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경계를 함축하고 있는 꽃되기
열하일기웃음과역설의유쾌한시공간 저자 고미숙 출판사 그린비출판사(2003년03월2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역사와문화

신은彗星.孛星과무지개.흙비오는것을일러天災라하고

한발.홍수로무너지거나고갈되는것을일러地災라한다면,

稗官雜書人災중에서가장큰것이라생각합니다.

음탕한말과더러운이야기가사람의心靈을방탕하게하며,

사특하고요사스런내용이사람의지식을미혹에빠뜨리며,

황당하고괴이한이야기가사람의교만한기질을신장시키며,

화려하고아름답고쪼개지고잗다란글이사람의씩씩한기운을녹여버립니다.

자제가이것을일삼으면經史공부를울타리밑의쓰레기로여기고,

재상이이를일삼으면조정의일을등한히여기고,

부녀가이를일삼으면길쌈하는일을마침내폐지하게될것이니

천지간에재해가어느것이이보다더심하겠습니까.

신은지금부터라도국내에유행되는것은모두모아불사르고

북경에서사들여오는자를중벌로다스린다면,

거의邪說들이뜸해지고문체가한번진작될것이라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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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정조에게쓴이는다산입니다.

인재라고명명된패관잡서의배후인물은열하일기를쓴연암이구요.

혹시

연암의초상화를보신적있으신가요?

고미숙이라는발랄하고아름답기그지없는여인

여인의문체는참싱싱하여줄기에서막따내가운데툭분질러서먹는오이맛같더군요.

문체만그러겠습니까?

그사유역시통통튀기가방울토마토에맺힌아침이슬같아서

사실처음엔썩그리마음에드는것은아니었습니다.

그러나어제저녁반신욕을하며

읽어가는책맛은마치먹을수록맛나는올벼쌀같더군요.

그녀가하라는대로책부록에있는연암의초상화를펼쳐가면서말이지요.

물식는줄도모르고읽다가어깨가차가워져서야책을덮었습니다.

부리부리한눈과장대해보이는체구

그리고수염이

바로옆페이지에있는다산의초상화와는아주다른느낌을주고있습니다.

득세쪽인노론파에속해있으면서도벼슬과는거리가먼연암

집권에서배재된남인의일원이던승승장구하던다산.

늙으막에먹고살기위해서조그마한벼슬을하던연암,

벼슬길에서멀어진다산,

인재라고명명된패관잡서의진앙지인열하일기.

그열하일기를쓴연암은그릇이크고도량이넓으며무엇보다

유모어가있는,

시쳇말로한다면쿨하기조차한사람같습니다.

열하일기의초고를가까운친구들에게낭독해줄때

술기운있던산여가말합니다.

그런글읽다가는고문이우스워지겠습니다.그러니태웁시다.’

정말촛불로그초고를태워버릴려고했다는군요.

다음날연암은산여에게말하니다.

"산여야이앞으로오라내이세상에불우한지오래라.

문장을빌려불평을토로해서제멋대로노니는것이지내어찌이를기뻐서하겠느냐?

…()

내이제마땅히제군을위해서벌을받으련다."

하며술을마시면서풀어버리고맙니다.

정조는소품문과소설고증학등의싹을완전히잘라내는데에심혈을

기우립니다.

소품문의예를하나들어봅니다.

"문인이나시인이좋은계절아름다운경치를만나면

시쓰는어깨에선산이솟구치고읊조리는눈동자엔물결이일어난다

얼굴과뺨사이에선향기가일고입과입술에선꽃이피어난다….(이목구심서)

고미숙의표현을빌리면이런부분이’꽃되기’랍니다.

즉이소품문들은상투성의더깨가내려앉은,

고문의틀에서벗어나

눈부신생의경계를함축하고있는바,

꽃되기인데

정조할아부지는이런경박한상황들은

도무지이해할수없었으며문장이될수가없다고생각한거지요.

그러나조금더깊게생각한다면

영민한이성과총명한글재를지닌정조할아부지,

이후안무치한매력을모를리있었겠습니까?

오히려너무매혹적이어서막아야겠다!!!싶었겠지요.

그래서그는말합니다..

"소설은인심을고혹시키므로이단과다름이없다"

.

고미숙이쓴열하일기,

웃음과역설의시공간이란제목이붙은책입니다.

열하일기를보며저자를보며

시대의궤적을살펴보는의도이지싶습니다.

오늘은그녀의홈페이지에들어가

그녀가쓴연암과다산이란논문까지읽어제겼습니다.

흠,책보다는

오히려동아시아학술원대동문화연구지에발표한글이라선지

논문스런(?)단어를넣어서

그녀의발랄함이상대적으로반감되어있더군요.

아열하란단어는지명인데

황제의여름궁전이있는곳입니다..

겨울에도머얼음이얼질않는대나…..

리뷰를쓰게된된첫번째미소는다음문장에서였습니다..

화려하고아름답고쪼개지고잗다란글이

사람의씩씩한기운을녹여버립니다.

사람의씩씩한기운을녹여버리는화려하고아름답고쪼개지고잗다란글.

지금우리는어떤가요?우리아이들은요.

어제이웃집아이둘이우리집엘놀러왔습니다.

세살네살짜리얼굴하얀아이둘이거실을가득어지럽히며고물고물노는데

얼마나이쁘고사랑스러운지

컴에서노래를켜달라고해서여기저기다니다가동요을보여주었습니다.

세상에그노래들이얼마나이쁘고아기자기한장면과함께

재미있게흘러나오는지

아이들엄마에게그랬습니다.

특별한경우아니면저런것틀어주지마라.

저렇게멋지고이쁜모습,그이상을

어떻게더상상할수있겠느냐?

아이들상상을오히려차단해버릴것같은무서운벽을

노래들에서보았다니깐요.

정조할아버지

시인의시를보고서도삿되다고했는데,

소설을이단이라고편하신그분,

우리아이들무방비적으로현란한색채와곡조그리고글에

노출된이시대를보신다면머라하실까요?

‘높고쓸쓸하게’

고미숙은연암의안의현감시절에이런제목을붙입니다.

어느날낮잠에서깨어난연암,

대나무숲속그윽한곳에자리마련상을보라합니다

그상앞에서쓸쓸한모습으로앉아있습니다.

‘꿈에서친구들이찾아와왜우리를대접하지않는냐고하는데

생각해보니다아죽은자들이러라.’

꿈을현실로인식하는깊음,

한갓된꿈을삶으로직시하는투명함,

무엇보다대나무숲속그윽한곳에술자리를펴고앉아서

사라져버린친구들을기리는

기골장대한사나이의서정이사무치잖아요.

그의패관잡서가클래식이되었다는것을알면,

클래식이란단어앞에서

연암할아버지어떤모습을하실까요?

////////

예전에썼던글인데

내앞에놓아주신

크래식을무연히바라보다가이글이생각났습니다.

블로그글질이패관잡서에비하겠습니까만,.



클래식하지못한(?)듯…..사라방드^^*

4 Comments

  1. 성학

    2011년 11월 14일 at 12:41 오후

    차~ㅁ예뻐요.푸나무님의싱그러운글…
    ‘그오이맛^^’-님의글의맛이기도합니다…

    다산을많이많이존경하는저.
    아,그분이문학에대해서는그런표현을적으셨었네요…대신제머리를숙이며…
    (그래도다산의뜻을빌어–주제에벗어납니다만…용서해주세요…–‘天災’에관해서.
    일본에사는저는요즈음이런생각을합니다.
    -사람들이제최선을다해서공들여도어쩔수없는일들은’천재’와같은것이아닐까하고..)

    저역시반신욕으로책을읽는사람.푸나무님께,그옆에조금은더가까이…^^
    좋은가을되십시요!   

  2. 雲丁

    2011년 11월 14일 at 2:44 오후

    문체반정의주역이었던다산,정조,퇴계이황등배격론자들역시나소설을읽었다는데아이러니라할수있지요.재미난이야기하나,시아버지놋그릇이세책점에서돌아올줄몰랐다네요.그러다곡식도몇됫박식퍼내고말이죠.^^조선시대소설의감염력이대단했던것이죠.

    푸나무님글맛에푸욱빠져듭니다.^^
    고운꿈꾸세요.   

  3. 푸나무

    2011년 11월 15일 at 12:40 오전

    아,성학님…올만이죠.조블시작하고
    성학님글좋아서기웃거렸는데
    전다산보다연암을더좋아한답니다.
    취향이비슷해서일까요
    아니면달라서인지도모르겠어요.
    성학님은다산의저서가생각이좋으신거죠?
    저두성학님께그옆에조금은더가까이…^^
       

  4. 푸나무

    2011년 11월 15일 at 12:41 오전

    맞아요.운정님저두그비슷한글어디선가읽은적이있어요.
    책편집은…..
    내용을보기전
    먼저많은이야기들을해주지요.
    어젯밤잘주무셧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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