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오십년도한참넘게살아왔으니이제조금은뻔뻔해질법도하고
뱃장도생길만하거늘
나는왜이리소심한가,
소심이지나쳐갈수록세상이무서운가.
가령우디알렌의‘스쿠프’라는영화를볼때도나는무서웠다.
뭐그리썩자연스럽지는않지만하여간흥미롭게보이려고애를쓰는스토리에
감초처럼코미디가첨가된그러나살인사건을추적하니스릴러라고해야하나,
그러나스릴러근처에도안간,약간의코미디에식상한멜로에
(돈많고잘생긴분위기까지좋은남자가음악조차좋아하는것,
이거참식상한멜로다)
음식으로친다면수저넣기가장만만한잡탕찌개비슷한영화인데
그것도15세관람가인영화인데
나는그영화가시작된지얼마뒤부터무서웠다.
풋풋발랄한학보사기자
(*물론이쁘게생겼다.이쁜것을가리고=굳이이쁜배우를쓰면서
이쁘지않으려애를쓰는,즉상투적이거나속물적이거나추론가능하지않으려는
감독의애매한태도가아이들하품하는입속처럼다보이기는하더라만,
그이쁜것을가리려는혹은지적인것을연상시키려는애매한태도로
안경이적당한소품노릇을한다.그리고그역할조차감춰주노라,
주인공여자아이가한마디한다.
아,난눈동자를손으로만지는것이싫어서렌즈를
안쓰거든요.-그게뭐가다른거지?속을보면서도사실약간상큼하긴했다.
눈동자를만지기싫어서렌즈를끼지않는다?
우디알렌의영화를보는재미가내게는이런거다.)
하여간그녀가젊고싱싱하고어여쁜그러나안이쁜척하면서
대신지적인분위를내려고애를쓰는그녀가
아주유명감독을호텔에서만나인터뷰한다.
인터뷰는그녀의안경처럼너무나어리석고확실하게젊음처럼모지라다.
그러더니갑자기다른장면이나오는데
그녀가친구에게인터뷰가억망이되었다면서
그와잠을잤고잔뒤전화한통화를받고그는떠났다고말한다.
남자와만난처음순간에같이잠자리를했다는학생기자.
그녀와그녀친구는그이야기를마치아주배고플때맛있는햄버거를
사먹은것처럼말을했던것이다.
그소소함,그단순함,
150정도,빠르게달리는차안에서차창밖을내다보는것처럼
슬쩍지나가버리는그담담함.
적어도한남자와한여자가만나잠자릴같이할정도면
뭔가진쯕하고뭔가강렬하고뭔가그럴듯한복선이깔려있어야되지않겠는가.
육체의정염을아는나이든여인도아니고
그렇다고돈을받고몸을파는여인도아니라면말이다.
적어도이제갓인생의초입에서는풋풋한학보사기자라며,
이쁜것보다는지적인것에몸의천칭을
슬쩍기울이는듯한주인공이라면말이다.
우리아이들이저영화를보면서그러지않겠는가.
아,남자랑여자랑잠을잔다는것,저렇게가벼운일이구나.
좋아하지않아도그저약간의매력만있으면할수있는일이구나.
아무렇지도않은햄버거먹는일과같구나.
가볍고산뜻하게그리고아주쿨하게우리아이들에게각인시켜주겠구나.
설령거기이성으로어찌할수없는참혹한사랑이자리하고있다하더라도
남자와여자가잠을자는것이햄버거먹는일과동격이라고한다면
사람들관계에있어정말중요한일은무엇일까,
나는정말그순간그영화가무서웠다.
감독의주제와도배우의연기와도영화의완성도나미학과도아무런상관없는
어쩌면스칼렛요한슨의소품인안경만도못한
위치를점유하고있는그스쳐지나가는자그마한일이내게는참서늘했다.
바닷속자연다큐를보다가게들이하는사랑을봤다.
남자게가여자게에게구애를한다.
여자게는아주앙큼을떤다.
집밖으로얼굴을내밀었다가감추었다가,
설마윙크였을까마는
나레이터는그것을윙크로표현했다.
숫게가암게에게하는별별모양의구애.
한시간여가흐르고
그러나숫게는암게에게결국채였다.
나는숫게가암게에게채이는그순간
게의품격을보았다.
자연의격이라고해도무방할것이다.
사람에게게만큼의품격도없다면
…………..
해가저물어가는일도내게는무섭다.
늙음은흔적도없이다가오고
형체도없이세월을데려간다.
거실앞산사나무잎이요며칠새다아져버렸다.
엄마는산엘가는내게갑자기그러셨다.
야아바위같은것위험한디올라가지말그라.
용기보다는지혜가있어야제…..
주위사람들은혼자산에간다면그런다
안무서워요?
뭐가요?
사람이요.갑자기나타나서끌고가면어떡하려구요.
이나이에영광이죠…..
금방겨울올것이다.
희디흰눈은무섭지않은가.
봄도금방올것이다.
죽은것처럼보이는딱딱한가지를뚫고나오는여린새순들.
사실봄도무지무서운세상이다.
그러니나는얼마나소심한사람인가
1stMovement(16’48)
雲丁
2011년 11월 17일 at 1:20 오전
비슷한나이대같은데저보다는용기백배요.
운정,아직산에혼자못가는바보.^^
어느핸가삼총사집사가산엘줄창다녔어요.
푸욱빠져서,,,푸나무님이해하는이유,
동양과서양의사랑법이다른데가있어요.
서양이가벼움의미학이라면,동양은은근함의미학이라고나할까요.
육체가지향하는것은뻔하지만말여요.
약간의에로틱도글맛의하나라는생각해봐요.
행복한하루소서.
푸나무
2011년 11월 17일 at 9:08 오전
제가좀촌스럽긴하죠?하하,
보성촌사람이라…..
운정님도좋은하루지내셧죠??
雲丁
2011년 11월 17일 at 10:26 오전
운정은영암촌사람이요.^^
주말에김장하려고하니마음이쫌분주하네요.
푸나무
2011년 11월 17일 at 9:50 오후
진짜요?
운정님?
오내스물두살달이야기속의최인숙이가
바로영암여인인데…..
이리앉으셔서찬찬히족보좀다져볼까요?
혹시어디서나아는사람같이걸릴수도있잖아요.
하다못해영암월출산에라도같이갔을수도있구말이지요.
Elliot
2011년 11월 22일 at 3:27 오전
푸나무님의소심함을공식으로인증합니다.-얼렷100
푸나무
2011년 11월 22일 at 6:34 오전
글쎄글올려놓고보니
촌스럽기그지없는
사유였어요.
인정하신것받아들입니다.
근데얼렷100은무슨뜻?
머리돌려도모르겠슴.
Elliot
2011년 11월 23일 at 2:46 오전
사전에흰백(白)을찾아보면"아뢰다"란공손한뜻이있어서
공지끝에왜"현장소장백","주인백"이렇게쓰잖아요?
근데100이란한자는百이면서白과발음이같으니까^^
雲丁
2011년 11월 23일 at 8:27 오전
최인숙님,혹글쓰는작가아닌가요?
영암문인협회..멀고도가까운우리사이,^^
푸나무
2011년 11월 25일 at 1:18 오전
얼나무님.그런깊은뜻이?????^^*
푸나무
2011년 11월 25일 at 1:18 오전
아뇨.내친구최인숙은
지금강남에서살아요.
그러니아마동명이인일듯…..
그래도아마따져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