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사실책을소유하는것도점점귀찮아

(나는이것이굉장한초탈이라고여겨진다.)

이즈음은거의책을사지않고도서관에서빌려읽는데

빌려서읽고난후에도가끔지니고픈책이있다.

박상륭의책소설법과잡설품은도무지얼른읽을수도이해도되지않아

시간을두고읽어야해서주문을했고

오에겐자부로의만년의사색이란부제가붙은회복하는인간이란책은

한참전에리뷰를쓰기도했는데

그명석하면서도부드러운작가의시선이두루뭉술하게만남아서

다시읽으려고주문을했다.

<책읽는여자는위험하다>는책은참하다.단정하다.

얼핏아주공부잘하면서새침떠는아이처럼보이기도한다.

그런데도표지가빨간빛이니정열적인느낌도있다..

(빨간색과정열을같은선상에놓는것은너무도식적인가?)

내용에대해문제가없는것은아니지만

책의안동네는여러가지색깔이들어있어

별다른안목이없는나같은사람에게는신선하다.

거기다가어여쁜명화들이선명하고조촐하게자리하고있다.

그리고그모든그림들이다아여자이고

다아손에글을책을,그림을,하다못해차표라도,

하여간글과연관된종이라도들고있는그림이다.

그러니글에대한약간의중독적제증상이있는

나같은사람에게는

매우일괄적인미덕을지니고있는책이다.

독서를할때마다요즈음자주드는생각이구슬꿰기이다.

구슬이서말이라도꿰어야보배라는말은

꿰다가심각하게중요하다는의미를내포하고있질않는가,

어쩌면이제우리시대는기막힌스토리나발명품이아니라면

모든지적인작업들이다이구슬꿰기인지도모른다.

어떤칼라로어떤디자인으로어떤배열로(배열은디자인인가?)

이미만들어져dlT는수많은구슬들을

멋지고특이하게강렬하고정교하게꿰는가?????,

이책은얼핏보면독서에대한책이다.

특히저자의말

책읽는여자화가그들에게무슨일이있었나

흥미를적절하게유발시키는문장으로간단한저서에대한설명이아니라

전체책의내용을요악하고저자의의도를길게설명한글이다.

오히려책읽는여자와화가의관계는사족이고

독서에대한수준있는에세이로읽힌다.

지금우리를이렇게장악하고지배하고있는독서가

비도덕적이며위험한것으로만류되었을뿐아니라

극단적인행위로생각한시절도있었다.

오죽하면칸트의추종자였던아담베르크는

양심의목소리를억압하는것,

삶에싫증을내는것,

때이른죽음이라고

독서를표현했을까,

다독을일종의정신병으로본시절도있다.

당연히독서는소리를내어서만이해야한다는시절도있어

아우구스티누스는조용한독서를하고있는대주교를보며

그이상한태도에여러가지설명을붙이기도했다.

그런낭독만이독서라는시대를지나중세에이르러서는

조용한독서는행복의상징으로여겨지기도했고

유쾌한고립행위가되기도한다.

얀베르메르가그린편지를읽는푸른옷의여인이란그림에서

편지를읽는여인은집에없는남편의현존을

편지에서느끼고있는그림이다.

이책에는이런멋진문장도나온다.몽케스키외가했던,

한시간동안책을읽고난다음에도사라지지않을만큼

엄청난슬픔을나는아직경험해보지않았다.“

책에대한글에대한놀라운경외심이숨겨있는문장아닌가,

책이혹은글이얼마나사람의정신을혹하게하는가를

일목요연하게설명해주는,

이책은여섯챕터로나누어져있는데

거기에전부진짜제목과작은글씨의소제목이붙어있다.

예컨대

내밀한순간은책에매혹된여자들,

짧은도피는책을읽는고독한여자들이란부제를달고있다.

그것까지는그래도괜찮다.

슈테판불만이란작가가쓴<독서하는여자는위험하다>

조이한김정근이란두사람이번역을했는데

매우특이하게도책안에

조이한김정근의책읽기와여자라는제목의글이세장이나들어가있는것이다.

하긴번역을하고책이잘팔리기위해서하는일이라며

저자와충분한양해를거친뒤진행했겠지만

그리고어쩌면

더이상한참여들이앞으로새롭게진행될수도있겠지만

내겐일단낯설었다.

무슨공저도아니고말이지….

하긴이역시책에대한보수적시각일수도있겠다.

젊은번역가조이한김정근은그리고출판사는이런행위를

단순한번역이아닌창조적접근법을사용한진보적편집으로

아마도만족했고대견해했을것이니.

하지만결정적인것은그들의글내용이그다지썩새롭지도않았고

원저에플러스를하거나돋보이게해주지는않은듯,

약간의정보를주는방향으로는썩나쁘지는않았지만,

책의말미에도

엘케하이덴라이히의글소논문처럼보이는

여자가책을지나치게많이읽을때생기는위험에관해서가한편실려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마음에들어소유해야겠다고마음먹은것은

그림때문이다.

선별된그림들은충분히흡족하다.

그리고그림에대한별군더더기없는깔끔한설명은여백을주어상상하게한다.

눈이피곤한날밝은햇살아래슬슬넘기며그림을보면

아주기분이좋아질것같은,

혹여마음이슬퍼지는날이라면

페테르일스테드의그림

책을읽는처녀가있는실내풍경이란그림을보면

슬픔이묽어질것같은,

마법의문법….제시매리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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