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서 ㅡ북한산 삼천골에서 문수봉

마음이옴팡떠나있으니도무지일에능률이안오른다.

부엌정리빨래정리,청소기…..대충대충하고집을나선다.

사전에도안나오는문장

<미친덕꺼친덕>이라는보성말이생각난다.

무엇엔가홀려있는상태에서다른일을할때

마치미친듯거칠게하는행위를아마도그리표현했을것이다.

오분쯤차를타고원당역을지나구파발방향으로들어서니

나를<미친덕꺼친덕>하게만든그이나타나신다.

저기하늘아래동두렷이!

나의그이우람하기그지없으시고늠름하기형용키어렵다.

그넓고깊은품으로안아주겠다팔벌리며오라하시니

나처럼늙은아낙홀리지않을손가,,

이십오분쯤뒤에삼천골입구에다다랐다.

,정말미치겠구나!!!!

차안에서혼잣말을했다.아니저절로신음소리처럼토해져나왔다.

혼자라서삿된표현을한것이아니라.

그삿된표현이가장적확했기때문일것이다..

마음이라는것이용틀임하듯내안에서움직이며회오리쳐오르고

정한이라는것이마음속으로깊게스미어들어사무치니

어여쁜가아픈가기쁜가슬픈가,아름다운가,고통스러운가,

모든것들이뒤섞여혼재하니도무지정상이아닌것이다.

나무가빽빽한작은벽돌로촘촘히포장되어있는그길에들어서는순간,

불어오는바람에나뭇잎들이우수수날리기시작하는데,

연갈색진갈색붉고노란주황형형색색의나무이파리들,

흐느끼듯춤추듯

저다지도어지러우면서슬픈춤이어디있더라는말이냐,

저수많은가벼운것들에게무슨무게가있어

이렇게사람을휘청이게한다는말이냐,

어느뉘라서저다지도아취있는정경을만들어낼수있다는말인가,

그길은어느때들어와도나무그늘이짙은길이다..

봄에는드문드문찔레꽃하얗게피어나고

여름이정점일때는몇그루되지않지만개쉬땅나무있어

신부의부케로써도넘치고넘칠우아하면서도청순한꽃이피어나곤한다.

올여름에도길가에차를세워놓고

카메라셔터를수도없이누르며서있었다..

누리장나무의꽃도여름숲에서솟아나면나를멈추고하게야마는,

그러나오늘은그냥…..그냥…..

멈추지않고지나갔다.

난참소심한사람이라뒤서는것이편하다.

뒤돌아서는것들앞에서체념도잘하는건강한생활인,

그러나스쳐지나가기는잘못한다.

그래서오늘은표현치못할우수어린광경에서

용감하게지나가는연습을한것이다.

낮아지지는못한다하더라도

놓아주기라도하는행위를하는지

내가나를예의주시하고있기때문이다.

사실잡자고하여잡혀지는것들어디있을까,

나를피하는듯하면먼저비켜주자고내가말했다.

내게,

주차장에차를세워놓고걷기시작했다.

감히산을오르다는표현은내겐전혀맞질않다.

그냥산의품속으로스미어드는거지,

길위로수북한나무이파리들쌓여서자기들세상을만들고있으니

새로만들어진가을길이다.

나무에서져내린나무들도세상에적응하는것이만만치않은듯

날카로워있어서조심해야된다.아차하면넘어질수있거든,

하긴넘어지면

혹시낙엽들깔깔거리는웃음소리를듣게될지도모른다.

북한산길에서아마도삼천골이제일사람이적은길일것이다.

문수봉으로오르는데사람이하나도없다.

단풍가득든그산에세상에,온통나혼자다.

바람이벗이고발자국소리가또벗이고나의힘든숨소리가또또벗이고

드문드문청솔모달려가는소리가제법크게울리고

위를보면색깔선연한나뭇잎들이푸른하늘아래서

수많은가을등이되어빛나고있고

내전화기속에서들리는첼로소리는

자연의소리를더크게해주는기묘한작용을해주었다.

주황색으로물들어가고있는단풍나무아래앉는다.

고요하다.

온전하다.

온전함이천국이아닐까,

이런무아가드리워져있는세상이천상아닐까,

산과내가

산의모든것들과내가합일되는

그런시간들이빛의세계가아닐까,

사람그림자없는호젓한산을사람하나걷는다.

온몸으로산이느껴져온다.

나무가내안으로스며든다.

나뭇잎의단풍이나를물들인다.

내몸을가볍고투명하게말려가는바람.

마치맛있는음식을천천히음미하듯

발이가을산길을음미하며걷는다.

수많은사람들의발로다져졌을산의길이고맙고아름답다.

극심한방향치길치라잘은모르지만

문수봉에서면서울이다보이는것같다.

봉우리바위위에앉아있는데할아버지초입에들어선아저씨들의수다가어찌나심한지

조금만앉아있다가내려왔다.

남편에게그랬다.

우리나이들어갈수록

목소리점점작게냅시다.제발요.

아,가는길에는온전히혼자였는데능선과봉우리에는사람들이있었다.

6 Comments

  1. 雲丁

    2011년 10월 27일 at 2:33 오전

    맞아요,푸나무님운정하고도잦아드는참나무장작불처럼나직나직이야기하기로해요^^

    산이나인지내가산인지모를무아의경지를리얼하게표현해주신산행기가마음을밀치고들어와앉아맛깔스런언어들의군무가단풍보다도더곱다고말해주네요.

    북한산을오른지한참됩니다.정말아름답네요.
    쿡!~   

  2. 나를 찾으며...

    2011년 10월 27일 at 11:24 오전

    그고운님보러푸나무님께서는문수봉을다녀오셨군요.

    전저번주말아침고요수목원을다녀왔어요.
    문수봉언저리도따라가질몬하겠지만
    나름"정말미치겠구나~미치겠어!!!"라는
    푸나무님의심정을조금은알꼬가타요오오ㅗㅗㅗㅗ~

    Wha~푸나무님~쓰신글과함께동행하셨나요?ㅎ   

  3. 푸나무

    2011년 10월 27일 at 3:04 오후

    雲丁님
    참나무장작불에고구마구워먹으면맛있겟다요
    그쵸,사진은실제의반의반도그반의반도못담는것같은데…….
    나즉한이야기는
    다정하게앉아서하도록하지요.^^*
       

  4. 푸나무

    2011년 10월 27일 at 3:07 오후

    아침고요수목원도참아름답지요.
    그런데그곳에서한이십분정도
    더가면
    꽃무지풀무지라는수목원이있어요.

    아침고요가화려하게화장하고성장한도시녀라면
    꽃무지풀무지는소박한시골처녀라고나할까,
    그러나그흐름이
    너무도자연스럽고고와서

    난그곳에서살고싶더군요.
    올만이예요나를님,반갑구요.^^*
       

  5. 나를 찾으며...

    2011년 10월 30일 at 12:57 오전

    아~그수목원가본곳이에요.
    푸나무님말씀따나
    소박한시골처녀같다는느낌에
    많은공감이가요.

    광릉은아주웅장한클래식을듣는다는느낌
    그곳꽃무지풀무지는아기자기한동요를듣는다는느낌요..ㅎ

    오늘올리신글중에서
    유행가와클래식의차이점이가슴에많이와닿았어요.
    그래서저렇게한번표현을..해봤어요..ㅎ

    이포스팅의제일위사진은볼때마다놀랍다는생각이…   

  6. 푸나무

    2011년 10월 30일 at 5:50 오전

    하하,감사합니다.
    사진칭찬디게좋아요.

    광릉웅장한클래식
    꽃무지…아기자기한동요….

    멋진표현인걸요.
    적절하구요.

    나를님은왠지아주사랑스러운분이실것가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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