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공항에서 서성이며

비오는날

그것도나즉하고그윽하게봄비내리는시간에는집이좋지요.

더군다나이비그치고나면

보나마나목련진달래벚꽃화들짝피어날텐데

그들을두고떠나자니

오히려자식보다더밟히는이내마음,

아들딸이라고어찌모르랴,,

엄마열흘정도사라지면집밥보다외식을좋아하는머리큰아들래미딸래미

엄마떠남을오히려흥겨워하는듯,

그러니피차일반이지요..

오히려나의엄마만딸의여행날이길고딸없이지낼일이걱정이시지요..

컨디션도조금저한것같아

큰올케잘끓이는된장국드시다가오시면엄마내맘이편할텐데….”

하니딸맘편하라고가겠다고하셔큰오빠집에모셔다드렸어요.

늦은밤비행기를타고자다깨다하니

이스탄불에도착하더군요.

비행기두번째식사로약간의채소와차가운샌드위치가나왔는데

두부처럼생긴하얀치즈가맛이괜찮았어요.

맛이괜찮다는것은내경우엔어울림이라고해석하면됩니다.

튀지않는조화로움.

참고로내입맛은베리베리한국적이거든요.

양젖으로만든치즈라는데이름은들었는데잊었어요.그것도두번이나.

모르면어때요,

알면더세련되어보이긴하나,안세련되도괜찮아요,

사실나이드니별로여려운것이없어지곤해요.(여렵다:전라도사투리로부끄럽다)

하여느는이배짱이구요..

배짱이라하니.그생각나네요.

돌아오는비행기에서한국영화봤어요.

권상우가나오는통증이라는영화

조연배우가그래요..

배짱이아주중요하다고,

머리되고실력되고다된놈들사이에서이기려면배짱이있어야한다고,

오히려어설픈주제보다더강렬하게남더군요.

그나저나그영화주인공권상우는정말미남인가?

영화보는내내나는그문제를풀어볼려고했는데도무지답이안나오더군요.

굉장히어려운수학문제같았어요.남들은다아는데나만모르는수학문제,

거기다가혈우병걸린여자주인공은불행하기그지없는데

도대체왜그리힘차고맑은건지….

곽감독그친구는나하고전혀다른인종들만을만나고살아가는지,

물론드물게그런사람이있을수야있겠지만

일반론적인인물을가지고일반적인상황을그리면서

특별한감동을줄수있는영화가좋은영화라는내공식을배반한영화였지요..

그래도한시간넘게수이갔어요.

이스탄불에내렸을때나는당연히

얼마전에본영화그녀가떠날때를떠올렸지요.

그영화에서각인된터어키는무지막지한남자들의나라였는데

조금까맣고윤곽이뚜렷한남자들의눈빛은선하고맑아보이더군요.

눈이커서인지호기심이가득한눈빛,

저들이읽는나와내가읽는저들은

아마도저들도저들이아니고나도내가아닐거예요.

그런데도우리는그본것을전부라고사실이라고혹은맞다고생각하겠지요.

영화가전부가사실이아니듯말이지요.

보는것과아는것,아는것과믿는것의차이는천양지차지차구말구요..

십날동안해야할멀미를미뤘다가한번에하는지

오늘내내약간의미열과약간의두통이벗하고있는중입니다.

여행은….

즐겁고

새롭고그래서신나고…..하긴하는데

깊게들여다보면

뭔가…..하는것도없지않아있어요.

터어키에서터어키석팬던트를하나샀는데

집에가져와서보니더이뻐요.

그래서책상앞에두고심심하면보는중인데

내가해서이쁜게아니고

돌자체가

바다같기도

파묵칼레물빛같기도구채구물빛같기도해요.

왜푸름에서는물을연상하게되는걸까요?

사진은그냥셔터누르는수준이었어요.

같이다니기바쁜여정이라

느긋하게바라보며사진찍을수없었으니,

그러니당연히버려야할것이더많지요.

세상하는일도이러려니,생각들어오더군요.

열심히하는것같으나

취할것별로없는,

건성이거나

혹은

해야할일이아니거나…..그래서버려야할일들,

벚꽃이정말무참하게도피어올라있군요.

하긴그리스와터키에서도작은들꽃들많이보긴했어요.

길고양이길개들의천국이던나라,

벗이여행떠난내게BravoYourlife란문자를보냈다는데

저기어디사막에서떠돌고있는모양인지내겐안다다랐어요.

내삶이브라보!가아니라는빙증이겠지요.

이스탄불에서비행기를갈아타고네히쉐브르공항을거쳐

카파토키아까지는가야하는데시작점에서이렇게서성거리고있네요.

마치내삶의한단면처럼요.

여행은

거리두기엔좋은방법같기도….

블로그도….사람들과도…..

썩좋은기분은아니지만,

여행후,

객수.

혼자저만큼고요해진부분있어요.

14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21일 at 2:06 오전

    혼자만의여행이셨나봐요?아시는분과동행이아니시구요!!!이번엔~ㅎ

    언제.어디서.어떻게.다녀왔다는일반적인여행소감문의관례와는거리가머언~ㅎ

    다녀와서떠나실때를회고해가며풀어내시는듯한분위기가글읽는저를차분하게
    만들어간다는생각이듭니다.   

  2. 푸나무

    2012년 4월 21일 at 7:50 오전

    혼자는아니고
    이번에는
    같이사는냥반하고함께갔어요.

    나찾님차분해진것은
    글때문이아니라
    아마비탓일거에요.
    저두오늘그렇거든요.

       

  3. 雲丁

    2012년 4월 21일 at 12:08 오후

    언제나처럼여행도즐기시며행복하신푸나무님글로뵙고갑니다.
    복된주일보내시고요.   

  4. 와암(臥岩)

    2012년 4월 21일 at 11:32 오후

    어제밤엔’비단’님방에서뵈옵었지요.

    여행기의새패턴이랄까?
    여백의아름다움이랄까?
    .
    .
    .
    .
    .

    효녀시군요.
    쉽지않은경우이거던요.
    고개숙여집니다.

    ‘같이사는냥반’이라고표현하셨군요.^^*

    음악도멋집니다.
    추천은물론이고요.   

  5. trio

    2012년 4월 22일 at 4:47 오전

    여행다녀오셨군요.한참안보이신다싶더니…
    터키는아직가보지못한곳…언제쯤이나가게될지모르는곳…
    여행기계속올리시는거지요?
    기대하겠습니다.
       

  6. shlee

    2012년 4월 22일 at 11:43 오전

    정말멀리다녀오셨네요.
    저는이스탄불에
    오르한파묵이만든[순수박물관]에가보고싶은데…
    언제쯤갈수있을까~?   

  7. 綠園

    2012년 4월 22일 at 1:05 오후

    미국,유럽모두여행후의시차적응이필요한데호주는안필요하죠.^^
    여행중한국식당에도들리실수있었지요?   

  8.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2:33 오후

    운정님쓰신글로만든노래….
    한참듣다왔습니다.
    시로혼자있을때보다더오래오래가곘지요.

    운정님도좋은주일보내셨지요?
       

  9.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2:36 오후

    와암님,
    절대
    오네버,
    효녀는아니랍니다.
    오히려엄마모시고살면서엄마덕아직도보는
    막낸걸요.
    다리미,마늘까기,감자까기등
    앉아서하실수있는
    시간가는일

    그리고그런일들은제가가장싫어하는단순노동의일인데
    엄마가다해주시니….
    오히려고맙고
    그저도움이랍니다.

    그런데도모두저더러착하다고하시니….
    이상한나라의앨리스가된기분도가끔든답니다.하하   

  10.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2:37 오후

    트리오님,
    아니트리오님안가본곳도아직있으시다니….
    그리고내가그곳을다녀왔다니….
    이햐,놀랍군요.

    제가트리오님음악포스팅열혈독자라는것아시지요?   

  11.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2:39 오후

    아하,오르한파묵을
    저도드문드문생각했더라지요.
    그이상하고생경한이야기들…..
    근데빨강읽은지가오래되서
    그리고눈앞의것들에홀려서
    기억하며다니지못했어요.

    쉬리님포스팅이나기다려야지…..^^*.   

  12.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2:41 오후

    아호주…..
    자카란다피는철에꼭가보고싶은나라에요.
    언제가될까……

    자카란다저두한번실제로보기는햇어요.
    엘에이서유월즈음에
    게티뮤지엄가는길에………..
    녹원님나무만큼은못하지만보랏빛은충분히요…..   

  13. Elliot

    2012년 4월 22일 at 3:28 오후

    같이사는냥반….ㅎㅎㅎㅎㅎ
    한국사회는명칭이참어려워요.
    운전수를운전수라부르면쌈나기도하고,아는사람이차사고가났는데
    자기보다어린상대방운전자가"이양반이…"하니당장"이양반이라니?"
    하며즉석에서쌈모드로돌입했다더만요^^

    Fetacheese….넘짜지않나요?

    고층건물에살던원주민들^^

    지금여행중이신가요?

       

  14. 푸나무

    2012년 4월 23일 at 12:03 오전

    허니보다는
    고풍스럽지요?

    치즈는거의가다짜던걸요.
    우리나라반찬은오히려싱겁고….
    특히터키모든음식들은다짰어요.
    고기도스프도,

    가르쳐주셔도
    치즈이름안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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