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책상위에여러권의책을두고읽는다.

도서관에서빌려온책도있고

새로산책도있고책꽂이에서나온책도있다.
크고작은것은말할것도없고

색색이다르며
입고있는옷의여리고세기도다양하다.
책은굵은제목으로

자신을아주잘설명하고있으면서
그것도부족하여바탕의그림으로미소를흘리거나
글자의형태를통하여서

모델처럼,모델같은자태를지어내기도한다.

사실책과의만남은사람의그것과매우흡사하다.
어느날우연히조우하게되기도하고

생각하는중에찾아가서만나기도한다.

헤어진연인과홀연예기치않는장소에서만나듯
만났던책과의흥미로운재회도있다.
책과의재회도사람과의재회와썩그리다르지않다.
그전에는보이지않았던것들을보게되는경우도있고
이해할수없었던어떤부분이명징해지기도한다.

일회용만남도있고

두고두고데이트를하며살펴보는경우도있다.

사람처럼책에도첫인상이있다.
단지사람과다른것이있다면
책의장정이나디자인등의외형적인것보다는
(북디자이너들이보면기분나쁠대목이지만ㅎ~)
책의첫인상은

대개서문이나혹은들어가는글에서다가온다.

서문에서수사학적인변론이강하다는느낌이들면
역시책의내용도그러하고
지나치게친절하면책의내용역시가벼울가능성이농후하다.
서문에서부르는이름이많아지면

책이제시하는길이산만할수있으며
짜깁기했을가능성도없지않다.

그렇다고해도

사람의첫인상이그사람의전부가아닌것처럼
책의첫인상이책의전부이지는않다.
예를들어

처음엔너무딱딱하고진부한표현방식으로시작되는책이
읽어갈수록오래된장맛처럼어우러진느낌으로다가오는경우도있고
참느낌이좋구나하며시작된글이
오히려용두사미처럼끝나버리는경우도없지않다.

색깔다른여러책을책상위에놓고

나만의독서법인
챕터제목마음에드는대로,
그것도여의치않다면

뒤에서든혹은중간에서든마음대로읽어간다.

몇년전독서치료에대한강의를들은적이있다.
독서치료는원래심리치료의보조수단으로쓰였지만
이제는하나의독립된치료영역으로발전해가고있는추세라고한다.
말그대로독서를함으로치료가되는,
독서나이야기가

일종의약이나연고
혹은수술을겸하는치료제가될수있다는것이다.

과연책을읽는다는것이

상한마음을치유하는길이될수있을까?
많은학자들은당연그럴수있다는논증을책에서펼치고있고
이야기나독서가삶에미치는영향뿐아니라
어느학자는

삶자체가이야기를지어내는과정이라고도단언했다.

나는그대목에서마치사진에서나보아왔던
그러나실제로는처음인아주진기한식물을만난듯반가웠다.

이미나는책을사람이라인지하고있질않던가?

인생은스토리이고

우리모두는스토리의저자라는것,

왕의춤이란아주오래전영화

별네개는약간후할것같기도하지만

대목대목들이매혹적인영화

예를들어

주인공음악가가지휘를하는데

검은머리에

섬세하게생긴얼굴이내취향은아니었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

그가지팡이같은거대한지휘봉을탁탁치면서

눈동자를빛낼때는아,

왕은

춤과음악을사랑하는아주잘생긴금발의청년이다.

이친구는또너무완벽하고너무잘생겨서내취향이아님에도불구하고

그가춤을출때오메,소리가나왔다..

왕이여자와잠을자려할때

그장면을훔쳐보면서

그는지휘를한다.

잠자리에어울리는지휘^^*

영화의백미는.

병에걸린왕.

왕을사랑하는작곡가가절대로왕을죽게할수없다며

숨을헐떡이고있는침실앞에서

음악을흐르게한다.

모두지쳐나가떨어지는데도

그는음악을그치지않는다.

왕이살아날까?

왕은살아난다.

음악이그왕의생명을소생시켰던것이다..

.

그음악가에게왕은사랑이며권력이며무엇보다음악자체였다.

왕이없으면음악도없다.

그강렬한무리수의아름다움이라니….

아름다움의허상이라니….

적어도이런정도의스토리는되어야보고난후,

호오도

선명한의견도

사라져가

그래서

니도옳다너도옳다당신도옳소황정승의반열에오르질않겠는가,,

***
개울가에못생긴돌멩이가있다.
모든사람들이개울가에와서예쁘고특이한돌멩이를주워간다.
그래서집안에다아름답게장식을한다.
미운돌멩이는선택받지못함에울음을터트리고만다.
그때하늬바람이다가온다.
그리고말한다.겨우방한칸을꾸미는돌멩이보다는
지구를아름답게꾸미고있는
못생긴돌멩이들이훨씬멋진일을하고있는거라고……
(이현주의못생긴돌멩이)
****

못생긴돌멩이의스토리는

지구를꾸미고…….

사진의구찌구두스토리는

김포조각공원에가면읽을수있다.

9 Comments

  1. 綠園

    2012년 3월 28일 at 8:51 오전

    멋진사진작품의스토리가돠는
    푸나무님의구두한쪽?

    저구두와이글과의관계는무었일까?

       

  2. 푸나무

    2012년 3월 28일 at 8:57 오전

    대개조각을보면
    전예술성보다는
    공학쪽…..이더연상되던걸요..

    저구두한짝은
    두짝이아닌….데에
    혹은구찌라는브랜드에
    작가의의도가숨겨져있지않나,…..

    스토리를
    친애하는녹원님께서연걸시켜보시지요,머,^^*   

  3. 綠園

    2012년 3월 28일 at 9:12 오전

    아!답이이글의끝에나타났네요.
    위의댓글쓸때는없었는데요.
    있었는데읽지않았었나?

    푸나무님의구두는아니고
    조각품이고
    답은스토리였군요.
    답을이미말해놓고서….ㅎㅎ

       

  4. 술래

    2012년 3월 28일 at 4:41 오후

    왼구두한짝이했더니그런사연이…ㅎㅎ

    저도푸나님과책을읽는스타일은비슷한데
    푸나님은풍성한얘기가다시쏟아져나오고
    제게서는들어가기만하고다시나오는것은
    없고현저한차이가나누먼요.^^*

    제인생에서가장힘들었던시기에
    누구에게도털어낼수없어서
    책속에묻혀지내면서
    아~~~
    책이훌륭한치유자로구나한적있었답니다.   

  5. 푸나무

    2012년 3월 29일 at 1:34 오후

    근데글이란것이암것도아닌것같아도
    은근사람잘보여줘요.
    술래님
    자연스럽게글쓰시는데
    그래도
    내공있어보이거든요.
    그게책속에묻혀지낸시간탓이었구나…..

    남편분사진멋있었어요.^^*

       

  6. 소리울

    2012년 3월 30일 at 1:23 오전

    난독증증세가있는사람에게저구두는일품입니다.   

  7. 사슴의 정원

    2012년 3월 30일 at 7:11 오전

    사람의인상과책의첫인상어떤것이중요할지모르지만결국둘다중요하겠지요.

    주말잘보내시기바랍니다.   

  8. 푸나무

    2012년 3월 30일 at 8:35 오전

    소리울님
    눈이안좋으셔요?
    하긴저두벌써오래책보거나컴하면눈안좋아요.
    나이들면
    몸으로
    하는일이
    정신건강에도몸에도좋은것같아요.^^*   

  9. 푸나무

    2012년 3월 30일 at 8:37 오전

    첫인상절대믿을것못되는데
    그래도놓질못하지요.

    사슴의정원님도해피주말!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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