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ㅡ 기적

제목속에서뭔가스치는것이있질않는가,

아련한것,순수한것,미소떠오르는…..,

<신과인간>과함께연이어본영화이다.

아트하우스모모에서열두시쯤가서오후여섯시즈음나왔다.

주차료가이만몇천원인가나왔는데

영화두편본사람에게는삼천원주차티켓을팔았다.

사람들은내게가끔묻는다.

영화혼자보세요?

산엘혼자가세요?

묻는사람에따라대답이조금씩달라지긴하는데

블로그니까진심을담아약간고답적(?)으로대답해본다면

혼자면,혼자라서,혼자이기에,

산속에서영화속에서쉼을누리게된다고대답해보겠다.

사람과함께하면

가족이든이웃이든친구든그가누구든지간에

끊임없이의식하고배려하고맞추어야한다.

사실우리네모든시간이그럴지도모른다.

어디에있든지사람과함께하니,

그러니나는나를좀쉬게해야한다고생각하는데

홀로일때

영화나산은쉼을허락한다

내게.

무엇보다이런맹탕같은일본영화

대부분의사람들별로안좋아한다.

너무소소하고너무따분하고잘못하면멸렬하기조차해서

괜히영화보자해놓고미안할수도있다.

그러니더욱혼자가좋다.

고레에다히로카즈감독

이친구는내게일본에대한새로운인식을심어준감독이다.

그가만든

원더플라이프걸어도걸어도를보며

그가영화속에서보여주는단순함,맑음,순수함,

일제시대라는단어도걷어내고칼도걷어내고성적인야한문화도상당히걷어내준다.

걸어도걸어도에서가장드라마틱한역을맡았던키키키린이

여기서는외할머니로나온다.

훌라춤을배우는할머니,

일본의멋진남자

오다기리조와

아베히로시가나오는데

이들은조연이다.

이상하게아이들은동북아시아인,

일본사람같은데

오다기리조와아베히로시는마치이탈리아배우같다.

크고길뿐아니라음영짙은윤곽과분위기조차유럽적이다.

이것은무엇을의미할까???

여기가지해찰하면너무길어진다.글,

이영화의실제주인공은일곱소년소녀.

어른들은이영화에서모두조연이다.

그중에서별거가족인두아이

엄마와살고있는형아빠와살고있는동생.

250인가60인가70인가?

하여간빠른고속철이스쳐지나갈때소원을빌면이루어진다!

는소문이이들귀에잡힌다.

그들은소원을빌기위해뭉친다.

그리고모두소원을빈다.

그림을잘그리게,달리기를잘하게,사서선생님과결혼하게,

유명배우가되게,죽은고양이가살아나게해달라는소원을외친다.

정작주인공형은소원을빌지못하고동생은다른소원을빈다.

형의소원은가족이같이살기위해서는화산이터지는것,

그러면떨어져있던가족이함께지낼수있으리라는것,

인디밴드를하고있는아빠는가족이같이살생각만하고있는형에게

세계(?)같은것을생각했으면좋겠다고말한다.

감독의시선은아이들의사랑스러움을찾아내는데밝고정교하다.

기차가스치는곳을찾아가다가만난코스모스밭에서

아이들의작은목소리들이얽히고설키는모습은아름답고

늙은부부와의만남은흐뭇하고저절로미소가나와.

할아버지가만든심심하고밍밍한맛의가루칸떡을가져와서

동생과나눠먹으며키를대보는형제,

아무리잘만들어도여전히심심한맛의가루칸떡은

그러나중독성이있다고형이말하는대목에서

맛에대한성숙한본질이슬쩍나타난다.

어쩌면감독은자신의영화를

이가루칸떡에비유했을지도모르겠다.

진짜로일어날지도몰라ㅡ기적은

마음샤워기같기도하다.

마음이맑아진다니까,

아동생은아주열심히식물을키운다.

키를재보고물을주고

콩을잘키워서엄마에게준다고한다.

엄마콩밥좋아하지않느냐며,

감독의저력이엿보이는대목,

사랑한다보고싶다라는말보다

수만배더한고백,

명랑하고

여자들하고너무친하고

쉽없이달리고

그럼녀서도아빠를사랑하고형을배려하는,

아주귀엽고사랑스러운놈이었다.

그한놈만봐도

영화만족했다.

이놈은그저쉼없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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