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하우스모모는이화여대안에있다.
지금은익숙해져서그런가하지만처음모모로영화보러갔을때
정말놀랐다.
화려한쇼핑센터고급스러워보이는음식점헬스클럽은행등
백화점한귀퉁이를뚝떼어다놓은것처럼멋지고화려했다.
학문을연구하는학교내건물이라고는믿을수없었다.
물론공부하는아이들에게편리를제공하고
어차피사야할물건가까운데서자급자족하며
남는시간공부하라는굉장히지적이고속깊은고도의.
학생들을위한책략이숨어있는지는모르지만
기껏해야밥먹는식당과매점수준만보고살아온내게는
자본주의의첨예한모습이학교내에자리하고있다는사실은놀라웠다.
영화관도좋다.
자릿수는많지않지만젊은아이들만드나드는곳이라선지냄새도없고청결하다.
보통영화관에가서등받이에머리를기대면언제나
께름한생각이들어머리를고추세우고영화를보는데
모모하우스에서는편안하게기대고본다.
<신과인간>은의외로사람이많았다.
최근들어내가본영화치고는가장많은관객과함께본영화인듯,
직설적인제목답게신을찾아나선인간–수도사들의이야기다.
이영화는1996년티브히린수도사납치사건을그린영화이다.
1991년알제리정부와반정부이슬람단체사이의무력충돌로안한알제리내전은
언론인외국인민간인등20만명이넘는목숨을앗아간참혹한전쟁이었다.
수도원에서가난한이웃을위해봉사하며자급자족하며
신을향해나아가던수도사들에게도
죽음에대한위협은두렵기그지없다.
한적해선지일견황폐해보이기도한수도원의정경과
그주변의자연경관이
수도사들의속내와더불어유장하게펼쳐진다.
트리오브라이프에서테렌스멜릭감독이
아름다운자연의흥망성쇠를통해
인생을설명하려던것이길고많아서사람들의호응을얻지못했다면
신과인간에서는수도사들의정한을나타내는데
알제리의자연은침묵의연설이었다.
수도원의실질적리더인크리스티앙은다른수도사들을격려하고고무하지만
실제로는가장마음이많이흔들렸던사람아니었을까,
결국모두다남기로결정한뒤에
그는한없이걷는다.
자연은그런그를침묵으로바라보고
그는끊임없는갈등속에헤메인다.
자연의아름다움은인간의고뇌를승화시키는에너지가있다.
적어도그는자신의흔들리는마음을자연속에서가다듬엇고
기도로서이루어냈다.
흔들려서아름다운,
되돌아서서더아름다운사람의모습이거기있었다.
정부군에도이슬람반군에도속하지않는
수도사들의목숨은풍전등화처럼보인다.
그러나이런위태로운상황속에서가장강하고여유로운이는
수도원의의사인평수사루크이다.
그는오히려어떤수도사보다더건강하고흔들리지않는믿음으로
수도사들이버팀목이된다.
그는죽음이두렵지않아서자신을자유인이라고지칭한다.
그레고리안성가
남성들만의아카펠라찬송은영혼을정화시키는듯
이영화를보는또하나의즐거움이다.
그러나칸영화제심사위원그랑프리를수상했다는이영화의백미.
아마도틀림없이이장면에서심시위원들도방점을찍지않았을까,
예수님최후의만찬분위기가나는마지막식사시간이었다.
아무리기도를해도초조하고아무리마음을담대히먹어도두려운시간
루크가와인두병을들고들어오며녹음기에테이프를하나넣는다.
그리고그들식탁주위로퍼지는차이콥스키의백조의호수
한잔의술과음악.
그장면속의음악은단순한음악이아니었다.
성가도아닌그단순한춤곡의파장은
수도사에게뿐아니라관중인내게도놀라웠다.
저음악속에저런힘이있었던가?
저런기쁨이저런안락이저런환희가저런잊음이,
음악은,그리고한잔의와인은
이세상을잊게해주는주술적인치료이자신비로운해체였다.
수도사들의표정은그순간순전한환희에쌓였다.
기쁘고행복했다.
그러나감독은이에서그치지않았다.
그들은그렇게어떤순전함속에빠져있다가
서서히다른세상으로이동한다.
눈물의세상
슬픔의세상으로……..
한표정안에서
한얼굴안에서
한장소안에서
한인생안에서…..
극진한아름다움,
그러나쓸쓸하여라
그들은회의하고회의한다.
죽음에대한두려움을이기고자그들은더크게찬송하다
안락한삶을택할것인가택한길을갈것인가고뇌하는
루키에게사랑에대해묻는다.
Share the post "그러나 쓸쓸하여라 – 신과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