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아쿠타가와류노스케의라쇼몽-고급6 저자 아쿠타가와류노스케 출판사 다락원(2007년04월13일) 카테고리 국내도서>국어/외국어/사전

아쿠타카와류노스케의소설집라쇼몽에

두자춘을보면

‘침묵’에대해깊게생각하게되네.

돈으로이루어진수많은환락을누린뒤에서야

두자춘은사람에게실망을하고

신선이되길원하거든.

신선이되려면끝까지침묵을지켜야한다는말을남기고스승은떠나고,

숱한미혹과환란속에서도두자춘은침묵을견지해내.

그래서

침묵속에서결국죽게되고.

지옥을가지만옥황상제앞에서도침묵하고

불에살이타면서도찢기면서도

신음소리를내지않지.

그러나두자춘의부모를데려와

그앞에서고통을가하자

어머니의슬픈눈초리앞에서

두자춘은

‘어머니’소리쳐부르고말아.

어느누가안그러겠어.

신선이되려는꿈은사라지고

그는다시거지가되어

낙양성서문앞에앉아있지.

다시홀연나타난스승에게말해.

신선이될수없었지만어머니를부르지않을수없었다고,

신선스승이말하지..

만약에그때네놈이어머니를부르지않았다면정말죽였을거라고,

그리고두자춘에게물어..

뭘원하느냐,이젠돈도싫을테고,

두자춘은대답하지.순하게,

그냥정직하게인간답게살려고합니다.

스승이말해.

태산남쪽에집과텃밭을주겠노라,

아마도지금쯤도화꽃만발해있을거라는,

도화꽃은어디에붙어도일시에그곳을별유천지로만들어버리곤하지

작은텃밭은사라져버리고

내겐도화만남아.

글의주제와는아무런상관이없는이대목이말이지….

침묵은약속이지..

약속은신뢰이고

사람이신뢰를지니기위해서는

두자춘이겪은수많은어려운일들을인내해야한다는,

사람들사이의삶의방법을이야기해주는거고.

그러나그어떤것보다

승할수없는것이바로

‘사랑’이라는

‘긍휼’이라는대답을해주기도하는글이지

그리고

그리하야

두자춘이

그마지막에얻은

가장소중한것은

지극히평범한삶이라는것,

부자도아니고

냉혹할정도로약속을지켜야하는신선도아닌

우리들일상의삶으로

그는

돌고돌아온셈이지.

나는가만히있고

그는돌고돌아내곁에섰는데

두자춘을바라보며

삶의한갈래를여실하게보면서도

그냥눈길저멀리또바라보게되네

이제겨우밍밍한,

아,어느시인은물맛을훤칠하다고표현하더라만

물맛조금알아가는가

겨우달빛조금느끼는가…

작은꽃들조금바라볼줄아는가….

꽃피는시간눈가늘게뜨고가늠하는가

꽃질때필때처럼바라보는가….

그래도

여전히딸래미어렸을때머리가락촘촘히따줄때만큼도

마음갈래정리를못하는데….

오늘밤

달빛이얼마나좋던지

얼마나맑던지

얼마나은은하고부드럽던지…..

침상에서일어난소동파

친구장희민을찾아가잠들지않는그와

뜨락을걸었던것처럼

나도달같이바라볼사람…….없나

동천만바라본밤이었어.

동천(冬天)/서정주

내마음속우리임의고운눈썹을
즈믄밤의꿈으로맑게씻어서
하늘에다옮기어심어놨더니
동지섣달나르는매서운새가
그걸알고시늉하며비끼어가네

12 Comments

  1. 벤조

    2011년 12월 12일 at 3:04 오후

    동천,
    어젯밤에도거기있더라구요.
    내님의눈섭이아니라임의동그란얼굴.
    비썩마른가지를녹여주고있었습니다.

    푸나무님이랑걸을껄…
       

  2. cecilia

    2011년 12월 12일 at 3:58 오후

    저도서정주시인의시를참좋아해요.

       

  3. 푸나무

    2011년 12월 12일 at 11:36 오후

    아,벤조님이랑걸으면….
    딱이겠네요.
    팔짱도끼고….
    아팔짱까지끼면남이이상하게보나요?

    정말
    달좋아요.
    오늘밤달도엄청기대되요   

  4. 푸나무

    2011년 12월 12일 at 11:37 오후

    저동천시는정말참……
    저냥반은정말
    온몸이詩眼인지도모르겟어요.   

  5. 사슴의 정원

    2011년 12월 13일 at 1:04 오전

    라쇼묭을영화한것을우연히보니쇼킹하던데

    그분위기에서내려와동천을맞이하는푸나무님

    달빛분위기에젖어계시네요.   

  6. 雲丁

    2011년 12월 13일 at 1:38 오전

    동천의달을어제저녁저도바라보았어요.
    문득올려다본하늘이었거든요.
    달아래서느낌표하나그으며
    이렇듯평범한일상이행복이라고
    제가저에게,,,

    오늘도행복하세요.   

  7. 뽈송

    2011년 12월 13일 at 3:51 오전

    제가여기푸나무님의블로그를들렸던적이있었나요?
    굉장히신선한곳이네요.
    동천아래뚜락의날시만큼춥기도느껴지고요..   

  8. 綠園

    2011년 12월 13일 at 7:29 오전

    달빛을느끼는것을제외하고는
    동그라미를칠수있으니괜찮지요?^^
    그런데달빛을느낄수있는줄이점수가제일많군요.
    그래도冬天시가좋아또타이핑을했답니다.
    요즈음처럼좋은시를자주주세요~
    시집을구하지않아도되게요.^^

       

  9. 푸나무

    2011년 12월 13일 at 3:23 오후

    라쇼몽,,,,,작년엔가영상진흥원에서
    구로사와아키라감독전이열렸어요.
    글두개가합쳐진것이라쇼몽영화죠.
       

  10. 푸나무

    2011년 12월 13일 at 3:24 오후

    운정님그렇죠.
    달도그리이야기해요.
    오늘하루행복하라고,

    운정님은오늘,아니어제도행복하셨을테고
    ‘오늘도행복하실듯//   

  11. 푸나무

    2011년 12월 13일 at 3:25 오후

    뽈송님,
    추워서어떡하죠?
    ^^*
       

  12. 푸나무

    2011년 12월 13일 at 3:27 오후

    녹원님….저두
    시읽기좋아하고
    시에대해이야기하는것은더좋아하고…
    하지만요즈음
    젊은친구들어려운시는잘모르겟어요.
    달나라
    다녀온친구들이야기같아요.
    동그라미좋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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