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여행ㅡ 구채구에서

이해할수없어서기억된글들도있다.

흐릿하긴하지만

체홉의단편소설<미인>에서

작가는아름다운소녀를바라볼때

욕망이나쾌감이아닌슬픔이다가온다고했다.

아름다운것이왜슬픈것일까,

알수없어서머릿속에남은경우다.

그러나이젠아니다.

무엇이든이해하는나이가되어선지

아름다운소녀뿐아니라

모든아름다운것들에는

저마다슬픔의빛이어려있다는것을안다.

장족마을로꾸며진전시용쇼핑센터를지나어디선가점심을먹은후였을것이다.

구채구의어디나다그렇지만구채구는물만이마니아니었다.

바라보이는모든산들은정말빼어난풍광을보여주고있었다.

식당문을나서는데

바로지척의높다란산에서

노오란나뭇잎들이바람을타고날고있었다.

아니노란잎새들은바람의날개가되어

우리의눈에보이지않던바람을보여주고있는것같았다.

산의수많은나무들은한방향으로고개를약간숙이고있었고

그위를조그맣고가느다란나뭇잎들이

바람을시중삼아나무의사열을받는듯……

무엇이든꿰뚫어보겠다는듯눈부신가을햇살은

그런그들은찬연히빛내주고있었다.

내겐부족한것이많은대신

자연에대한센서만유별나게발달해있는것일까,

그광경을바라보는데왠지가슴이먹먹해왔다.

쌤도그광경을무연히바라보고있었다.

쌤도슬픔이보이세요?

라고묻지는않았다.

바람이그치고나무들은고개를들었고

노오란이파리들은꿈처럼사라져버렸다.

신이사랑하는여자를위해거울을만들었다.

악마가나타나서심술을부리며거울을깨트린다.

거울이114개조각으로깨졌다.

신의나라에서내려온거울의파편은구채구라는땅에서

아름다운호수가되었다,

그러니구체구는신의거울이다.

거울처럼보이는물,

자연이나사람이아닌신의신비로움을지닌물,

전설에서연상되어진것들은

정말구체구의물안에다있는듯햇다.

구체구안의물빛은이제까지내가보아온물빛과는전혀다른

마치그안에손을담그면

마치그안에실크손수건을담그면

마치그대로물이들것같은빛깔이었다.

곳에따라시간에딸햇살에따라구체구의물빛은변하는것처럼보였다.

같은물빛도없었고우리가흔하게보아온투명하게맑은물도없었다.

아무도보지못하고가지못했던<물의세상>

물을다스리는어진왕자비를베풀어

구경이라도하라며

혹그속살보여주는것아닌가,

고여있을만한곳에서는고여서고요하게

흐를만한곳에서유려하게흐르고

만나는곳에서는만나고작은곳이라도니것내것나누기도하는,

아기자기한가하면거대하고거대한가하면무심하고

무심한가하면미소짓는그수많은물들물들물들

뿐이랴,

형언키어려운빛깔을지닌물들은오히려더맑아서

주위의산들을그대로품에담고있었다.

한량없는그너그러움까지구체구의물은

천의무봉그자체였다.

나무로된길들을걷다보면선경이따로없다.

선경이니나는신선아닌가……

택도없다.

신선은커녕가이더뒤따라다니기도사진한컷찍기도바쁜시간이다.

언제나그렇다

인생은아쉬움속에서흘러가는것이다.

이곳을보면저곳이눈부셔보이고

저곳을향해가면이곳이그리운법이다.

떠나가있으면집이그립고

돌아오면눈빛은다시아득해진다.

그러니모든흐르는것들은그리움의배면일것이다.

쌤아무래도바람에날리는나뭇잎들자작나무가터요.

글쎄,

나뭇잎은틀림없는데근데왜수피가빨갛냐구요.하얘야지,

그러니까,

그러다가아주굵은나무밑에쓰인

홍자라는단어를발견했다.

자작나무자다.

붉은자작나무……

그노오란이파리의주인공,

바람을벗삼아오히려비상하던…..

구채구를떠난지언제인데

여전히이깊은밤에도

노오란자작나무이파리눈에선하다.

구채구(九寨溝:지우자이고우)는성도에서446km떨어진사천성서북부민산산맥(岷山山脈)의남쪽에위치한다.거대한산사이로난1차선도로를따라9시간정도달리면여름에도흰눈이쌓여있다는높은봉우리들을지나구채구에닿는다.··하늘·구름이시간마다그리고계절마다풍부한빛과색으로어우러져환상적인풍경을연출한다.1992년에유네스코에의해"세계자연유산"으로지정되었다."Y"자모양을한주계곡의길이는50km에달하고,계곡을따라114개의호수와17개의폭포,3개의장족마을등이자리한다.(펌)

사진은내가구채구에서느낀근사함의근사치에도못다다른것같다.

5 Comments

  1. 사슴의 정원

    2011년 10월 29일 at 1:46 오전

    아직가보지못한구채구를사진으로만보고갑니다.

    그곳이남쪽인데도고도가높아단풍이들었네요.   

  2. 雲丁

    2011년 10월 29일 at 8:26 오전

    구채구의가을이무척아름답습니다.
    모든아름다운곳에서느끼는슬픔,,공감하고요.

    쉼이있는휴일보내시기바래요.   

  3. 八月花

    2011년 10월 29일 at 2:02 오후

    모든흐르는것들…
    흘러가는아득한곳들…
    이밤서걱거리는낙엽소리에또잠못들그대같아서…   

  4. 푸나무

    2011년 10월 30일 at 5:48 오전

    녜,고지가3000정도되는지대였으니까요.
    담풍이아름다웠어요우리나라내장사처럼빨간단풍은아니었지만요.

    운정님도쉼이있는휴일보내고계신거지요?

    팔월화……..중에서어떤꽃을가장염두에두셨을까
    언제나궁금해요.   

  5. 八月花

    2011년 11월 1일 at 4:14 오전

    자스민.
    제포슽에도있어요.
    궁금증푸시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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