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도키아에 피어난 살구꽃

몇년전패키지여행지겨워!!!!

하고말한후부터물론그비슷한제목으로글도한꼭지썼다.

그리고그얼마후깨달았다.

패키지여행이아닌,

무엇인가를홀로찾아가는여행,

내가하고싶은방법중의하나인

마음에스며드는곳에서지겨워질때까지

멍하게앉아있는여행을갈수있다손치더라도

결국모든여행에는한계가있다는것,

많이본다하여,

혹은조금적게본다하여,

유명한곳을간다거나

유명하지않는곳을가거나,

별차이가없다는것,

가령대한민국에나는살고있지만아는곳은아주적다는것,

발디뎌본것은더적다는것,그러니낯선나라야더말해무엇하겠는가,

그래서나는나만의여행에대한욕심을버렸다.

많은사람들이여행에상당히많은의미를두고꿈을꾸지만

나는확실히안다.

메스트르가방안에서한여행이더고급하며

깊이있는여행일수도있다는것을,

그럼에도불구하고

왜여행을소망하는가.

풍경을보는달라진각도나센서가생기기때문이다.

익숙한풍경속에살다보면

사실풍경도습기비슷한것이다.젖어드는것,스며드는것,같이공존하는것,

그때이미풍경은풍경이아니다.

그러나어딘가를다녀오면

낯선풍광이낯선사람이낯선느낌이낯선감도가

즉그낯섬들이

내일상의주파에미세하게작용을해나도모르게변해있게되는것이다.

변한센서가

그저일상이던풍경에색다른아우라를입혀내는것.

일상이일상이아니라는,

즉각을재는각의기선이달라져있다고나할까,

이번여행도언제나그러하듯,

공부못한사람들의방법을그대로따라서했다.

무슨이야기냐하면주제에접근하지못하고

언저리만맴도는것,

공부못하는아이들의제증상인국어시간에사회공부하듯

가이더의이야기보다는나혼자여기저기사진찍고나만의생각을하는것,

카파도키아는지하도시로유명한곳이다.

초기기독교시절교인들이박해를받아숨어들었다는교회가있는곳인데

실제는지하교회가생기기오래전부터지하도시,동굴도시가있었다고한다.

머가이더말로는지금으로부터4000년전어쩌구저쩌구하니

나는도무지그시간의감이오질않더라.

히타이트제국시절부터라니,히타이트는성경에나오는헷족속이라니,철기시대라니,

그러니그때부터나는그저나만의여행을시작했다.

역사와시간을나타내는돌이나동굴그리고그들이빚어낸도구보다

그오래된동굴이나

혹은오래된유적인돌틈사이애서피어난풀꽃들,풀들,에눈마주치는것….

나는분명보았다.

그오래된지하도시에서

깊고깊은땅아래에서피어난풀꽃한송이를,

길게살지도못할생명이그어두운곳에서피어나

수천년의힘을지닌역사에게도전하는모습을,

그것도비할수없이여리고작은힘으로

그래서그럼으로,

더욱크고우아한일을행하는

이름도모르는작은풀한송이를,

가지치기이긴한데

다른나라여행가서키를낮춰풀들과상면할때자유롭다.

우리나라산야라면당연히이름알아야한다.

모르면정말쨩!난다.

그때부터이름부러줄때까지마음한편이괴롭다.

그런데외국,

더군다나비행기롤열한시간이나타고가는터어키

이름몰라도괜찮다.

별로알고싶지도않다.

"너는풀나는사람"

만으로족하다.

,여행의묘미중자유로움그것도있구나.

미세하지않아도된다는것,

굵은덩어리인채사물에부딪힐수있다는것,

바위에구멍을뚫고만든암굴집은1950년대까지는사람들이살았다고한다.

수백만년전화산이폭발했고,두꺼운화산재가쌓여돌처럼굳었고.

화산재가쌓이지않은부분은비바람에의해쉽게깎여지금의모습으로변했다는이야기,

알게뭐람,어제일도아득할때많은데수백만년전의이야기라니….

과학처럼기가막힌추론자도없다싶다.

더군다나과학이란이름앞에맹신자들은얼마나많은고…..

비행기안에서나랑같이사는냥반이무슨이야기끝엔가바이칼호수이야기를했다.

수심이천칠백미터가넘는다는이야기그래서물의양이많다는이야기,

무심히그랬다.

근데누가재봤대요?그깊은물속을?

자넨,태양과의거리를꼭새끼줄로재야만아는가,

하긴비행기탈때마다

단순한머리로생각하는비행기는얼마나신기한지…..

그러니과학이연산해내는추론을내어찌알겠는가,

무지하면무시를무시로할수있지않겠는가,

어느사람은카파토키아를포스트모던이라고표현했다.

아주적절했다.

도무지감을잡을수없는기이한형상

지하도시의깊이는80m로약20층규모

이해불가의자하세계도그러했지만

지상세계도정말숨을훅들이킬만큼포스트모던적이었다.

상상하기에도벅찬형상의형국,

스머프도이동네카파토키아를참고해서만들었다고했다.

스타워즈의모델이기도했고,

근데말이지

그황량한혹성같은세계에

눈부시게피어난살구꽃,

살구나무가많더라는것이다.

혹성같은돌팍의세상에살구꽃이라니……

초록이거의전무한땅에솟아난살구나무라니…..

참절묘하기도하지

살구나무.

매화면너무차가운느낌이들어,

도화의분홍색이봄과만나면아흐,너무난분분해,

매화도아닌도화도아닌,

살구나무,

지나치게고상하지도지나치게방정맞지도않아서따악로맨틱하다.

정령도로맨틱하지않은가,

여신은너무멀고요정은너무가벼워

살구나무정령은서정적이면서도구수해,

이쯤살다보면로맨틱함이감미로움보다는

구수함쪽에기울어있다는것을느끼곤하는데,

살구나무중매쟁이<행매>가나이든할머니라는것,

제법로맨틱하다.(내글,‘로맨틱하다피맛골연가에서펌)

세상에이런살구나무가

그이상한도시에

정말기이하게도여기저기

그것도아주많이

그것도화들짝

피어있더라는것이다.

내무엇을생각했겠는가,

이것을안다고해서겨우아는것으로

저것을함부로말하지말아야한다는것,

특별히판단이나정죄,

내가아는것은그저아는것일뿐,

그것에그쳐야한다는것을

카파도키아

아주오래된도시

그러나매우포스트모더이즘적인세상,

그동네게가득핀살구나무가내게속삭이더라.

음,

정말,

<거의모든사진마다살구꽃있다>

밑에지하사진은퍼온사진한장만퍼오려고했는데같이따라옴,^^*

11 Comments

  1. 푸나무

    2012년 4월 22일 at 11:37 오후

    글도길고
    사진도많아
    ……
    약간지송^^*
       

  2. 산성

    2012년 4월 23일 at 12:36 오전

    같이사시는냥반,은근멋지십니다.
    태양과의거리를…그것도새끼줄로…란비유…!
    절묘…좋아하신다했지요?^^

    몰라도된다
    별로알고싶지도않다…저도그러고다니는데요.
    저희한한살구나무들을보고나니
    갑자기그곳에가고싶어졌습니다.

    다시처음으로올라갑니다.
    카파도키아!

       

  3. 八月花

    2012년 4월 23일 at 2:18 오전

    저도따라다니는여행이싫습니다.
    하여
    팩키지여행의동선을여기저기비교해보고
    갈곳을미리정하여
    호텔과픽업서비스와구간간의교통표를끊어
    여행을시작합니다.
    데려다주는여행의편안함만버리면
    내가싫어하는모든요소를배제시킬수있습니다.

    카파도키아아는카이세리공항에밤비행기로도착해서
    만이틀을동네주민처럼보내다
    야간버스를타고파묵칼레로이동했었지요.
    음식이힘들어그때는생각못했는데
    터키또가구싶습니다.   

  4. 綠園

    2012년 4월 23일 at 4:01 오전

    기독교인들이숨어살았던이곳의지하주거지는
    로마근교의까타콤베보다는훨씬좋았을것같습니다.
    로맨틱한살구나무를많이심은거로봐
    이곳에살던사람들은우뇌가발달한정서가많은
    사람들일것같다는생각이듭니다.

    사진을많이올려주셔서자세히볼수있어아주좋은데요~^^

       

  5. 쥴리아스

    2012년 4월 23일 at 11:53 오전

    꽃애기,터키에가셔서도계속하시네…ㅎㅎ

    제국오스만의거만도느끼셨을테고..
    케말의리더십도들으셨을것같고…
    콘스탄티노플의철저함에처절하게돌아서야했던아틸라도있었건만…^^   

  6. 푸나무

    2012년 4월 24일 at 1:02 오전

    산성님
    같이사는냥반,
    하낫도안멋진데요
    가끔그런이야기만
    나를순식간에뻥찌게하지요.^^*

    나도
    돌보다도오히려,
    그살구나무에홀렸어요.
    시에홀리듯말이지요.   

  7. 푸나무

    2012년 4월 24일 at 1:04 오전

    팔월화님은
    정말여행다운여행을하시는구나,
    전이젠그냥패키지에만족하기로햇어요.

    싫은것이있는대신편안하거든요.
    편안함을추구하는안락주의자??ㅋ~
    근데전케밥이싫던데요.   

  8. 푸나무

    2012년 4월 24일 at 1:06 오전

    아하,우뇌요,
    그럴수도있겟네요.
    근데그황량한땅에서
    왜살구나무만그다지도피어나는지,
    가이더에게물어도잘모르드라구요.

    사람과동네를잘알면멋진추론을해볼수도있겠는데,
    거기까지는^^*
       

  9. 푸나무

    2012년 4월 24일 at 1:09 오전

    오스만의거만함은잘모르겟고
    관광지가된술탄의궁에서본보석들은정말이쁘더군요.
    정교하고,
    케말이야기도듣고
    그의동상도보긴했었지요.
    하지만쓰고싶은이야기는꽃나무나풀이야기예요.^^*   

  10. Lisa♡

    2012년 4월 24일 at 11:44 오전

    푸나무님.

    노래탓인지..
    사진들의그림자가쓸쓸합니다.
    그리고아름답고.
    길어도되니마음껏…   

  11. 조르바

    2012년 4월 24일 at 3:00 오후

    상상의날개를펴봅니다.
    풍경속에제가있는모습을…
    사진열심히찍어오셔서이런호사를누리니감사해요~^^
    날이좀흐렸나봐요…덕분에분위기있는색감이보기좋구요

    여행의설렘은무엇과도비교할수없는신선함
    세상은넓고갈곳은많다@!
    그래도번번이집에돌아오면그래도집이최고다는안도감
    여행자주하시니부럽기도하고보기도좋습니다.

    점심때잠깐들어와찐하게잘보고가며댓글을못달아이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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