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첼란이란시인이있다.
독일어를모국어로시를쓴그러나유태계시인이다.
그는유태인이었기에아우슈비츠로보내진다.
파울첼란은죽음의바로곁에서
죽음의향기를진하게맡으며
그러나그가운데서도쉬지않고시를썼다.
그는악명높은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살아남았지만
극심한우울증과살아남았다는죄의식에시달리다
결국세느강에몸을던져자살하고만다.
그런자신의문학을파울첼란은
‘유리병편지’라고했다..
박편지는내가붙인이름이다.
조선시대
귀양을간명필이광사란사람의이야기이다.
그는귀양지에서
글을써주고귀한것이없이살았다..
뿐아니라봄이면박을심어서
가을이면그박속을파내고
거기다자기가쓴글을넣고밀납으로봉해서
일삼아바다에띄웠다..
누군가자신이여기에살고있다는것을알아주었으면해서..
이상하다.나는그런글을읽으면.
정말그시절로휙가버린다.
어느새거기가있다..
내가그가되어서.
봄이되어땅이부드러워지길기다린다..
봄비여러번나붓이내려앉으면
작년에잘건사해놓은박씨를
부드러운흙향기를맡으며땅속에묻는다.
어쩌면그어두운땅속으로들어가는박씨가
모두에게잊혀진자신처럼여겨지기도한다.
손길이다정하고고울수밖에없다.
그밤다시나즉하고그윽하게봄비오신다..
낙숫물떨어지는소리를벗삼아유정한글을쓰고…..
아내도그립고
자식들도그립다.
벗들도자신을이젠잊었겠지생각하면
그리운감정들은금방슬픔이된다.
그슬픔을잊게해주듯어느날박의씨앗이돋고
꽃이피고
열매를맺는다.
어느달밝은밤
그휘영한달같은박을들고박위를조심스러이오려낸다.
너무크게오려도안되고너무작게오리면속을파내기가나쁘다.
오려낸박속을한숱갈한술갈파낸다.
아무도없는빈방에앉아서
박속을파내고있는중년의남자
다파낸박을
몇날며칠말리겠지..
축축하면글이상할테니까…
그리고바닷가로가서
썰물때에보내야겠지.
박을하염없는눈빛으로두둥실띄어보내는남자..
거기누구없어요?
나여기있다우.
귀양은
죽음보다는훨씬더서정적이다.
아우슈비츠수용소는
죽음의냄새가가득하다.
불안하고초조하고
아마도광기어린시간들이겠지.
시인은기도하듯
시를써냈을거고.
시를쓰지않고는견딜수없는마음
그러나잘써진시를보며또절망하지않았겠는가..
시가무엇이란말인가?
삶에서시가주는의미는또?
읽어주는이없는시는왜이리아름다운가?
누군가읽어주어야할시가아닌가?
사실박편지는매우실제적인상황이지만
유리병편지는조금은이미지화가아닐까싶기도하다..
갖힌자의고독이투명한유리속에서들어나보이는,
하지만실제
유리병에담아서땅에묻은죽은시인의시가
발견되기도했었다니까……
박편지와유리병편지속에는
희망과절망이공존하고있다.
누군가자기글을읽어주리라는절대적인희망
그러나현재아무도글을읽어주지않는절망.
그렇다면
사람은
결국자기자신의존재감을
타인과의교류속에서만느끼는게된다는이야기가성립되는가?
어쩌면
그래서이작은편린같은글을써대고
이글은박편지거나
유리병펀지거나.
세상의모든글들
세상의모든그림
세상의모든예술,
아이들의웃음소리도
모든것들의
나여기살아있어요!라는몸짓!
*사진은작년사월양수리에서
밥
2012년 1월 30일 at 10:47 오전
컴편지나쓰고있습니다저는.
별로읽어주는이도없고..
뭐사실많기를바라는것도아니에요.
항상바라는건일당백의딱한사람인데,그게없어서문제죠.
아항상수신거부당하는불쌍한내편지들생각하니기냥눙물이!
푸나무
2012년 1월 30일 at 11:05 오전
전에나랑친한여인이밥이란아디를썼어요.
아주성품이좋은여성이었는데
근데밥님많은사람원한느것보다
한사람일당백원하는것이더큰일이라는것,
근데그컴편지내게보내요,
난절대수신거부도안하고….
아이고남자가아니라서안된다구요?
늙어서두안되구요?
나두기냥눙물이….^^*
요즈음댓글난을닫고글을쓰는데
아이고이정신머리가…..
근데밥님글보면서
문득
댓글난닫는것도자연스럽지못하는일이구나…
생각도들어오고…..
그나저나
밥먹는사이에동강유린기는드셨소?
shlee
2012년 1월 30일 at 2:48 오후
자연스러운일
댓글란도..
박편지도..
이런생각한적있어요.
95년입주한집..화장실천장에편지를감추는거…
그집이사오고나서
그집생각..
^^
화장실천장에편지는아무도찾지않을겁니다.
나도…
그집에다시갈일은없을테니까…
그런데도그편지를그곳에두고싶었어요.
그집은편지집
섬
2012년 1월 31일 at 8:19 오전
저도박편지쓰고픈데
서툴게쓰다가오래된화장품냄새나나는건아닐까하는..^^
여긴눈이’폭탄’으로쏟아져요.
푸나무
2012년 1월 31일 at 11:51 오후
아편지집….
박편지보다
우리병편지보다
사이즈큰서정인걸요.
지금도그집에그편지있을까요?
읽고싶다.그편지.
푸나무
2012년 1월 31일 at 11:54 오후
섬님.
나는어제올겨울하도눈이안와서
눈맞으러기차를탔어요.
열세시간가량타는기차여행중세곳에서내리는데
처음내린추전역부터눈이오기시작하더군요.
아하루종일기차인에서눈바라본여자예요.^^*
박편지제게쓰세요.
잘읽을께요.
사슴의 정원
2012년 2월 1일 at 12:24 오전
이제겨울이지나가면봄도멀지않으리하는심정으로살고있습니다.
희망을가지고마음의여유를가지는삶이행복하겠지요.
푸나무
2012년 2월 1일 at 1:39 오전
어제기차안에서보니
눈오시기전까지는
산의나무들
천연덕스러운모습들이
드디어겨울갔어~~~
하던걸요.
눈이오니
전혀다른모습으로화하긴합디다만,
이제사흘후면입춘이여요.
사슴의정원님입춘대길!^^*
雲丁
2012년 2월 1일 at 3:02 오전
오랫만에댓글란오픈하셨네요.^^
그렇지요.
무엇으로든소통하려는몸부림
모든생명체에게서보게됩니다.
입춘을앞두고춘심을읽습니다.
어여봄이왔으면해요.
좋은글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행복하세요.
푸나무
2012년 2월 1일 at 12:05 오후
지금이가장겨울이지루한시긴것같아요.
정중동의…
그래도울엄만
설지난추위는아무리추워도암것도아니라는말씀을했는데
내일우리동네는영하18도라고하니….
엄청나죠.
붐이고개내밀다가
아서라
더깊이숨을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