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속삭임
BY 푸나무 ON 3. 8, 2012
|
과학전문지에올려진글은다옳을까,
실험을통한논리라면누구에게나다적용되는것일까,
이세상십억의수많은사람들을
여자남자단두개체로나누어실험을할필요는있을까,
그래서오억정도의여자는그래서여자가되고
오억정도의남자는그러니까남자가된다면?
“하버드의대연구팀이
건강한성인남녀45명의뇌를조사한결과여성의뇌구조크기가
남성과달랐다.”며
“전두엽과단기기억공간,공간지각공간모두남성보다더크다.”고.
과학전문지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는전했다고신문에났다..
이는여성이남성과공간지각의방법이다른이유를설명해준다.
즉여성은주변사물을자세하게인지하고공간을지각한다는것이다.
남성이여성보다공간지각력이뛰어난것은
수렵시대부터비롯된일이라는글을읽었다.
가족을위한사냥길은멀고험해서사냥을해야하는
남성들은공간지각력이뛰어날수밖에없다는것이다.
내가궁금한것은이런학설이
혹은가설이모든사람에게다천편일률적으로적용되느냐?
에있다.
내가아는한지인을
나는‘길순이’로부른다.
물론여성이다.
그이는어느길이던한번가면머릿속에정확히입력이될뿐아니라
전혀낯선길에서도여기로가면맞을것같아,
하면별로틀린적이없다고한다.
나는어떤가,
아주익숙한길에서도방향을조금만바꾸어서게되면
그순간길은내게아주새로운미지의길이되어버린다.
별로감도없지만혹시감을믿고찾아가다는가는열에아홉은황당한지명이나타나곤한다.
뿐이랴,
아주힘을들여찾아가본집도
하루만지나면다시낯설고새롭기그지없으니,
이십분이면찾아갈수있는나름동네길을
두시간이넘게헤맨다고생각해보라.
넉넉히도착해서느긋하게아름다운저녁식사를즐기려고찾아가는호텔을지척에두고
사십여분넘게이골목저길을헤매일때면이것은약간심각한증세가아닌가,
(지금은네비양이계셔고맙기그지없다)
출장소비슷한동네우체국을찾아가면서도
이골목이던가?아니이골목?
운전을하면서고개를옆으로길쭉하게빼며매번망서리게될때면
‘위영너정말저능아아냐?’
저절로중얼거리게된다는것이다.
공간이랄지,지리랄지,방향이랄지,
실재하면서도왠지무형의느낌이드는
‘커다란것’에대한이痴가
나는괴롭기도하고부끄럽기도하다.
혹시이런커다란공간방향치때문에
지금내가서있는곳도내가서있어야할자리가
아닐수도있지않은가싶어아득한마음이들때도있다는것이다.
깊은밤,
별자리총총한밤은귀신이야기가어울린다.
두남녀가높은산에있는산꼭대기의여숙(旅宿)으로찾아든다.
그들을맞이하는어린소녀는그들손에감긴여자의붉은허리띠를바라본다.
유곽의여인과사랑에빠진명문가문의대학생.
통속적인스토리의결말답게결국그여숙에서그들은자살한다.
메이지의걸물인아버지는죽은아들앞에서호통소리를낸다.
이런어리석은놈,유녀따위에휘둘려서,
같이쥐약을먹었지만
여인은약의일부를토해내서죽은남자곁에서계속살아있다.
모든사람들은죽은사람곁에살아있는그녀를죽은사람취급을한다.
신사에근무하는궁사인할아버지부터시작해서의사경찰,그리고집안의모든사람들,
연인의시체가떠나가버린뒤에도
여인은아련한신음소리를내며이틀낮이틀밤을살아있다가
결국숨을거둔다.
이기막히고섬뜩한이야기속에서더욱생경한것은
그녀를그렇게죽어가게내버려두는것이,
혹은죽은사람처럼여기는것이
그녀에대한
‘예의’라고생각하는것이다.
무시무시한이야기꾼아사다지로의글
‘인연의붉은끈’이란글을읽으면서
혹시그녀를향한사람들의‘예의’도
공간지각력의결여로
있어야할곳이아닌곳에있는지도모르겠다는생각이들었다.
그래서내가익숙한길에서도
낯선길처럼헤매듯이
그사람들의‘예의‘도그렇게낯설고생경한건지,
아니면혹시내가지금생각하는’예의’가오히려’예의’가아닌지도,
어제공원에서다람쥐를보았다.
북한산다람쥐보다
공원다람쥐는사람을덜두려워하는듯,
발자국소리를들으면서도호들갑스럽게도망가지않았다.
적응력수용력탓인가,
왜같은쥔데다람쥐는저렇게이쁘고
쥐는징그러울까?
요즈음소동파시와산문을같이읽고있는데
소동파의쥐이야기가생각났다.
방에있는데책상서랍에서무엇인가갉는소리가났다.
쥐구나,잡으려고가만히열었더니갉아진것도없고죽은쥐만있다..
서랍을엎으니쥐가쏜살같이도망가버렸다.
소동파는생각한다.
그렇다면저쥐가
일부러갉는소리를낸것인가,
일부러죽은체한것인가,
사람이지혜가많다고하는데쥐에게부림을당한것이지혜인가,
부지런한꽃지기들
벌서복수초사진을찍어서올린다.
복수초는매우은밀한봄의속삭임이다.
새해처음피어나는꽃이라
元旦花라고도부르며
얼음사이에서피어난다하여얼음새꽃으로도불리는壽福꽃.
어쩌면
피어날시간과
피어날장소를
정확히아는저놀라운감지력은
나처럼지각력이심히결여된사람으로서는
그저기이하며
그저신묘막측(神妙莫測)할뿐이다.
소리울
2012년 3월 8일 at 2:28 오전
봄의전령사같아요.
예뻐라.
마이란
2012년 3월 8일 at 8:00 오전
아,푸나무님도’방향치’라그러시니까왜이리기쁜지요.ㅎㅎㅎ
봄은나른한햇살이피어오르기시작할때느끼는것보다
겨울속에서발견할때더어여쁜것같아요.
늘그렇지만오늘사진참,맑습니다.^^
綠園
2012년 3월 8일 at 10:09 오전
푸나님은지극히정상이신것으로사료됩니다.
‘말을듣지않는남자지도를읽지못하는여자”란책읽으셨잖아요.
저는이책을젊었을때읽었더라면더좋았을텐데한적이있습니다.
이책을읽기전에는여자와남자가그렇게다른지몰랐었거든요.
복수초,만물을창조하신분이신묘막측의대가이시기때문이겠지요?^^
푸나무
2012년 3월 9일 at 1:26 오전
눈이너무약해보이지요.
사실저초록순도약한데….
예뻐라하시니
제사진
저두한번더봅니다.^^*
푸나무
2012년 3월 9일 at 1:27 오전
마이란님도방향치?
에이,그래도나보담은덜할거예요.
전어느땐정말절망까지한다니까요.
오죽하면저능아아니니.
나에게중얼거렸겠수….
그나저나같은과라니더욱….이뽀^^*요
푸나무
2012년 3월 9일 at 1:29 오전
그렇다면녹원님은
말을듣지않는남자라는이야기신데….
글상으로뵙기에는전혀아닐것같거든요.
매화사진은찍으셧어요?
아,거기는반대라
가을에야….찍을수있으시겠다.
풀잎피리
2012년 3월 9일 at 1:57 오전
눈이살짝얻혀진봄의속삭임
음악처럼살며시다가옵니다.
저도길치,인치인데그렇게삽니다.
소나무에얻힌눈송이가있어더욱아름답다생각하면서…
푸나무
2012년 3월 10일 at 1:02 오전
저두풀잎피리님사진이랑글이랑자주봅니다.
꽃이름배울때두있구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