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벽화를 싹 지우시오

일기예보를좋아한다면당신은웃을지도모르겠네.

가계유전이라하면더웃으울까.

옛날울아부지도그러셨거든

텔레비젼방송뉴스를보고또보고무엇보다일기예보를줄기차게보셨지.

아침일어나시면서보고저녁주무시기전에또보고

보고또보고

시절에따라나는

우리동네일기예보를즐겨찾기해놓고수시로열어보니

횟수로는아부지보다더볼지도모르겠네.

나중에만나게되면아부지한테물어봐야지

아부지,아부지는왜그렇게일기예보를즐겨보셨는데?

설마아부지가나처럼비나눈을기다릴셨을라고…

오늘날씨는그저맑고그저명랑하더군,

그래서달은휘영하고….

휘영하면나는내이름위영이생각나…..

휘영~위영~휘영한달빛…..

언제나처럼별몇개도눈에들어오고,

중국의황제가벽화를그린수석화가에게말했다네..

“저벽화를싹지우시오.도대체저그림속의물소리때문에잠을이룰수없어.”

15세기만해도유명건축학자가두통에시달리는이들에게

폭포나샘그림을그려주었다고하는데.

이해할듯도이해하지못할듯도한이야기아닌가,

원래정신이란게좀그렇지,

化現과非化現이딱맞물린곳이라선지오락가락한다는거지,

하여간매우정신적인이야기곳(만?)아닌가말이지.

요즈음처럼두통났다하면아스피린

아니타이레놀인가,

한알삼키는것과는비교할수도없는

지극한마음에대한이야기이니,

정신이

혹은마음이

육체에미치는영향을극대화하는이런이야기는

열심히아주빠르게걷던걸음을

약간늦추는

고삐같아.

어디선가읽은아주짧은동화인데

토끼와거북이가시니컬하게진화한

두꺼비와개구리이야기야.

달맑은밤에는동화가어울려.

(겨울엔시를읽으라하더니달맑은밤에는동화?

그렇다면달빛환히비치는겨울밤에는무엇을읽어야되느냐고묻지마셔,

어차피당신내말대로할것도아니잖아.

그리고이미당신

글이란이기묘한물체가지닌올곧은(?)속성이

한결같이

무한한변신과변덕변화변색변증변모변환.변리….변더없나?

즉變의기저위에세워진올곧은것과는완전벼리된물체라는것을아심서,

개구리는펄쩍펄쩍뛰며두꺼비에게말했대.

왜그렇게느리니?

두꺼비도말했대.

그렇게빨리가서뭘할건데

개구리가눈을뒤룩거리며대답했대.

"그냥빨리빨리가는거야.가서시간이남아서누워있으면얼마나좋아."

두꺼비가주변을둘러보며말했지.

"이렇게천천히가는것도좋아.이슬방울도들여다보고풀꽃하고도대화하면서……"

개구리는펄쩍펄쩍뛰어가며말했고

"나같은빠름은너같은느림과동행이될수없어.먼저간다."

개구리는금새사라졌고.

두꺼비는천천히천.천.히.

하늘도천천히보고파리도천천히

아니지파리는날쌘돌이처럼휙,잡아먹었겟지.

돌틈에기대어졸기도하며엉금엄금기어갔지.

두꺼비는도랑을건너다말고시체를보았대..

그것은경운기에치어죽은개구리였대.

이짧은이야기는제법절묘하게

우리네삶을은유하고있질않나.

하긴너무쉬워서은유라고할것도없네,

좀그럴듯해보일까싶어서~

메타포,

단어중의패셔니스타라고생각하거든,

물론그렇다해서아이돌그룹은아니지만,

난패션에아주관심이없지는않아,물론나름,^^*

그렇게빨리가서뭘할건데……

하긴느리게가도,

역시뭘할건데……?라는문제는우리앞에펼쳐지긴하지만,

어느분은그러시더군

돌아가는길알수없어몇걸음내딛는다고,

문장중의패셔니스타라고해도될것같아.

이아랫글은인터넷에서만난

내가좋아하는인터넷글쟁이황해문학편집장

성공회대학에서한강연중퍼온글인데

나보담한참젊은이친구의글은언제나나를놀라게해

어쩌면그렇게도반죽을잘하는지

반죽이아주중요해요

수제비건

칼국수건,

관건이라고해도되지.

모르긴해.이이야기는누군가가먼저했던이야기를그가조립한지도

하지만조립도체화되어야할수있는거니,

여러분,넌센스퀴즈같은것인데B와D사이엔뭐가있나요?

그렇죠.C가있습니다.

B!Bith(탄생)과D!Dead(죽음)사이엔C!Contents(내용)가있습니다.

그럼,이컨텐츠는무엇으로만들어질까요?

컨텐츠는3C,

소통을뜻하는Communication과상호협력을뜻하는Cooperation

그리고창조를뜻하는Creative로만들어집니다.

탄생과죽음사이에들어있는세단어이쁘잖어.

그중에소통은더욱,

텅빈소통이란말도있지.

우리집에서빈번하게회자되는소통,.

그청국장맛이어때요?

맛이없어도절대맛없다고진실을이야기하면안되는소통

응,좋네,괜찮네,참맛있네,

우리남편은

이셋중의하나를답으로해야하는소통..

당연히텅비어있는데

진짜소통이아닌데

이텅빈거라도꼭확인해야만하는,

하고싶은,

마음의본질은얼마나텅비어있겠냐는거지,

그래서어느철학자는

‘소통행위의내용속에소통행위자체를포함시켜야한다’고하더군,

십이월은

다른달보다초침분침시침이빠르게가는달같아.

누군가시간의비화현속에숨어서

시계의침들에게채칙을가하고있는지도모르겠어.

잠자는숲속의공주에게

멋진왕자나타나듯이

내게도멋진왕자나타나

시간뒤에숨어서시간에게채칙을내려치고있는

그나쁜넘

잡아다가

내앞에대령해주면좋겠네.

젊은공주도아니고미인도아니라서안된다고?

근데자세히보면

그잠자는공주도

나만큼나이많이먹었을지도몰라

왜냐면잠을아주긴시간오래잤거든

공주가잠자던궁을싸고있는무성한식물들을보면알지

그게적어도이삼십년

혹은삼사십년되지않았을까?

그러면공주도내또래되는거지,

그렇다면미인은??

음그러니결국안되는거네.,

깊은밤인데

아까보니

한참달보고들어왔거든,

분명달은

휘영하고명랑하고맑았는데

잔혹동화쓰는아지매….는

으시시해


14 Comments

  1. 벤조

    2011년 12월 13일 at 3:59 오후

    잠자는공주는꿈에
    개구리가차에치여죽은것을보고놀라서
    깨어났습니다.
    새벽에첫번으로들어와이렇게소통하게되었습니다.
    훌륭한독자라고칭찬해주시길!
       

  2. 엘리™

    2011년 12월 13일 at 7:47 오후

    그림속의물소리때문에잠을못이룬다니
    그경지가짐작이됩니다.^

    경운기에치어죽은개구리와잔혹동화.^
    맞아요,잠자는동안공주도나이를먹는다는생각을
    왜한번도안해봤을까요?ㅎㅎ

    재미있는말씀들에잠시웃다갑니다.^   

  3. 오드리

    2011년 12월 14일 at 2:01 오전

    내사위도일기예보에집착한다고하네요.그날일기예보를못보면스트레스를받는다고…   

  4. 雲丁

    2011년 12월 14일 at 7:57 오전

    반죽과변죽의교묘한틈사이를
    헤집고나오니변죽울림이다시운정을붙드네,
    글의호흡이길어야는데,늘짧아요.난,^^
       

  5. 綠園

    2011년 12월 14일 at 12:31 오후

    푸나무님,실례가될질문입니디만이글을쓰시는데시간은얼마나드셨어요?아~개구리방식으로빨리빨리쓰셨다구요.저도그렇게알고두꺼비방식의느릿느릿읽으면분위기에맞지않을것같아개구리방식으로읽었는데독해력이초보인저에게도머리에쏙쏙들어오고얼마나재미가있는지잔혹동화란것은마지막둘째줄에서야알았네요.오늘주신글최고로재미있었어요.배경음악또한특별하게닦아옵니다.저도푸나무님의비법을사용해보았습니다요.^^
       

  6. 푸나무

    2011년 12월 14일 at 12:50 오후

    벤조님
    제길기만한그저기다란이야기가
    벤조님두세마디속에다들어있으니
    훌륭한독자를훨씬상회하여
    흘륭한평론가,,,,아니실까싶습니다.
    첫번독자시니…기억해서혹옥안뵈올때커피한잔사겠습니다.   

  7. 푸나무

    2011년 12월 14일 at 12:53 오후

    웃음,
    좋지요.
    웃으셧따니저도기쁩니다.
    모니터와머하고싶다는시인도있는데
    모니터속의글읽고짓는미소는
    제경험상아주순전한것이기때문에….
    그렇잖아요.누구의식하며짓는웃음아니자나요.
    그래서기쁩니다.
       

  8. 푸나무

    2011년 12월 14일 at 12:54 오후

    오드리님.
    사위분성향이저랑흡사하군요.
    근데
    그일기예보약간중독기운이좀있어요.
    안보면
    허전하고기분나쁘다니깐요.
    밀어주세요.
    사위분일기예보에대한집착…..^^*
       

  9. 푸나무

    2011년 12월 14일 at 12:57 오후

    운정님,
    아반죽과변죽을기묘하게결합시키시더니
    변죽울림으로약간휘시는군요.
    역쉬….
    근데원래시를쓰시려면
    호흡짧아야하는것아닌가요?

    비가오고있다
    여보
    움직이는비애를알고있느냐(김수영,비)

    너무좋아서요즈음수시로봅니다.

       

  10. 푸나무

    2011년 12월 14일 at 1:02 오후

    음녹원님,
    맞아요.이글제가딱붙여서쓴글쓰듯
    바탕체이지만일필휘지였습니다.
    아글에대한폼이아니라
    속도말이지요.
    개구리속도로쓴글,
    그러니개구리속도로잘읽으신겁니다.
    최고로재미있었다니이런글수시로써볼까요?
    녹원님을위해서?
    하하,
    여전히지금하교후셋이남았지요?
    참글씨그렇게붙여쓰니어떠세요?잼있지요?   

  11. 사슴의 정원

    2011년 12월 16일 at 3:41 오전

    그벽화지우기전에나주었으면시원한물소리들으면서잘잘텐데

    그리스신화에도자신이그린그림속의미녀가너무아름다와신에게사람으로만들어달다고빌었다고그러지아니합니까.

    소원빌어보세요.원하시는대로이루어질수도   

  12. 뽈송

    2011년 12월 16일 at 4:25 오전

    난오늘처음두꺼비가개구리보다느리다는걸알게되었네요.
    비슷하게생겨서같을거라고만생각했었거든요.
    얼마나잘못된선입견이었든지.
    글이재미있네요.개구리같이빨리달리는게속도감도좋고요..ㅎㅎ   

  13. Elliot

    2011년 12월 18일 at 7:11 오후

    현실적으론느림보두꺼비가경운기에치어죽을가능성이더높을거같은데요ㅎㅎㅎ

       

  14. 푸나무

    2011년 12월 19일 at 7:37 오전

    사슴의정원님
    저두잠잘것같아요.물소리들으며….

    뽈송님
    칭찬이시죠?
    감사합니다.

    이글쓰면서누군가가
    이이야기하리…..
    생각했는데…..
    근데제가
    미워할까요?
    이뻐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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