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강림하시려나 봄
BY 푸나무 ON 2. 20, 2012
나무가기도하는집
저자
이윤기
출판사
도서출판세계사(1999년12월2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구기터널에서승가사를거쳐
비봉으로오르는
북한산길을걷노라면
폐타이어를이용해서(그래서자연친화적인가?)만든
폭신한다리들이세개있다..
그중의하나이름이귀룽교.
그리고조금더걸으면
아주커다란귀룽나무가한그루나타난다..
얼마나크던지그밑에식탁과벤취가많이놓여있다.
아무리환한낮이래도나무밑은어둑하다.
그늘이짙다는이야기다.
우리교회에오개월된아이가있는데
어제그아이내손을꼭곡잡고칭얼거리다가잠이들었다.
잠이드니손을펴더라.
세상에그손이
별만하랴,
꽃만하랴,
세상에그무엇이아이손같으랴…..
그손내손에담고정말바라보며넋잃었다.
그게부드럽기는또얼마나부드러운지….
그와가장흠사한것이
이른봄나무에서솟아나는,
아니솟아난후
조금자란새순이다
봄날의귀룽나무는
참으로환상그자체이다.
꽃피기전연두잎새
그섬세한빛깔과아름다움으로발길을멈추게하고
내마음담아갈손길가득펼쳐지는데
생각해보라
그연한어린아기같은순들을,
그것들나를흔드는데
흔들거리는것에유달리약한내가
하물며그어린것들앞에서
아흐,…..
그러니귀룽나무
새가지에서하얀꽃들이만개하면
이승의모습이아니다.
천상의선녀가하강하시는,
구름타고내려오시는,
선녀의긴옷자락살포시펼치시는…
그렇지사카구치안고가저절로기억나는대목이기도하다.
산속에서귀룽나무,
그것도꽃피어있는귀룽나무를만나면
아무리그대마음단단하더라도
하염없어지고야말리.
맥풀린다리를어쩌지못해그아래터억
주저앉을수밖에……
아마그래서
이윤기도귀룽나무가있는집을소재로
나무가기도하는집이란
책을썼는지두모르겠다.
우야아저씨.
나무를사랑하는노총각아저씨.
세상의지식은별로없지만세상의이치를아는사람.
자연과무엇보다나무와교감을할수있는사람,
나무와함께있을때다가오는행복의파장을바라볼수있는사람,.
뿌리뽑힌경험이있는나무와상처입은경험이있는사람을
기다릴수있는사람.
나무가가장좋아하는것은기다림이라는것,
상처입은사람도역시그러하고…..
하여묻지말것,
말이필요없는세상을알려주는책이기도하다.,
귀룽나무의가지는
능수버들처럼밑으로쳐져서흘러내린다.
그래서범접치못하게
커다란나무임에도불구하고
아주사람에게가까이다가선다.
마치담을헐어버린
키다리아저씨같기도하지..
언젠가북한산을오를때
꽃이가득핀귀룽나무세그루가연이어쓰러져있었다.
아,그전날바람조금불긴했었지만
그바람에이렇게허무하게쓰러졌을까,
절벽에홀로있는것도아닌데
왜쓰러졌을까를곰곰히생각하다
답을얻었다.
꽃은가득피어났지,이파리솟아났지,
귀룽나무는자신의가지를
이겨내지못하고작은바람에쓰러져버린것,
문득
귀룽나무를쓰러뜨린나무의가지들을생각하다
세상의번다한가지들역시우리를그렇게무너지게할수도있겠구나,
잡다한일들이생명력을소진시키겠구나.
나무는
창조주께서
우리에게보내주신
신비로운예언자
언제강림하시려나
봄.
올핸곡귀룽나무꽃사진을찍어야지.재작년개군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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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달
2012년 2월 20일 at 2:00 오전
문리를깨우치고,이치를아는건,교육과는별개인것같습니다….^^*
푸나무
2012년 2월 20일 at 2:02 오전
그럼요.그럼요.^^*
달님.
산성
2012년 2월 20일 at 7:45 오전
집근처천변에크지않은귀룽나무들이있지요.
봄이되면연두가먼저오고그다음
하~얀꽃을달아내는데얼마나감사한지…요.
잠이든아가손이절로펴지는순간…처럼
그렇게봄이오실모양입니다.
그비유가절묘하십니다.
편안한시간되라는인사까지하는
이목소리의주인공은누굽니까^^
푸나무
2012년 2월 20일 at 11:29 오후
지인들과식사를마치고늦은밤돌아오는데
생각보다춥지않더군요.
추운나으리께서
약간뒤돌아서신것인가…..
아니면재미있는이야기들이
속에서열을내뿜는것인가생각했어요…
그쵸,
귀룽나무
구름나무라고도부르는그
연두먼저오고
꽃오면
…내어떤표현보다더적확하신데요.
감사하지요.
지금또나가야서
백수가과로사한다는말
실감하며댓글만쓰고나갑니다.
즐거운날되셔요산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