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벗을 모은다 ㅡ 11월 어느 날
BY 푸나무 ON 11. 5, 2011
글로벗을모은다
저자
이문구
출판사
랜덤하우스(2005년08월2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11월어느날
선생처럼어느날을제목으로잡았습니다..
선생의글을읽다보니흠모하는마음깊사와
흉내라도내면
혹소생마음묽어질까싶어서요.
글로벗을모은다.라는선생께서쓰신글들을받자와읽다보니
선생께서는팔월어느날,십이월어느날,이런제목으로
글에대한상황후기를적으셨더군요.
가만보니<어느날>이라는단어는
무시로편안한느낌을주는단어입니다.
꼭그때가아니어도되는,
그무렵,
편안할시간어느즈음,
약간헐거운듯,
아무나들어서도됨직한조금열린문같은단어가아닌가,
그래생각했습니다.
<어느날>은혹선생의여유있고느긋한성품을
부지불식간에나타내는것이아닐지…..
하긴소생약간단어에집착하는경향이있는터,
‘잘자요’라는일상의단어에도꿈을꾼적이있으니
노박한사람의생각일지도모르겠습니다.
이즈음선생의책세권을읽고있습니다.
아주오래전에읽었던<관촌수필>을다시한번꼼꼼이읽었고
엉컹퀴잎새
그리고‘글로벗을모은다’는선생의수필집을함께읽었습니다.
이제나이가오십다섯즈음되니
이전에보이지않던몸이보여
몸도좀보살펴야되지않을까싶던차
내생전처음으로산과정분난경험을하게되었습니다.
그바람의힘이제법세서
틈만나면
아니자꾸만틈을만들어서
바람준그와그저마주하고자하니
살림도대충하게되고
무엇보다독서의시간이줄어듦을감지하고있습니다.
이러다간
그렇지않아도
바람에날릴것같은부박한정신의품새가더가벼워질것같아
걱정스럽긴합니다만
노경의문을지척에두고보니
그또한스스로를사랑하는도량이라고여기려고합니다.
선생께서도
그런생각을글의행간에감춰두시지않았던가요?
몇가지사소한지식을소유함보다
풀한포기에대한사랑깊음이
사람이지녀야할도량일수도있다는것………
소생은그리생각했습니다.
선생의책을소생맘대로읽었습니다.
소생만의독서법이기도한데
소설이아닌책은거의가그냥아무데나우선읽는겁니다.
하도진부한,
고답한인생을살아가는중이라선지
책읽는것에라도나만의자유를부여하는지도모르겠습니다.
눈에띄는단어가있는페이지부터읽기시작하던가,
마음가는제목에서부터읽기시작하던가.
그러니당연히‘울며쓴글’이란소제에눈이가닿았지요.
관촌수필을만들어놓고도무지서점에서재주문이없던차
12월어느날서울신문문화부장인송정숙여사의청에의해쓰게된
관촌수필해설서.
찔레를정원사가가꾼장미보다업신여기는태도,
시멘트가루에견줘냇가에서묵는모래를헐직하게아는어리석음을
깨달아가며자연스러운것에대해삼가는마음을갖는선생의시선이
나의시선이되기를바라며읽어갔지요.
차식의꿈,심의의꿈,그리고장한몽에대한짧은꿈에서는
마름문학에대한준렬한성토가
선생의다른선비모습을바라보게도했습니다.
요즈음소설보다수필이더좋음은
가볍고옅은블로그질탓인가….싶으면서도
작가가숨기좋은소설보다는
작가가여실히드러나는수필의공감력,
누군가와같은생각을하고고개를함께끄덕이고싶은,
知音없는삶에대한갈증탓이아닌가….싶습니다.
그래선생의생각들이송송히박혀있는글들을오락가락하면서
적지않은갈증이풀어지기도하더군요.
선생처럼생각하며선생처럼살기에는이미
삶과도시의때가가득끼어서감히꿈도꿀수없지만
그래도앞서가는이를바라보며천천히뒤따라가면
덜허전하겠지요.
소생두선생비슷한면이있기도합니다.
승부벽이없어진계기…..는선생처럼선명하진않지만
그게어느때부턴지
모든사람과겨룰생각들이없어졌지요.
빨리가려면비켜주고,
잘하면물러서고
소리지르면가만히있고,
아,혼자뒷소리는하지요/이렇게
그래,니잘났다.많이잘나렴,
이런뒷소리까지안해야…….,
그러고보니혹시타인에대한경멸을
선생처럼해석하고인식하는건지도모르겠네요.
도시를벽으로인식하신선생께서
벽틈에사는소생에게(?)쓴편지도
행복해하며읽었습니다.
시골에사는즐거움을열거하신중
물을아무데나버릴수있는것,
차조심을할필요없는피안을선생은시골생활에서느끼셨다구요.
지금이야시골도조금은다르겠지요만,
서울한복판의멋진건물을
자기것으로마음에담아두는사람은정신나간사람이지만
선생의집둘레모든것들,
산천초목은물론이요
서울것보다몇배나크고밝은별무리까지도
선생것으로정하셨다구요.
남의밭의붉은고추와하얀목화도
내눈에좋으면내집화초라는,
차경에대한선생의시선은
소생도흉내내볼수있지않을까,…
그전초전으로
강화도에있는백련사앞의잘생긴세그루느티나무를
소생의연인으로삼고.
그리워하고사랑한지가수년되었으니…..
더불어소생,
선생을
소생의연인으로모시기로마음정했는데….
선생의호탕한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함은소생의꿈일런지요.
누군가가도시는線이라고했다지만
선생께선도시를壁으로느끼신다는말씀공감합니다.
벽가운데사는소생이
인생의근본을헤아리는
눈밝은선생의뒤를
글꼭지잡고걸어가다가
결국선생에대한
사모하는마음
선생을향해
일렁이는마음겉잡을수없어
부침할줄알면서도두어줄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