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벚꽃을 보며

오,

전당연히벚꽃은향기가없어야한다고생각합니다.
만약에저흐드러지게피어오르는벚꽃에향기가그득하다고생각해보세요.
그게어디나무겠습니까?

꽃이겠습니까?
아니요,

사람을홀려내고야마는사이렌이겠지요.
그러니벚꽃에는향기가없어야하구말구요.

벚꽃의고졸한미는바로그향기없음에있지않을까생각한다는거지요.
죽어있던검은나무에서

눈물겨울만치저리도아름답게솟아나는것을요.
설령아무리깊은몸살을앓았다손치더라도

저렇게아름다울수있으니
향기없음이오히려기품아닌가요.

어쩌면꽃은

나무가지어내는기쁨의찬가일지도몰라요.
눈으로보는소리.
꽃이지어내는꽃보다그윽한꽃들의소리말입니다.

음악에극진한소양을보이신공자님께서음악의완성도를논하실때
韶(소:당시연주되던음악의명칭)는

아름다움과착함을다하였다는
말씀을하셨는데
벚꽃의무향이

혹착함과아름다움이아닐까생각해본다는거지요.

참으로기이한봄볕입니다.
그저부드러운바람과합일하였을뿐인데
죽어있던나무에서저리꽃,

구름처럼피어나게하니………
하기는자신도나무인양혹은꽃인양해마다봄멀미가스멀거리며다가와
봄병을앓는다는사람도있긴합니다만,

사실멀미는어디에서나우리에게다가오곤하지요.
이제는정말익숙해질법도한데

여전히운전을하지않으면
차멀미를하곤합니다.
그렇다면운전을할때라고해서멀미를안하는걸까요?
아니요,운전을할때도멀미는할거라고생각합니다.
단지느끼지못할뿐이지요.

어쩌면우리는삶이라는배에올라있는동안
내내멀미를하며살아가는지도모릅니다.
단지어느때는심하고

어느때는약하여느끼지못할뿐이지요.

나무의수피를자세히바라다보면

나무가그저무연히편안하게시간을보내고
마지할거라는단순한생각은접을수있어요.
그들몸에자욱한완박진주름들은

수많은이야기를무언중에하고있으니깐요.
사람들의얼굴에어리는주름과는비교할수도없이깊고깊지요.
상처는또얼마나많은지요.
그상처들을다시몸으로만들었으니
거기또얼마나많은아픔이있었을까요?

언제는안그랬을까마는

집을며칠떠나있다돌아온

오늘아침

환한햇살을받아거의환한빛처럼보이는

벚꽃을보며생각이많습니다.
시간의옹심이로가득찬검어보이며강해보이는
그러나죽어있는것처럼보이던나무들의부활을보는거지요.
몸이피곤해선지

눈부신꽃의싱싱함이무섭기조차하네요.

당신은어디쯤서꽃을바라보시나요?

예를들어그꽃이벚나무라면말이지요.
나무아래서서나무위를바라보시는가요?
혹은나무곁에서서옆모습을그윽히느끼시는가요?
너무눈부셔서

저처럼가만히숨죽인채서계시는가요?
그도아니면못본척휘적휘적걸어가버리시는가요?

당연한수순이라도되듯<활짝핀벚꽃나무아래에서>를생각합니다.
사카쿠치안고.
너무아름다우면무섭다.

아름다움은무서움과근수가같다.
활짝핀벚꽃나무아래에사람이없어보라.
아무도없는고요한가운데꽃만무성하게피어나있다고생각해보라.
탐미적인이작가는침묵의벚꽃나무아래를
기이할정도로두렵게그려내고있습니다.
업고있던사랑하는아내가갑자기귀신이됩니다.
활짝핀벚꽃나무아래서말이지요.
겨우그귀신을떼어내죽여놓고보니세상에그귀신이다시어여쁜아내입니다.
그어여쁜아내위로벚꽃의낙화가두어닢떨어져내립니다.
어여쁜,그러나이미싸늘하게식어있는아내의얼굴에내린꽃이파리를만지니
꽃사라지고….아내도사라지고……남자도사라집니다.

그저활짝핀벚꽃나무아래는고요합니다.

벚꽃은아니지만

초록이드문황량한동네에피어난꽃들,

여행기념사진

9 Comments

  1. 순이

    2012년 4월 20일 at 5:01 오전

    오랜만!^^

    잘다녀오신거지요?
    이야기보따리가궁금해서기웃기웃ㅎ
       

  2. 士雄

    2012년 4월 20일 at 9:56 오전

    저사진저기가어디입니까..?
    어떻게하다보니들어왔는데참좋습니다..ㅎ   

  3. 쥴리아스

    2012년 4월 20일 at 10:43 오전

    두번째사진보니까풍광이낯이익으니터키같네요…외국갔다오셨나보네요…급부럽…   

  4. Lisa♡

    2012년 4월 20일 at 12:08 오후

    카파도키아의꽃나무들?

       

  5. 綠園

    2012년 4월 20일 at 1:57 오후

    무탈하게여행을마치시고돌아오셨군요.
    저도가보고싶은곳으로여행을하셨기에
    앞으로포스팅을기대하겠습니다.^^   

  6. 벤조

    2012년 4월 20일 at 2:01 오후

    벗꽃이향기가없다는걸오늘에야…
    향기까지있다가는사람다죽이겠네…
    오감중에눈만써도벅차단말씀이지요?
    아,조물주의신묘막측함이여!

       

  7. 말그미

    2012년 4월 20일 at 3:40 오후

    ‘꽃은나무가지어내는기쁨의찬가’…
    푸나무님,
    시인이시군요.

    화성같은저곳은어디인지요?
       

  8. 푸나무

    2012년 4월 21일 at 7:51 오전

    이야기보따리….가
    언니처럼
    술술플려져
    나와야할텐데말이지요.ㅎ~.   

  9. 푸나무

    2012년 4월 21일 at 7:56 오전

    사웅님
    바로밑에서쥴리아스님이
    곳을말해주시네요.
    급부럽…..은
    쥴리아스님렌즈만하려구요.

    리사님가파토기아가맞아요?
    카파토기아가맞아요?
    구채구생각나네.^^*

    녹원님기대에부응하려면…..

    부담되는데요.
    눈높이를낮춰주소서.

    벤조님을보면서
    그상큼하심에
    하나님의신묘막측하심을
    저두느낍니다요.정말요.^^*

    말그미님
    화성같기도
    버섯나라같기도
    스머프집같기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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