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매화 이야기
BY 푸나무 ON 4. 2, 2012
우리동네
내가알고있는매화나무는딱일곱그루다.
두그루는101동쪽네그루는그뒤쪽
그리고한그루홍매는개인주택에있다.
어제네시쯤카메라를들고나갔다.
아마도흐드러지게혹은자지러지게….
피었을거라여겼다.
먼저홍매한그루….야트막한담장밖으로다보이는데
세상에네송이피어있다.
아무리바람쌀쌀하게불어젖혀도
이젠봄이라이미매화의신선함은사라졌다.
그런데도이렇게딱오무리고있다니,
사람이느끼는봄과네가느끼는봄이다르다는것을
새롭게알게해주는거니.
호들갑떨지말란말이야,
말하는거니.
문득조선선비들
설중매,
탐매정신에는,
매화에대한혹은봄에대한간절함보다
더속깊은데자리하고있는것이새롬!새로움에대한갈증아니었을까,
매화에대해벌써흥취잃은
내맘이넌즛이다른생각을불러온다.
두그루는하마백송이에한송이쯤,
피어났을것같다.
세어보지는않았지만
그러고보니설중매가있긴한거야?
괜히있지도않는데있을거라여기면서그리워하는짓아닌가,
동백도엄밀하게이야기하면진짜동백은아니다.
이른봄에피어나니슬쩍겨울로승격시켜더기억하게하는것,
눈속에낙화한동백사진이야흔하지만
그게어디겨울눈인가,
봄눈이지,
하긴일전에가본구이린이라면혹설중매있을지도,
겨울인데봄인지가을인지가있었으니
햇살의시간이충분히가능해서말이지.
구링린제주도보다훨씬더더아래쪽인데
그저중국선비들하는짓좋아보여
높은쪽서울에살며탐매타령한것아니겠는가…..하면
후손으로서방정맞은짓일터….가만있자.
사진을찍을때,
바람이불어와손가락으로가지잡아가며찍었다.^^*
꽃이두렵기도해
그어여쁨이,
그사랑스러움이,
그조촐함이,
그성실함이,
그진지함이,
그여리면서도강함이…..
매화를이루어내는것들……암술수술꽃잎꽃받침…..
종류에수는얼마나많은건지,
꼭검지손톱만한꽃안의세상….
매화찍을때지긋이렌즈에담아깊게들여다보면
순간이겁이라도되듯여러가지생각밀려와,
눈에보이는것도저다지오묘한데
보이지않는세상은오죽할까,
갑자기이내삶도이내시간들도두려워져.
내가피어내는일들도그리해야할진대,.
무엇보다그들의사심없음이두려워
그저시간에순응하며자라며꽃피우다가지거든.
주어진삶에순응하는것
질서이며창조의근원이며삶의근간아닌가,
근데나는왜이다지도천박하게복잡한가,
하나님께서인간들에게자연을주신것은
그들처럼살라는사인이라고생각을하는데
도무지학습지진아야.
그리운마음이그지없던차에……
정성스런마음을저버릴수없기에…..
우러르는마음날로간절합니다.
우러르는마음날로깊어집니다.
그리는마음을그칠수없습니다.
그리는마음그지없던차에….
모시게될날이아득하여기약할수없으니…
그리는마음이길길이없습니다.
그리던마음지극하던차에….
고답적인연애편지의귀절들같지만아니다.
이는
58세인이황과32세인청년기대승이주고받은서찰에서베낀
특히기대승이이황을그리는심경들의표현이다.
극진한모습이
마치매화처럼어여뻐서…….오려냈다.
58세와32세의나이가주는차이는
언제나기대승이황그리는마음을서두에넣었다면
이황은글중간이나말미에슬쩍집어넣었다.
마치매화피어나는모습같다.
앞서거니뒤서거니,
매화나무네그루있는뒤꼍에는세상에아직한송이도피지않았다.
지척인데도전혀다른세상이다.
같은뿌리의한나무에서도
전혀다른시간을살고있는꽃들,
두남자의그리움같기도하고
매화나무곁의
산수유
산수유곁의회양목
봄의아카펠라,
유행가한자락듣고싶은봄답.
사춘기시절등교길에서만나서로얼굴붉히던고계집애
예년에비해일찍벚꽃이피었다고전화를했습니다.
일찍핀벚꽃처럼저도일찍혼자가되어
우리가좋아했던나이쯤되는아들아이와살고있는,
아내앞에서도내팔짱을끼며,
우리는친구지사랑은없고우정만남은친구지,
깔깔웃던여자친구가꽃이좋으니한번다녀가라고전화를했습니다.
한때의화끈거리던낯붉힘도말갛게지워지고
첫사랑의두근거리던시간도사라지고
그녀나나나같은세상을살고있다생각했는데
우리생에사월꽃잔치몇번이나남았을까헤아려보다
자꾸만눈물이났습니다.
그눈물감추려고괜히바쁘다며
꽃은질때가아름다우니그때가겠다,말했지만
친구는너울지,너울지하면서놀리다저도울고말았습니다.
///사월에걸려온전화/정일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