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결이그대로살아나는마루는윤이난다.
선비의기개를나타내주고있는적송이선명하다.
단정하게꼽혀있는서가의책들이
좀조악한표현으로해보자치면
디게꼬장꼬장하게생긴선비가꽃을보고있네?이다.
더군다나저화분
색깔과무늬가제법멋스럽다.
자그마한분은조금굵은듯하지만난종류일것같고
큰화분은해당화아니면작약같다.
짙고붉은빛과
여린분홍빛,
초록기운이도는선비의마루밑신발도
선비와꽃.
안어울리는조합이다,생각하기쉽지만
매화벽(癖)이있었다고한다.
안채에서자는데
덮고있던하나뿐인이불로매화를칭칭둘렀다.
자신은추워서벌벌떨면서
틀림없이매화벽이없었을
ㅎㅎ~.
감히냥반여자라그럴수없었을까?
그래도당신있고매화있지……
그러면서이부자리나눠덮었을지도…..
퇴계선생고종기에나온글
박제가할아부지도꽃에미친사람의꽃책
서언에이렇게적었다.
(보성的으로적었슴)
가만생각해보면
이벽이사람의
말하자면
이선비가어떤책의사상에경도되었다면
그경도에의한압박일지헤아림일지치우침을
지금저렇게무념무상의자세로꽃을바라볼수있는
花벽이
약화시켜주는것,
스물네시간꽃을판다고했다
꽃집마다`꽃들`이라는간판을내걸고있었다
나는간단하고순한간판이마음에들었다
`꽃들`이라는말의둘레라면
세상의어떤꽃인들피지못하겠는가
그말은은하처럼크고찬찬한말씨여서
`꽃들`이라는이름의꽃가게속으로들어섰을때
야생의언덕이펼쳐지는것을보았다
그리고나는그말의보살핌을보았다
내어머니가아궁이에불을지펴방을두루덥히듯이
밥먹어라,부르는목소리가저녁연기사이로퍼져나가듯이
그리하여어린꽃들이
밥상머리에모두둘러앉는것을보았다
간송미술관의함박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