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밤이다.나는침대위에서에릭호퍼의자서전을읽고있었다.산을다섯시간가량걸었던탓인지피곤을가시게하는반신욕의영향력도별로인날이다.더군다나오늘산은다른어느때보다내게무심했다.산초입에들어설때안녕,한번무뚝뚝한인사를건넌후도무지아는척을하지않았다.가을바람과겨울바람은공명음이다르다.아마이파리사라진나무탓인지도모른다.나무의수많은잎들은바람의면면을순화시키는작용을해준다.상상을해보라바람이부딪히는그수많은넙적한이파리들이얼마나바람의몸을여기저기다둑였을까를.그러나이제산에는바람들고나기쉬운침엽수늘푸른소나무와노간주나무외에는없다.그러니바람은거침없어진것이다.어쩌면바람과산의겨루기가오늘시작되었는지도모른다.그래서긴장한산은내게그리도무심했는지도,이름도어려운임레케르테스의운명을어제뗐는데ㅡ종을연상케하는’임’자탓인지아니면책제목운명이주는느낌탓인지임종이란단어가임레와함께맴돌았다ㅡ.뒤쪽의논문을한번더읽었다.해설서비슷한글을읽고난후에서야선명해지는어려운책이다.아니내용이야어려운것이하나도없었는데물론아주없다고서야못하지만,왜냐면헝가리라는나라도내겐낯설고그들의사소한버릇들도낯설어서,근데과연그런낯설음은어려움과상관관계가있을까?하여간이책의어려움은아주집요한관찰력에있었다.징그러운관찰력이주는지루함이어려운것처럼여겨진것이다.그렇다면지루함이어려운것인가“고도의관찰력이어려운것인가?드문드문,겨우열다섯의아이가이대도록놀라운관찰력을과연지닐수있었을까?일년여동안의수용소생활을마치그림을그리듯이뎃생해내고있으니,열다섯이면내가중3때인데….내나이를생각했는데,하여간감동이나감상감흥은없고,설마없을까만,왠지그런강한표현이하고싶다.아마도깊은밤탓일게다.결국‘운명’이란노벨상을받았다는이책엄청지루했다.그래서지루함에대한리뷰를써볼생각도있다.인생도지루한데책까지….?해서는안된다.어쩌면지루한책을읽어내는인내심이인생을이기게하는지도모르니,ㅡ/이앞문장,엄청그럴듯한말처럼보이지만사람살지않는집창호지문처럼숭숭빈틈많은문장이다.하여간그런지루한책을읽고난후라선지에맄호퍼자서전은눈이환해지는느낌이었다.아주답답한공간속에서침침한눈을가지고바느질을하다가(갑자기바느질은왜등장하는것일까?여기에서,혹바느질못하는나의어떤결격사항이그무엇과맞물려나탄난것일까,세권을도서관에서빌려다맛만봐선지가벼운느낌이파박드는철학자강신주의책에서아이들은젖꼭지를빠는데쾌감을느끼다가얼마만큼커서젖꼭지를빨지못하게될때거기서금지된쾌락에대한욕망이생겨나는데나중에커서여친과키스하고싶을때도결국은그젖꼭지탓이라는,처음들어본철학자에크리라는사람의이야기로왔다~갔다~하는듯했는데말이지,바느질도그런가~…..)에릭호퍼자서전은별로두껍지않았다그래서네챕터를순식간에읽었는데처음책읽을때8자를보았는데금새시게가11자를쓰고있었다.참고로우리방시계는숫자가나오는시계이다.소리가없어서좋은시계,달리의시계와는전혀다른,나는침대에누워서갱지로만들어진에릭호퍼의책을읽었다.그는백치를외울것처럼읽어댔고,카라마조프를읽고난뒤에쓴느낌은무시무시하게통찰력있는문장이었다.구약성경에대한문장도무시무시했다.다섯시간을걸어선지기묘한나른함이아니나른함을지난약간의피곤함이몸에여기저기스며들어있구나를생각하면서누워서책을읽는데몸의나른함과무시무시한문장력(왜무시무시한을세번이나겹쳐쓰는것일까,연약한내가싫은겐가)과좋은책을만난기쁨들이어우러져,조화는모르겠고,산에서만난바람이랑하여간그들이내안에서휙휙소리를내며마구잡이로겨울산과겨울바람이경쟁하듯이세차게섞였다.그리고그들이섞인후,나는전혀원하지않았는데생각지도않았는데“슬픔”이내앞에나타나더라는것이다.나는그저피곤한몸으로깊은밤에맄호퍼의자서전을읽고있었는데이렇게깊은밤불쑥!
(근데내일아침에이글살려둘까?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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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con
2011년 11월 14일 at 4:19 오후
이왕올리시느라수고하셨는데그냥냅두시지요뭐..^^
푸나무
2011년 11월 15일 at 12:34 오전
그냥패스하시라고글도일부러읽기힘들게
그냥딱붙여썼는데제목이선정적인가요…
그냥지혼자죽기(?)싫은지멀리가버렸네요.
雲丁
2011년 11월 16일 at 2:52 오후
산에서묻어온바람이문제인게요,,ㅎ
푸나무
2011년 11월 16일 at 3:11 오후
이글좀적나라하지요.
누워있다가그냥일어나서
한삼십분동안
그냥주욱
맞아요.그바람이문제여요.
제가요즘바람들었거든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