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두 시였다

한시좀넘어집을나서려는데누군가들어섰다.

다행이일찍가줘서그녀등뒤에대고요즈음개콘유행어감사합니다가하고싶었다.

개콘흉내를아줌마들이내면싫어한다고

울딸이말해줬다.

왜냐고물으니

몰라,하여간수민이엄마도가끔감사합니다를한데그러면수민이도엄청싫다고하데,

나는재빠르게수민이를규서로바꿔들었다.

드문드문생각이났다.

왜왜안되는데,

운전할때가장좋은것은

듣고싶은음악을그것도맘대로크게해서들을수있는것이다.

그러니자유는언제나혼자일때다가온다.

관계속에서자유는거의없다고보아도무방하다.

배려와도리와의무순종상냥,미소,친절감정숨김숨김에더한감탄과…,,,,

흠전부하고싶지않는것들이군,

산을오른다는것은그런것들을버리는일도되고,….

러나그것들버려버리면뭐가될까,

두시30분삼천사주차장도착배낭매고등산화신고,

여전히스틱은망설이다차에두고내린다.

무릎에좋다고하는데도무지거추장스럽다.

35분걷기시작.

무릎을면밀하게살핀다.

참넌애증그자체이다.

전혀보고싶지않는데끊임없이보챈다.

보라니까,보라구,관심을보여줘안그러면삐친다.

하긴잘삐치는주인성격어디가겠니.

알았어,살살갈께,그러니화내지마라,

너만,너에게만관심가져줄게.제발부탁해,

비굴할정도로많은마음을담아보내는데도쌀쌀맞기이를데없다.

삐침의제증상인쪼잔함도더불어줄선다.

설령주인이좀참을성없다하여,

겨울눈내린뒷날날씨좀따뜻하다하여,

굳이산에오른다하여,

금미끄러운길걸었다하여,

그시간이좀길었다하여,

그다지화낼게무어냐말이다.

네주인혼자걷는산길좋아하는것너모르지않고

나무바라보는것좋아하는것너모르지않으면서,

사실너도네주인덕에강해지지않았니.

전엔겨우언저리산행만즐겨하다가

비봉정도는거뜬하게올라서

서울장안굽어볼뿐아니라

삼각산을바로지척에두고

친근하게바라본맛을너도모르지않을텐데,

삼각산에달빛어리면

네주인상상만으로도너무아름다워몸을흠칫할때

너도동참하지않았니.

그래기다리지못한것….

네주인참을성없고말고.

눈녹고햇살고르고새순나오며산이부드러워질때를기다렸어야하는데….

하지만겨울산의매력을너도느끼지않았니.

그차가운바람,

저절로마음속소쇄되는바람,

벗은나무가읊는를듣기위해

네주인설때너도서지않았니.

애국가가사처럼공활한하늘…..은오케스트라…..

나무가읊조리는

시의배경음악아니었니.

그때거칠고황량함

부채살펼쳐지듯삶의여러가지부분들이모여서하나로펼쳐지는

을겨울산아니고서야어디에서경험하겠니.

무엇보다여기저기쌓여있는나뭇잎들이부르는

소멸의성가를너듣지않았니.

배우지않았니.

네게도이윽히다가올거라는것을,

겨우남는것은生氣고영혼이고아주잠깐의타인속의기억이고….

규서담휘는흙이된엄말오래기억해줄까.

세상에,

보이니,

저찔래말이다.

물오르지않았니.

물이초록이란것을아는것겨우몇년전이다.

그러고나서야

물이빨간색도

자주색도있다는것을,

물오르는나무들빛깔이

나무에따라다르다는것을알았다.

사람에게도물줄기있으리.

리고나도한순간,

물오를때있었으리…..

이십대초반이던가

하얀색자켓을입고교회가던날

나이드신목사님이모르는말씀을하셨다.

?했더니

환한꽃이라는일본말이라고…..

그말기억했어야하는데….

꽃아닌젊음어디있으랴,

물색도기억나지않는젊음이무릎시린사이로다가왔다.

그래서시인은뒤안길로표현했구나.

있으면서도없고

있었으면서도선명하지않던뒤안길.

나만의악어바위가나타난다.

처음엔약간악어였는데

갈수록진짜악어가되어갔다.

길게째진입,모호하게감은눈그리고힘있어보이는견고한몸체.

악어바위에서잠간쉴까하다가그냥내쳐걷는다.

여기까지가한시간그리고이십여분걸으면사모바위다.

사모바위가까이가면오래된개나리가길가쪽에제법주인인듯버티고있다.

산위의개나리라니….

어울리지않는조합인데도개나리는의식하지않는다.

오히려지나가는사람들에게제다칠까봐흘끔거리는형국이다.

봉우리에만올라가면나타나는무수한사람들,

사모바위사진한장찍고물한모금마시고다시선걸음에내려왔다.

물론내려오기전

사모바위아래쪽에잇던커다란정향나무와눈마주치는것잊지않았다.

그아이.향기롭게피어날오월을생각하면

마음정말시쳇말로므훗!하다.

삼천골로들어서서야

다시마음호젓해진다.

계곡에아직도선명하게남아있는얼음사진몇장찍었다.

미련이든게으름이든

채아직떠나지못한겨울의손들이마지막모인장소이지싶다.

거기서한숨쉰다음먼길긴길을향해떠나기위해숨을고르지않겠나.,

그곳에도내좋아하는정향나무세그루있다.

작지만정향이라향기로운,

그러나대부분의나무들은아직도계곡처럼겨울이었다.

움조금솟아나있는쪽동백나무두어그루보였고……

내려올때초록물오른찔레나무……

참잠이적은재성덕한친구다싶다.

늦가을아니초겨울까지도열매매달고새순내고있더니

저렇게부지런하게금새물오르다니…..

돌아오는길에우리동네가로수로심어진회화나무길지난다.

해미읍성에있던회화나무는수많은천주교인들을매달았다고한다.

호야나무홰나무.

회화나무는아주늦게잎솟아나고

아주일찍단풍이드는그리고물든아피라도삽시간에떨궈내버린다.

삶에별로애착이없어보이는,

니힐리스트나무

두시간삽십분걸었다.

적어도어느부분은참척한토요일오후였다.


(이사진은내사진아님)


6 Comments

  1. 雲丁

    2012년 3월 5일 at 12:29 오전

    봄산에오르셨군요.
    간다간다하면서도,,
    뭐든영원한것은없다고혼자되뇌이며..
    이봄엔산에꼭오르리라.   

  2. 벤조

    2012년 3월 5일 at 5:21 오전

    오후두시라니…
    뭔일이?
    그때쯤은악어바윈지뭔지근처에있지않았수?
       

  3. 푸나무

    2012년 3월 5일 at 8:36 오전

    올봄에한번산에서만날까요?

    무릎이아직완전히다안나았나봐요.
    토요일산에다녀온뒤로
    저를더보라하네요.
    무릎이요.   

  4. 푸나무

    2012년 3월 5일 at 8:38 오전

    한시에사람와서두시에출발해서
    산에갔다는
    두시삼십분에삼천사주차장에도착했고…..

    벤조님
    악어바위사진보여드릴까요?
    진짜악어에요.^^*
       

  5. 소리울

    2012년 3월 7일 at 4:50 오전

    악어라고보면악어일거고돼지라고ㅗ면돼지일것같은바위가많았어ㅛ.
    저는하누넘에서연인이키스하는장면을보았는데돌아나오니까
    전혀엉뚱한바위이더군요,
    내가그이름을불러주었을때
    비로소꽃이되는…   

  6. 푸나무

    2012년 3월 7일 at 2:59 오후

    지루한글
    뒤에까지오셔서차분하게읽어주시니….

    차렷,
    경례(배꼽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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