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밝은 달에 밤새 노닐다가…..

사람들은언제나
자기가보고자하는면만을보는
일종의斜視들이야.

사시에도
상사사하사시외사시내사시가있대내.
그방향에따라그리이름붙인게지.

사시라하여두눈다그럴까?
아니지.
한눈은정상인데
다른한눈이원하는방향으로향하질못한다는거지.

그것참,

사람들참이상도하지

그렇게나다른것새로운것들은찾아내고좋아하면서

몸좀다른것은왜그리못견뎌하는지,

양팔양다리조금달라도유심히보고

손가락하나만달라도왜그리눈을반짝뜨는지,
눈하나가자기마음대로되지않는다하여

머어때,

사실몸이조금다른것이나

눈의사시라면큰문제가아니야,

문제는
정서랄지,생각이랄지,타인과의관계랄지,
이런미묘한분야에
사시가들어가좌정하고있다면
이게문제가된다는거지.

예를들어
나처용.

원래용왕의아들이었어.
그렇지그때만해도
지금보다는모든것이자유로웠기때문에
용왕의아들이라하여
땅위조그마한신라나라왕앞에서
춤을춘다하여흉될것은없었지.

흉이라니
오히려
작은자큰자앞에서너그러웠고큰자작은자앞에서오히려겸손한시대였으니
그러니내즐기는춤,
그앞에서추어
그즐겁다여기면
그또한내기쁨일터….
(그래지금과는아주다른시대였지.정말투란토트나아이다즐길수있는데,

비싸서못가는이시대와는다르지.돈이나지위보다는

즐길수있는자앞에서즐기게하는것,그것이그시대의예술이었으니깐.)

춤을아는자더군.
그헌강왕은.
그가좋아서용궁버리고그를따라왔어.
울아버지한테는나말고도아들
여섯명이나더있었으니까….

그리하여어여쁜아내도얻고,
날마다내좋아하는춤을추며
젊은이들에게춤을가르쳤지.

가끔드물게몸으로하는일들을
하찮게여기는
우스꽝스러운무리들이있는데
그것들
철들어보라지.
몸으로하는일들이
얼마나구수하고아름다운지알게될터이니….
근데그땐사실이미늦어있지.
하고싶어도아무리원해도아마도몸이이미그를배반한뒤일거야.

그날밤달

차암환하고밝더군.
달이밝으면세상요요해지지..

댓이파리흔들거리는모양도댓이파리그림자도

바로수묵화가되거든,

달의밝고오묘한기운이온누리에색다른숨결을쏟아낸탓이지.
나라고달랐을까,

몸안깊은곳에숨어있던나모르는춤사위까지달빛이불러내는듯

내가부유하고있는건지
도무지발이땅에닿아있는것같지가않더군..

유별나게춤을받는날이었어.

달중천에서뉘엿뉘엿져갈때서야
사람들
하나둘사라지더군
나도
집으로돌아왔어.
소진된걸음걸이로……

춤을별로좋아하지않는내어여쁜아내
깊이잠들어있을것같아
아주가만히대문열고마당으로들어섰지.
달빛여전히휘황히
마당에그득히쏟아져내리고….
춤으로다아소쇄된
내몸과마음.
그리고마지막남은영혼은
저물어가는달빛이다아씻어주는것같았지.

달빛길다랗게
마루위에스며들고

그달빛위로일렁거리는감나무그림자정다이노닐고
그마루지나
방문고리슬쩍잡으니
문배시시열리네.
황홀한달빛방에도눈부시게내리비쳐
어여쁜아내의다리쪽비추이는데

오메!!!
다리가두개가아니라네개네.
내어여쁜아내의다리가네개였던가?
아니그럴리없지.
그리고저다리두개는털이부숭부숭났구먼….
그렇다면…..

침착해야지싶었지.
우선저달빛
저리참하고밝은데
저달빛아래서
잠시생각을가다듬어야지.
생각을모으기위해서다시달빛가득히내비치는
마당으로내려섰어.

갑자기
온몸에격렬한통증이일기시작하는데
견딜수가없었어.
몸이저절로움직이기시작하더군.
달빛은
덩더쿵덩덩쿵,
북치는소리를내귀에담어보내고
내몸은고통을이기노라
벌숨벌숨
숨쉬어대고…..

……….
동경밝은달에밤새노닐다가
집에들어와자리보니가랑이가넷이어라
둘은내것인데둘은누구것인고
본디내것이건만빼았겼음을어이할꼬?///
……….

천연두귀신이
험상궂게생긴모습으로변하여서
내게절을하더군.
공의아내가하어여뻐서내범했는데
공께서는
노여워하지않고
춤을추시며
시를지으시니.
이제공의얼굴만보여도
난그집에들어가지않겠사와요.

사람에게만사시가있는게아니더군.
역신에게도사시있어.
내고통이기려고
춤추었거늘
내분노이기려고
창에담았거늘
그리바라보난다?

혹자는
이리도말하더군.
춤의승화라고….

승화는매우전문적인단어야.
깊지않으면이룰수없지.

예를들어
이창동인가머신가영화만드는감독,

장관은잊혀져도영화는남지,
창부라는단어를
영화에슬쩍걸쳐서설왕설래하는것두.
그친구참영화를사랑해서
그런단어를쓸수있지않았을까싶어.
그친구
오아시스만들때
그밑에서일하던친구가영화만드는이야기를주욱썻는데
이창동감독보고
<도닦는것같다>
머그런표현을썼더군.
너무도진지하게영화를만들어서…….
그러니
그런단어를쓸수있지않을까싶었어.

오아시스영화본지가언제인데
아직도그영화가슴속에간직하고있는
나.
(나가누구여?처용이여?위영이여?)
가보는관점으론말이지..

사랑하니
함부로말할수있었겠지.
사랑하지않았다면
조심스럽고예의바르게말했겠지.

사시적관점이고말고,

봄비오시는아침이네.

저비에조금남은겨울먼지말갛게씻겨나겠네.

먼지없는나뭇가지

아주맑은곳

그어디쯤

어린아이새순

그보다더여린꽃순

봄비간지럽다며옴지락거리겠네.

사진은재작년오늘것

4 Comments

  1. decimare

    2012년 3월 23일 at 10:26 오후

    "둘은내것인데,둘은누구것인고"

    처용님…

    그것이왜"내것"인가요?

    그건…처용님의처의것입니다요.
       

  2. 조르바

    2012년 3월 24일 at 1:53 오후

    위영님
    달님과엄청친하시군요.^^
    달빛을왕창받은그이름위영~님

    멋들어진해설정겨운묘사에완전넘어감미다!!~~~헤롱~~~@@@ㅎㅎ   

  3. 푸나무

    2012년 3월 25일 at 10:47 오후

    마레님은
    분별력이강하신분?

    근데문득이글
    적고보니재미있네요.^^*

       

  4. 푸나무

    2012년 3월 25일 at 10:49 오후

    조르바님
    위영청하니….
    언제나저와친하긴하죠.
    아니다
    소망이다요.

    저두조르바님이
    달빛을왕창받은그이름위영하니

    !~~~헤롱~~~@@@ㅎㅎ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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