와서팔아요.

아부지술드신날이면꼭그두유를사드시곤했지요.

그리고조금나에게남겨주시는거예요.내가막내니…

세상에무슨그런맛있는음식이있는건지,그런두유한병다시먹어봤으면좋겠어요.”

키작은나보다더작은쌤은의외로식사를잘하셨다.

까칠한성품과는반대로,

나는柔한척하는사람이라식사를잘할것같은데의외로못먹고,

오전엔무후사에가서슬슬걸었는데

제갈량의출사표가,

읽어낼수없는

그러나힘있고장중해보이는

멋진글씨체로재현되어있었다.

그리고절안에는우스꽝스런사람들의모형이즐비했다.

유비는너부데데했고장비는코믹해보였다.

무엇보다그다지눈에띄는나무가없었다.

그래서사진도찍지않았다.

돌아와서번역된제갈량의출사표를찾아읽었다.

여자들이낄수없는

남성들만의어떤세계가아주우람한나무처럼서있는것같았다.

그러니멋진나무를보긴본것이다.

무휴사와연계된삼국시대거리를재현해놓았다는금리를걸으면서

쌤은아주작은부채를마음에들어했다.

그런데우리에겐중국돈이없었다.

예전과다르게달러나한국돈을그들은절대받지않았다.

여섯시간반을간다는구체구를가기위해차에올랐다.

그러나아홉시간을넘게차를탔다.

아홉시간이지루했느냐고?

차를타는아홉시간동안나는내내

알수없는경이로움에빠져있었다.

그랬다.

몇년전모하비사막을지나갈때

버스안에서펼쳐지는그끝없는평지들,

십년이지나도여전히똑같다는,

마치죽어있는것처럼보이나

살아있는관목들,

그황막한모습의여향은내안에서오그랑데!!!!보다

더오래갔고아주아주오래갔다.

지루함이

변함없음이

황막함이주는감동은깊고그윽했고슬펐다.

마치사막이라는식물의뿌리하나를내안에심어놓은것같았다.

그나무는지금도내속어딘가에존재하며

나곤고할때마다내곁에앉아서쉬라며아는척한다.

600킬로미터가넘는다는길은끝없이이어졌다.

길의폭은작았고

결국황하로흘러간다는강의폭도그다지크지않았다.

그리고한자락정도의마을들을두고

거칠고높은민산산맥이끝도없이이어졌다.

구체구에내려여장을푼호텔바로앞에도

길하나를사이에두고

높다란산이자리하고있었다.

이렇게끝도없는산맥이라니

이렇게끝도없는강물이라니

나는차안에서내내팔을끼고앉아있었다.

.

모든속에끝은없다.

산은외경과통한다.

외경은그리움의본산이다.

사실이사진들은돌아올때찍은사진들이다.

높은데서바라보니저만큼이라도보였던것이다.

구체구를갈때는차안에서그저바라보기만했다.

산은너무높고가까이있어서오히려사진을허용하지않았다/

사진을찍지않으면마음이대신가만히나선다..

마치유심한눈빛의사람들,

그들의관계처럼.

4 Comments

  1. 느티나무

    2011년 10월 21일 at 7:54 오전

    사진잘찍으시는줄알고있지만,
    정말좋네요.
    사진마다살아있어요.
    마치내가그자리에있는것같아요.
    쌤과의대화도좋구요.

    저는저런산을보면그냥못올것같아요.
    기어이한번은내발로걸어올라가고싶어서요.

       

  2. 배흘림

    2011년 10월 21일 at 10:40 오후

    중국이란나라자연은대단하더군요.
    구체구의모습은더욱절경이겠죠?   

  3. 한마디

    2011년 10월 22일 at 1:30 오후

    나도같은길을따라여행했으나이풍경은사뭇다른데요…   

  4. 푸나무

    2011년 10월 23일 at 12:15 오후

    느티님다운말씀이군요.
    사실은나도느티님여행을꿈꾸긴한데
    그것은더용기가필요한일가터요.

    사진칭찬은기분을좋게해요.아주,

    배흘림님,
    녜구체구는정말절경이더군요.

    한마디님은언제나한마디만하시나요?ㅎ~
    황룡에서돌아올때
    차안에서찍은사진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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