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분께서는구체구하니우체부생각이난다고했다.
나는연이어서우편배달부가생각났고
우편배달부하니당연히일포스티노가그리고파블로네루다가,
그가쓴스무개의사랑과시와하나의절망의노래라는…
책표지가붉은빛이었던아주오래된,이미내책장에서는사라져버린시집까지떠올렸다.
그책은종로이간지삼간지리어카에서산헌책이었다.
헌책파는리어카에는원서도있었고문학책이주로많았다.
깊은가을이었고투명한가을햇살은리어카장수에게도
책들에게도거리를걸어가는사람들에게도….사위에가득차있었다.
세권책을고르고다시가을가득찬길을걸어
사람들사이로흐릿하게사라져가는이십대의그녀……..가
삼십여년전의나인가나였던가,
사라져가버린시간은내게서정말존재하는가?
이재,이상도하지,
55세올가을은작년보다한살더먹어선지
가슴이더얇아진것같아.
그래서통증이좀더잦아,
세권을샀는데
다른책은기억도없고파블로네루다책만선명하다.
누우런갱지에꽤작은글씨로…..옛날책은참글씨가작았다.
작은글씨처럼
그래서사람들은조심스러웠고상냥했으며
지금보다덜그악스러웠던것일까,
지금은여러가지글씨체가모두크고당당하며아름답고멋지다.
물론그글씨체는나만의체가아닌누군가가만들어준글씨인데
그러나그래도하여튼
내가사용하니내것이라,
오히려거침없는지도모를일이다.
생각도길이라…..
구체구여행글을쓰려다가이렇게곁길로흘러간다.
그러나이런글은목적없는글이니
하염없이무작정걷는길이니…..
이글을쓰는사람은하염없는짓이나무작정한성향이짙은사람이니
혹시그대명징하시다면여기쯤서클릭하셔도무방하시겠다.
가이더는구체구가시골이라모든것이불편할것이라고했지만
두번째날잠자는구체구호텔ㅡㅡ
이름을잊었다.아니잊은것이아니라가이더가머라했지만듣지도않았다.
다음날간판을보았지만머릿속에담지도않았다.
나에겐그런것들이전혀중요하지않다.
사진찍기를즐겨하시는어느지인은
팻말이라하면거의다찍는다.
산봉우리표지판은필수요독특한이름의간판들도필수불가결이다.
가만그분을살펴보니
나보담더공부도훨씬더잘했고나보담몇배나더명석한머리에
사회적위치야나와게임도안된다.
간판이나명칭보다는
나는그날아침식당에들어설때의냄새나
티벳인이구나!(실제로본적도없으면서말이지)
화장실에서돈을받고있던할매얼굴의홍시빛ㅡ을오래도록기억한다는것이다.
누군지,왜인지,
전혀이유없는소소한기억들만머릿속에가득차있으니
성공과는애초부터거리가먼사람인것이다.
ㅡ도일단시트가청결해서만족스러웠다.
아홉겹새털이불아래반쪽콩배겨서잠못이루었다며
눈살찌푸리는사랑스러운공주는커녕공주꽈도아닌무수리꽈가
청결한시트외에뭘더바라겠는가,
잠들기전,쌤과친구들이야기를조금했다.
쌤이기도하고
내친구들과는서로모르는사이니오히려편안하게
내마음을이야기할수있었다.
그리고무엇보다쌤은모르는사람편이아닌오로지내편이었다.
아마시답잖은연애이야기라도있었으면무람없이했을텐데
그러면우리는더욱밀착된한편이되었을텐데…..
사람은언제나내편을그리워하고있는것이다.
아무리그가냉철한이성을지녔다하더라도아니오히려그래서더욱,
친밀감은더욱깊어지고…….
다음날옷을갈아입으면서보니
쌤은여전히첫날입은옷그대로시다.
“한비야책속에보니보자기하나로치마도해입고스카프로도쓰고하던데
나는참단촐하다좋겠다싶으면서도그게잘안돼요.“
“얘,살고싶은대로살아야지어떡하니,난이옷하나면충분해”
옷하나로버티는쌤이당연히나보담더자유로운사람이라는것,
인정한다.
사실가져온반찬에서도쌤과나는무지달랐다.
열무김치를담궈서가져올려다가무거워서놔두고멸치볶음을해오셨는데
쌤의멸치볶음은중간치멸치에청량고추굵직하게넣은맵고칼칼한소박한맛이라면
나는세멸에기름두르고조청넣어서달콤하고윤기나게조린멸치였다.
쌤의찬이건강을생각한단순한조리법이라면
난입맛에맞는먹음직보암직한조림인것이다.
그러니나는음식에서도얇고쌤은음식에서도본래처럼깊은것이다.
구체구에서의아침
식당에서여전히흰죽과빵그리고청경채볶음을가지고
깔짝거리고있었다.
사실쌤과나는음식점에서우리나라음식펴놓고먹는것이
‘촌스러운일’이라는것에이미의견일치를보았었고
현지식보다는호텔식은그래도나아서
정말음식을즐기는쌤보다야는못하지만
사람구경하며먹는아침식사낯선곳에서의아침은흔쾌했다.
둥그런식탁은열명도넘게앉을수있는좌석이라
사십대초반으로보이는젊은남자한명과나이든아저씨두분이
우리식탁에앉아서같이식사를했다.
나이드신분이내게물었다.
오늘구체구가실건가요?
녜에,
//////
너무길어서여기서일단스톱해야겠다.
해찰을심하게해서^*
구체구는언제갈까….
맛배기로사진몇장올린다.
(맛배기하니또옛날보성군보성읍우산리엿장사생각이난다.
아그만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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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11년 10월 24일 at 5:17 오전
쎔의멸치볶음방법이,저하고똑같아서
슬며시웃음이나왔어요.
연배도저하고비슷하신쎔.
나긋나긋한귀속말을듣는것같은여행이야기,
게다가가을빛이가득한멋진풍광은또얼마나신비로운지요.
하하하…해찰을심하게하셔도,
그해찰속에서도느끼는것이많은저는,
이렇게도좋네요….^^
雲丁
2011년 10월 24일 at 7:17 오전
쓰완성의가을풍경과글잘감상했습니다.
‘해찰’이란말참좋아해요.
‘일포스티노’도감동이었고..
Lisa♡
2011년 10월 24일 at 10:37 오전
푸나무님.
구채구가맞는말아닌가요?
사전엔구채구로나오던데—-
확실히알고싶습니다.
푸나무
2011년 10월 24일 at 1:06 오후
아아느티님도몸생각하셔서?
쌤의아들둘이다기관지가약하데요.
그래서어려서부터
음식을많이생각해서하셨다하더군요.
느티님여행에서
힘차고멋지게걷는모습을보며
내할래할래해찰하는여행은
시시하게도여겨졌는데….^^*
푸나무
2011년 10월 24일 at 1:07 오후
아雲丁님도해찰과세요?
아니면
아니시라서좋아하신건가,
하여간글쓰면서제가어딜로갈른지
저두잘모르겠다니깐요.^^*
푸나무
2011년 10월 24일 at 1:09 오후
오,리사님구채구가맞겟지요.
전무심코구체구로쓴거예요.
어쩐지
구체구로검색하니
사전검색이안되더라구요.
다음부터구체구아니구채구로쓸께요.감솨!
보리
2011년 10월 25일 at 4:01 오전
푸나무님이랑저랑함께여행간다면
푸나무님은멸치볶음가져오세요.
저는고추장볶음가져갈께요.
왜냐면제멸치볶음도푸나무님풍이거든요.
^^
구채구천천히구경시켜주세요.
푸나무님이쌤이야기듣듯
저는푸나무님이야기들을께요.
푸나무
2011년 10월 26일 at 2:42 오후
보리님우리쌤따라오시게글을써야하는데
여전히이해찰저해찰다해서
도무지언제구체구아니구채구로갈지……..
언제정말보라님은고추장볶음느티님은멸치뽁음
(나는건너뛰고^^&)
해서여행가면좋겠다요.
미국캐나다한국우와삼국여인들이다.
유인권
2011년 11월 11일 at 12:58 오전
구채구여인의홍시빛얼굴…"고원홍"이라고합니다.한자입력방법을몰라서그냥한글로적습니다.추운고산지대에사는분들의,일종의풍토병이라던데요?
푸나무
2011년 11월 11일 at 1:26 오전
아하,그런가요?
고원홍…..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