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을 엿듣기 위한 귀

갑자기세상이꽁꽁얼어버렸네.
이렇게차가운친구는어디에거하고계시다가

이렇게삽시간에납시는것일까?

우람한

장대한,

카리스마넘치는남성이셔,이분,

이른봄날딱딱한나무표피뚫고나선새순도신기하지만

이분도신기하기그지없어.

자주그런것은아니지만

북한산삼각산바라볼때

안개자욱할때가있거든,

삼란성쌍둥이같은삼각산에안개슬쩍걸쳐지면

눈의궁전같이보여질때가있어.

아득한동화속겨울나라처럼보인다는거지.

겨울에딸기,수박참외있는곳,

이즈음의마트에흔하게자리하고있는

겨울딸기겨울수박겨울참외를

어떻게해석해야하나

동화가현현했다고해야하나

아니면동화나라를짓밟고온무적의군대라고해야하나….

구하지못할것이없어진시대가되어버렸으니

겨울에오이구하러다니는동화

진기한화초구하러다니는동화

저기저어기

잘생긴도령,

혹은효심깊은심청이

산속깊은곳

죽을고생해가며훠이훠이갔더니

갑자기도화핀따뜻한나라….는

지척비닐하우스니….

우리사는곳,

동화가끝난곳,

그래서아주슬픈곳,

시베리아라는아주추운동네는얼마나차가운지
숨을내쉴때에귓전이얼어붙는대.
숨에있는옅은습기가

영하50도의차가운공기에접하게되는순간,
바로그순간,
수증기가언다는거야.
수증기가어는순간에

‘씨욱-‘하는예리한소리가귀에들리고,
그곳사람들은그’씨욱-‘하는수증기어는소리를
<별의속삭임>이라고부른다네.

얼마나추우면

숨속에포함된옅은수증기가얼까,

궁금한생각과함께
<별의속삭임>이라는아름다운단어에마음이포옥가네.
극한의추위속에서도

별의속삭임을들어내는
그마음이抒情자체인것같아서말이지,

아침에는이곳도눈발몇자락흩날렸대.

차타고나간남편이전화를해서

반가운님오시듯부리나케나가보니

이미눈은사라지고

아직도난눈못봤어……

아니다며칠전에잠깐오시군했군.

하도말라깽이로오셔서……

눈나라도혹다이어트광풍이불어제낀것일까?

그럴수있지,

우리도자연을따라가려고애쓰지만

자연도

미운놈떡하나더주데끼

우리흉내낼지도몰라,

다이어트너희만할줄아니???나도한다???

(개콘서울말처럼니를파박올리며읽으시든가….)

그나저나자연이다이어트하면우리는굶어죽을수도있는데

느자구없는사람들하는짓배우면안되는데,

그대계신동네는하염없이눈이내린다고?
문득울아부지틈만나면비질하시던마당과

가꾸시던뜨락에
함박눈소복이쌓이는모습이보고싶네.
이세상안계신아부지이야기도하고

세상에안계신분생각하면

마음

가을달처럼소슬해와

삼십년을한여자와희희낙락살맞대고살다
삼십년을한여자와티격태격지지고볶고살다
삼십년을공중부양하듯
삼십년을산집으로부터홀연이륙하며
삼십년을향해달랑편지한장남겼다지
단두마디남기고날라버렸다지

안녕,여보!

남겨진단두마디때문에
남겨진여자허겁지겁날아다니며
나흘만의남자동해안민박집에서체포해왔다지
다시삼십년을기약하며잘살고있다지
안녕,여보!
변명없는단두마디
안녕,여보!
비난도없는단두마디
두마디넘겼다면지금쯤남되었을거라지

아니,여보!대신
안돼,여보!대신
상쾌한단두마디
장쾌한단두마디

안녕,여보!/정끝별시인의‘와락’이란시집속에서

이시가아침에또주절거리게만드네.
가만히살펴보니.
아주쉬운시잖아.
그렇지만쉽다고해서
안녕여보라는

이단순한두마디가뿜어내는저력조차약한것은아니지,
시인이말한대로
이두마디는상쾌하고장쾌하기그지없네.

마치쿨한나같기도하고^^*

(농담이여,인상은모네에게나주시고^^)

상쾌속에어리워진인생길
장쾌속에감겨드는인생길
이게보통이아니라는말씀입지요.

상쾌한두마디를토해내는시인의삶은어떤초탈을아우르고있지,.
초탈이라고하야

무겁고진중한삶의깨달음도의통함같은것이아닌
이른아침봄날

약간바람차거운날노오랗게활짝피어난
수선화같은,

지성도논리도어쩌면삶의무거움조차
그앞에서고개들지못하게하는

여린꽃한송이의힘같은것,
미려한아름다움같은거,

소소한청순함같은거.
어떤비겁함조차,
(아,이젠우리비겁함조차이해하게되는나이가되었군)

늦은밤

지하철타면별로눈치안보고도

노인석자리비어있으면턱앉을만한나이55세

그가
이런상쾌한힘을지녔으니참으로경이롭다는말씀이지.

장쾌하기조차한이두마디

여보안녕은또어떤가?
세차게내리는소낙비처럼

시원하고강렬하고

청결하기조차~

그래,그러렴,
그것따져봤자서푼이되겠니?너푼이되겠니,
그냥나는비나맞을란다.
그러면서시원한장대비속으로휘적휘적걸어나가서비를맞는다.
공평한비

시원한비.

거침없는비.

오움직이는비애,그것,

삶을이대도록간명하고단순하게
그러면서도훌훌살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시인의상쾌함과장쾌함앞에서
참쪼잔한나의삶이여.

시앞에서쪼잔한삶을느끼는시간,
하여쪼잔한아침이구려.

자판위에손가락얹고
주절거리는나는시환자이기도하고,
어느시인은

꽃을
다음생을엿듣기위한귀는아닐까?
라고여기기도했다니

나를

시관음증환자라해도괜찮아,



10 Comments

  1. 綠園

    2011년 12월 19일 at 1:13 오후

    재미있을것같은이야기로썼다가박박지우고
    “재미있게잘읽었습니다~”하고내맘대로하교합니다.
    그래도성적은잘주실거죠?^^   

  2. 쥴리아스

    2011년 12월 19일 at 1:13 오후

    눈이우람하고장대하다고,비를시원하고청결하다하시니진짜쪼잔하시네요…시에관음하시다니더쪼잔하시네요…ㅎㅎㅎ   

  3. 푸나무

    2011년 12월 19일 at 1:33 오후

    재미있을것같은이야기를쓰시다가
    빡빡지우신것은
    갑자기친애가무애로떨어지는경우에찾아오는
    탈정서의병인으로보이는바
    하교하지말고기다렸다가운정학생오면필히같이
    나머지공부를하고난뒤
    정서함양고취를위해티타임을가지심이좋을듯,,,,
    여전히녹원님을친애하는푸나무로부터

    ,

       

  4. 푸나무

    2011년 12월 19일 at 1:35 오후

    쥴리아스님
    맞아요저디게쪼잔하거든요.
    근데
    하나는저쪼잔한데대하여왜그리좋아하시는지
    혹시쥴리아스님도정말쪼잔하고싶은데못쪼잔하여
    대리만족을느끼시는지궁금타ㅎㅎ

       

  5. 雲丁

    2011년 12월 19일 at 2:43 오후

    겨울….봄
    동화….별
    눈….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어머니그대와나의어머니!
    가신그먼나라를아십니까.

    운정학상이오늘겁나바뻐서이제야
    등교하자바로하교를,,,

    나머지공부는모래쯤
    운정시간이가능할때어때요?

    꿈길도꽃길이시길요.

       

  6. Grace

    2011년 12월 19일 at 10:57 오후

    이럴땐뭐라해야될지…ㅎㅎ

    잘읽고갑니다..늘평안하세요~   

  7. 사슴의 정원

    2011년 12월 20일 at 12:31 오전

    지구온난화현상이오면겨울도따스해야할것같은데겨울에춥고눈이많이내리는이변이일어납니다.

    해류의변화인것으로생각합니다.향후미니빙하기가꺼꾸로올수도있다는예측도

    춥다고너무움츠리지마시고계속분위기있는글쓰시기를   

  8. 푸나무

    2011년 12월 20일 at 1:20 오전

    하여간해두저물어가니
    하교후티타임을
    해가기전에
    지니도록합시다.
    만나서
    커피한잔들고슬슬거닐면서
    자카란다이야기도하고
    자카란다비슷한오동나무이야기도하면서말이지요.
    친애가무럭무럭솟아나올거예요운정님.
       

  9. 푸나무

    2011년 12월 20일 at 1:22 오전

    그레이스님
    제글이쓰잘데기없이길고
    모양이별무라
    하실말씀이마땅치않으실거예요.
    성가시니그냥패스하셔도되는데….

    감사합니다.^^*
       

  10. 푸나무

    2011년 12월 20일 at 1:23 오전

    미니빙하기도…무섭고
    빙하물녹는다는이야기도무섭고…
    그러니참눈도여상하게보이질않아요.
    사슴정원님은
    지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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