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내가 변했을까?
산에못가는대신

요즈음도서관엘자주간다.

멀리있어더욱그리운사람이거나

잡지못해스쳐가는시간이거나

아직지지못한나뭇잎흔들다가나까지흔들거리게하는바람자락이거나

혹은그아무것도아닌일상의어떤부분들이

무거워지면

찾는곳,

젊은날에는

도서관보다서점이더좋았다.

사고싶은책이없어도

책을살돈이없어도

외출할때면

미리나가서서점에서시간을보낸다거나

그러지못할때는

만나야할사람과헤어지고나서라도들려야만했던곳.

어쩌면그서점들

내젊은날의마음같기도하다.

그곳에가득했던새책들의냄새가너무좋아서

이런향수누가개발못하나???

생각했던순간들도있었다.

그시절에는

정형적인사물을바라보는시력좋은눈외에도

책을보는눈도꽤나밝았던지

괜찮겠다!하며집어든책들이

나중에보면아주유명한고전이든지

특별한사람들이양서라며

칭찬을해대는

혹은마음깊은곳에터억자리잡고

한참동안이나나를휘몰아치는

그런책들과의조우도그리적지는않았다.

그러나이제

그런감각은노래에대한박자감각옅어지듯이

내게서바래간다.

그래서책을고르는일을나보다훨씬더젊은사람에게맡겨버렸다.

예를들어신문사의책색션담당기자들

잡지사의문화기자들

아니면누군가의독서력을읽던지….

줄겨찾기에얌전하게자리잡은

행신도서관

보고싶은책이있으면로그인하고검색하고

천천히걸어서도서관엘간다.

한번대출은다섯권까지인데

두권은의도한책을빌렸고

당연히소설쪽으로간다.

그수많은책들중이상하게걸리는놈(?)이없었다.

이상하다내가변한것일까?

책하면소설,

소설하면책으로연상했던난데

마르셀푸르스트는

꿈꾸는인생이란아주짧은글에서

인생은사는것보다는꿈꾸는것이낫다고단언한다.

그러면서그는한소녀를사랑하는소년의사랑이야기를하는데

어느날그소년이창가에서떨어져자살을감행하고

사람들은그소녀와친해지지못한절망탓이라고생각하지만

시간이흐른뒤

소녀와친해진소년이자신이꿈꾸면서상상하던완벽한어떤것과

소녀의완벽치못한어떤것에의한절망때문에

자살을하게되었다는것을푸르스트는알게된다.

푸르스트는인생이그소년과같아야한다고썼다.

인생은사는것이아니라꿈꾸는것이어야한다고….

어렵고고달픈이야기다.

마르셀은언제이글을썼을까?

그의나이몇에….

사실인생이꿈꾸는것이라는명제는

이제나에게

신앙없는자에게읽혀지는묵시나잠언같은것이다.

인생은사는것이지

꿈꾸는것이아니다.

나는그에게강하고단호한어조로이렇게말할수도있다.

아아,

혹시그래서인가?

그달콤한쵸코렛보다더달콤하고,

아직바다물빛어려있는갓잡은생선의살처럼싱싱한,

아무리진부한인생을그린다한들

개콘보다훨씬더재미있던그소설을.

이제꿈꾸지못해서

버리려하는가?

이제꿈도꾸지못한사람이되려하는가?

숱한소설속에서엿보았던

타인의진지한인생들이

아직도내맘속에서

형형각각의모양으로빛나고있는데….

내가변했을까?

(그래도내책상에는아직못읽은

김훈의흑산과박상륭의소설법한강의희랍어시간이놓여있긴하다만)

8 Comments

  1. 순이

    2011년 12월 23일 at 5:31 오전

    김훈의흑산은거의다봐갑니다.
    천주교박해의역사더군요.
    그렇게지켜낸신앙이눈물겹습니다.

    희랍어시간은올리뷰에신청했다가떨어지고.^^
    신경숙신간을읽고있습니다.
       

  2. 푸나무

    2011년 12월 23일 at 2:13 오후

    언제나내좋은벗이며
    다정한언니께
    성탄인사합니다.

    내년에도더욱친해지고더욱사랑하는
    우리가되어지길바램합니다.   

  3. 쥴리아스

    2011년 12월 23일 at 2:21 오후

    그흑산떔에정약용형제들이란책을사서시간없어눈요기만하다가이제읽고있네요..

    변하는건좋은것아닌가요?다만동적인것으로의변화…정적인것보다는…

    인류의그막강한,헤아릴수없는지식체계가변화를이끌어내게하는것이아닌가모르겠네요..저같은경우는…

       

  4. cecilia

    2011년 12월 23일 at 2:26 오후

    마르셀푸르스트는몸이약해서대부분의시간을침대에서보냈거든요.

    아마도그래서더예민해진정신이보통인간들의상태를마음에들지

    않아했을수도있죠.   

  5. 푸나무

    2011년 12월 23일 at 10:19 오후

    쥴리아스님은동적인변화….
    그게
    거대한지식체계로인한거대한변화같은것을말씀하시는거지요.

    그러나
    제게
    변화는언제나
    두려움을지니고있어요.
    나처럼소심한사람에게는..
    좋은것만은아니지요.

    성탄이브네요.

    따뜻한집과
    얼굴마주할사람만있어도
    행복할조건이되지요.해피크리스마스!   

  6. 푸나무

    2011년 12월 23일 at 10:23 오후

    어제아주늦은밤
    한강의
    희랍어시간을읽는데

    세계는환이고산다는건꿈꾸는것이다.

    그러니피가흐르고눈물이솟는다.

    라는귀절이나오더군요.
    새삼
    있어야할자리…..를생각하게대목이었어요.
    프르스트의글속에서꿈과
    말못하는여인이지어낸
    환과꿈은다르더라구요.

    먼곳에
    계신세실리아님
    특별히좋은시간되셔요.
    그리고그시간이야기해주시구요.
    해피크리스마스!
       

  7. 벤조

    2011년 12월 25일 at 11:50 오후

    꿈많이꾸고잔다음날은뒤숭숭.
    근데평생을꾸라구요?에이…
       

  8. 푸나무

    2011년 12월 26일 at 11:27 오전

    그러게말이예요.
    그꿈이란것이
    점점바래서이젠아예없어져가는데
    꿈을꾸라니….
    이런나무람이또어디있겠어요.
    꿈대신환상이라면몰라도…..
    아직조금
    환상볼나이도못미쳤는가…..
    행복한식사가있는성탄절보내셧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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