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오드리헵번/공광규
우리가정말아름다운오드리헵번을만난것은
<로마의휴일>에서가아니라아프리카에서였다고
문화일보1996년10월21일자32면에
`고객과함께하는세계로미래로-삼성`이
전면이미지광고를냈다
흰머리쭈그러탱이할머니가
아프리카어느나라에서
기아에허덕이는인간막대기를안고
세상을슬프게응시하고있다
영풍문고판<>48쪽에실린
믿어지지않을만큼탱탱한몸매로번재산을
기아의아가리에털어넣고서야천사가되다니
피부가헌가죽부대처럼쭈글쭈글해져서야아름다워지다니
평생을거쳐아무도아무것도
제대로사랑해보지않은나는
언제나에게서해탈하여
이할머니처럼세상을바라볼것인가
시만시가아니다.
사진도시가되고
늙은여인도시가되고
주름진얼굴은
젊을때의매혹보다더깊은매혹이다.
섣달그믐날
여행간다던
시동생내외가갑자기온다고해서
급하게나물불린다.
갈비는핏물빼고.
거피한녹두를물에불리긴하는데……
그런데
일하면서
왜허리는아프고다리는저리는가,
쪼잔하게
몸만바라보며일한다.
일을바라봐야하지않겠니
주제가선명해야좋은문장이지않겠니.
설령음식이네마음까지내비치겠니,
만,그래도,
부드러운마음으로음식을만들어야
음식이부드럽지않겠니,.
몸을바라보는것은산만한삶을내보이는것아니겠니.
해가가니더안정되어야하지않겠니.
콩만한삶속에서벗어나야되지않겠니,
두런거리며혼잣말도해주는데
몸인지눈인지가도무지말을들어먹질않는다.
쉬다가
이시를읽고괜히화들짝놀란다.
나는쉬려고시를읽었는데
안피었던꽃이갑자기피어난듯이,
갑자기천둥치듯이
추위물리치고갑자기함박눈내리듯이,
일상이아니라는이야기다
이시.
그런데누군가에게는일상인것이다.
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