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금 할머니의 사랑이야기
할머니,

정선금할머니,

할머니는사랑을생각해보셨어?

아니아셔?

추론컨대할머니는사랑이무엇인가….

사랑에대한생각을아마도

한번,

단한번도생각안하셨을것같아,

아니,사랑이없어서가아니라

삶에서인생에서사랑을분리해낼필요가없었던거지.

그저열심히살았고

최선을다한삶자체가사랑이었을테니까,

런데언제부터사람들이

사랑을삶에서분리해저만큼높은선반위에올려놓기시작했을까,

할머니처럼그저열심히살아가면

그자체가사랑을이루어가는일일진대

우리네삶에서사랑을따로분리해내고

그것을바라보며,혹은가리키며,

사랑이저것이다.

그러니저것을해야해,

안그러면사람이아니다.

외로워서안돼,

저것이없으면사회가삭막해져,

인생이쓸쓸해져,

그러니사랑을해,하라고!!!!!

너도나도외쳐대는세상이되었을까ᆞ

.

사람들은자신의삶속에서

‘사랑’을눈이빠져라고찾게되었어..

배운사람들은이성과논리를가지고사랑을밝혀내려하고

그보다조금생각이옅은사람들은

몸에와부딪히는새롭고미묘한것들을무조건사랑으로여기려는경향이있지.

어린아이는어린아이대로

어른은어른대로

사랑에,

아니사랑찾기에골몰해있어.

간혹어리석은사람들은

사랑을찾아가는것자체를사랑이라고여기기도하고

어떤사람들은

사랑으로가는길을겨우찾아그초입에서멈추는거야.

여기야이곳이야,이게사랑이라고,

열심히걸어가는사람들붙들기조차한다니까…..

소경이소경을인도하는거지.

할머니의전설적인사랑이야기를들었던것이언제였던가잘모르겠어.

누구에게들었는가도,

그f리고

할머니의그이야기가

정말<사랑>이었구나깨달아알게된것,

그리오래지않아.

아니처음엔할머니의그<사랑>을어리석음으로분류했지.

그게말이나되느냐고.

시대가어두워서그랬을거라고,

지나가는땡중말을듣고

자신의삶을송두리째버려버리는그런이상한사람이어디있느냐고……

할머니,

아담한키의정선금할머니.

코가선듯하지는않았지만낮은코때문에오히려정겨운느낌이있으셨지.

측간에서도밥알주어먹을집이라는별호를지닌할머니의집은

언제나빗자루자국이선명했었어.

얼마전엄마가그러시데.

할머니변소에다녀오실때마다

사람발자국지우고대신빗자루자욱만들어놓고나오셨다고,

그러니그바지런함이오죽했을까,

할머니처음시집가셔서아주잘사셨다고,.

넉넉하지않는양반집,

선비남편,

그바지런한성품으로정갈스럽게집안팎잘일구셨고

아이는없었지만행복하게살아가고있었다고,

어느날그땡중이마당으로들어서기전까지말이지.

넉넉하지않는살림살이였지만무엇인가를들고나와서바랑에부어줄때

땡중이한숨을찼다고해.

왜냐고물었겠지

대답을얼른안했겠지.

더궁금했겠지.

내쳐사정하며물었겠지.

불안의검은그림자가파고치는가슴을내리누르면서말이지.

그땡중결국말했대.

같이살면남편이죽는다고…..

정말빌어먹을중아냐?

지가남의삶에대해뭘안다고…..

관상?인상?사주?궁합?

있다구쳐,하지만가장중요한것은심상이라며,

얼마전어느분이아주진지하게물으시대

자기와아주친한친구의와이프가바람피우는것을목도하게됐다고

그것도두번이나,

그리고그와이프도자기가안다는사실을안다고

부부동반모임에가면자기가괴로워죽겠다고,

말해야되지않겠는가싶다고,

친구에게말못하는자기가아주비겁하게여겨진다고

할머니

나는그에게말했어.

절대,네버,

말하지말아라.

가정은단순히부부만의문제가아니다.

연결되는그무수한고리들이당신말몇마디로헝클어지게된다.

당신아니라도당신친구에게꼭필요한일이라면알게될것이다.

자연스럽게진행이되어도복잡할일이

당신까지섞인다면당신친구의선택은오하려당신때문에달라질수도있다.

그리고말을안한다고해서비겁하다고?

아니당신은매우듬직한사람이다.

내가아는집도세형제가다아부지가다르다.

물론특수한상황과시대와선택이있는문제라복잡하긴하지만,

주위의모든사람은그사실을다안다.

정작그본인세사람만모를뿐…..

세상에비밀은없어.

그러나당사자만모르면되는비밀은무수하지.

아니온세상에난분분히떠돌아다니곤하지.

우리가천연덕스럽게아무렇지도않게주고받는뒷담화……

본인에게는엄청난비밀이고말고.

땡중이야기그의심리까지짚으려면글이너무길어져.

그러니패스하고,

그말을듣고난할머니

내할머니정선금여사의위대한결단이야기.

원래집안정리를청결하게잘하는사람은

천성탓도있겠지만타인의시선을예민하게의식하는사람이지.

자신의고달픔은한자리건너고.

정선금여사는몇날며칠밤을잠을못이루고생각했겠지.

사실의진위는중요하지않아.

나하고살면서방님이죽는다!!!!!

쓰나미가밀려오는데

어느누가왜????를생각하겠는가.

할머니는할수있는한

힘이닿는한

살림단도리를하기시작해.

두고먹을밑반찬….김치…..장아찌…….이불발래,옷빨래,

갈무리할수있는것다하지..

그리고

어느날새벽이른아침

아침밥까지지어놓고

그집셀팍을나서고말아.

시집을나서는순간떠돌이신세가될것을

친정에도가지못하는천한신세가될것을

풍전등화같은처량한신세가될것을

할머니

그영특하신당신께서모르셨겠는가,

영문도모를시댁식구들과사랑하는남편에게

죽일년될것을몰랐겠는가,

그래서정선금할머니는

엄마잃은울아부지의새엄마가되셨고

나의할머니가되셨지.

아,할머니돌아가시기전할머니입으로

직접할머니에대한이야기를들었어야하는데

그비밀스럽고신비로운

애통하면서도사랑에가득찬이야기를,

남편을살리기위해서

자신은진흙탕속으로걸어들어가는결단을!

누가뭐래도

난할머니의그놀라운결단이

온전한<사랑>

이시대에부재한<사랑>이라고믿어..

할머니는사랑이라는단어도채이해하지못하셨겠지만

그래서더욱훌륭한

<사랑>

7 Comments

  1. 綠園

    2012년 3월 30일 at 8:35 오전

    내가아닌타인을(남편도엄밀히말하면타인)
    사랑하는것이진짜사랑인데
    정선금할머니아니푸나무님의할머니께서는
    말씀대로몸으로사랑을실천하신훌륭하신분이시네요.
    푸나무님도할머니의좋은성품을전수하셨을것으로사료됩니다.
       

  2. 말그미

    2012년 3월 30일 at 3:07 오후

    푸나무님네할머니께선온몸으로사랑을실천하셨군요?
    사랑이란말을단한번도입밖에내지않으셨어도…   

  3. trio

    2012년 3월 30일 at 11:00 오후

    드라마같은이야기이네요.
    어떻게그런말을듣고그렇게결단을하셨을까요?
    그남편은그후어떻게되었나요?
    이야기…계속되는것은아닌지요?드라마같이…
       

  4. 푸나무

    2012년 3월 31일 at 1:53 오전

    녹원님엄밀히안해도
    남편은타인이죠.^^*
    나이들면남편은가족이되구요.
    저는도무지그런이타는없구요
    그저이기만가득한데…..
    어쩌나요.실망시켜드려서….ㅋ~.   

  5. 푸나무

    2012년 3월 31일 at 1:55 오전

    말그미님
    우리할머니들
    평생사랑이란말한두번이라도하고사셨을까요?
    사랑해,너를사랑해,
    아마자식들에게도
    그단어안쓰셨을거예요.
    최선이
    그최선이사랑이었겠지요.   

  6. 푸나무

    2012년 3월 31일 at 1:58 오전

    트리오님그렇지요?
    겨우백년도안되는시간의저쪽인데요.
    아마그말을확신하셧겟지요.
    같이살면죽는다
    내가남편을죽일수는없다.
    첫남편과는그일이후로만나적이없다고들엇는데
    생각해보면
    안궁금했을까요?
    소문으로라도듣지않았을까요?
    정말드라마같은스토리인데
    뒤를몰라서끝입니다.하하.   

  7. 와암(臥岩)

    2012년 4월 6일 at 11:41 오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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