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도사람과참으로흡사한것을,
수수꽃다리곁을지나다니면서떠오르는생각이다.
건륭제의愛妃였던향비는선천적으로몸에서고운향기가나
이름조차향비가되었다는글을읽으며
말도안되는소리,
하며저었던고개짓을수수꽃다리가정말일수도있지않겠어?
사람과꽃이흡사하다면말이지,
丁香나무다운속삭임으로멈추게했던것이다.
수수꽃다리는젊음의꽃이다.
총상화서의모습은상큼하고향기는발랄하다.
연보랏빛이나흰빛은둘다이제막소녀에서여인으로변하는절묘한챈스의빛깔이다.
어느영국아가씨가완전히믿고있던젊은남자에게순결을짓밟혔다.
아가씨는마음에상처를입은나머지자살하고말았다.
슬픔에빠진친구가아가씨의묘에산더미처럼수수꽃다리을바쳤다.
수수꽃다리는보랏빛이었는데이튿날아침꽃잎이모두순백색으로변해있었다.
이이야기에나오는수수꽃다리는지금도하트포드셔라는마을에있는
교회묘지에계속피고있다고한다.
친구의묘지앞에향기가득한수수꽃다리를놓으며
슬프기만했을까?
무덤을꽃으로싸안던아가씨의마음에는슬픔못지않게
친구의남자를향한증오도가득하지않았을까,
자살로인생을끝막음한벗을바라보며
처음다가온삶의회한에몸을떨지않았을까,
더군다나죽음을처음으로직시한날이눈부신봄날이다.
신록의잎은한해중가장아름다울때이다.
싸늘한주검이되어버린벗도아름답기그지없었다.
이야기의시작은영국인데
프랑스에서는하얀수수꽃다리는청춘의상징으로
무엇보다젊은아가씨이외에는몸에지니지않는게좋다는묵계가있다고하니
수수꽃다리가젊음의꽃이란것을증빙하는셈이다.
흰빛,
그빛깔이지닌단순한순결성을생각하며
가만그흰꽃옆에서서향기슬쩍몸에들이켜본다.
서양에서도이런향기성분을추출하여향수를만들기도하지만
우리나라엣여인들도수수꽃다리꽃봉오리를따서그늘에말려
향낭이나향갑에넣어몸에지니기도했다고한다.
수수꽃다리여린잎은
지나가버린첫사랑의맛이라는속설도있다.
그이야기를언제들었는지아득할정도인데
올봄처음으로연둣빛수수꽃다리잎을하나따서입에넣어보았다.
연한생김새와부드러운빛깔과는너무나다른쓴맛,
첫사랑의맛이이다지도쓸까,
저싱그러운향기와반하는,
꽃의향기는꽃보다먼저바람처럼사라지고
쓰디쓴인생은잎처럼계속된다는속깊은이야길까,
생명이서식할수없는불모의땅황무지에
수수꽃다리피어난다고엘리웃은시를적었고
그시를본혹은읽은,
혹은가슴에품은사람들은
그황무지가죽음의굴레를머리에두른人間事이든지
아니면문명에질식해서생명의기운을잃어버린인간의자화상으로바라보기도했다.
그럼에도봄은돌아오고꽃은피었다는것이다.
더군다나과거의기억과미래의욕망을뒤섞으며,
아,그반대일수도있겠지.
죽은땅에서피어난다.
수수꽃다리.
기억을기억해내고
욕망을추구하는꽃이
저수수꽃다리란말도되겠다.
타르코프스키의단조로운삶이라는제하의일기를읽다.
일기가자신의기록인데도
그는영화처럼자신이아닌
도스트예프스키라는타인을응시하고있다.
<도스트예프스키는두자루의촛불밑에서독서를하였다.그는램프를좋아하지않았다.
그는일하는동안많은담배를피웠으며이따금진한차를마셨다.
그는단조로운생활을영위하였다.
그가좋아하는빛깔은바다의파도빛이었다.
그는흔히자신의여주인공들에게바로그빛깔의옷을입혔다.>
아마할수있다면타르코프스키는도스토엡스키의정신을영화로만들고싶었을것이다.
무수한삶의가락들이들어있는
천갈래만갈래의머릿속,
그러나그많은갈래에도불구하고삶은단조롭고고요했으니
일천한식견으로는평범속의비범이떠오르며
거기수수꽃다리향기가더해졌을뿐이다.
노오란개나리도선명한분홍빛의철쭉도아닌
연보랏빛저하얀순결의빛,
가장봄스러운꽃이수수꽃다리라고엘리웃도여겼음이틀림없다.
수수꽃다리보다더일찍피어난꽃들은그저봄의전령사일뿐
진짜봄은수수꽃다리로부터시작된다는,
그러나그시작점이바로봄의끝이기도하니
수수꽃다리는이래저래깊고깊은
삶의아이러니를품고있다고나할까,
사람도꽃같은것을.
이제바야흐로만개한봄이다.
그러나봄은금방사라질것이다.
수수꽃다리피었으므로.
*수수꽃다리는원래우리나라꽃이었으나외국으로나가다시미스킴라일락이란혼혈(?)의이름을지닌채되돌아왔다.영어로는라일락프랑스어로는리라라고불리워진다.(꽃사진은두개다내것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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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
2012년 4월 24일 at 11:42 오전
미스킴라일락..ㅎㅎㅎ
푸나무님.
매번이렇게명품향기를…
놀라울뿐입니다.
죽어도못따라갈….봄이가고있네요.
내일비쫌온다네요.
마이란
2012년 4월 24일 at 8:47 오후
벌써요?
전에살던집에뒷마당담장따라연보라라일락이가득했었어요.
사실은담이닿아있는뒷집것인데우리집쪽으로꽃이더성했지요.
완전히횡재하고있었는데어느날부턴가담장아래의땅을뚫고우리집마당으로
가지가자라더니이내나무가되더라고요.
참아꼈더랬어요.
문득옛동네그립습니다.^^
나즈막하고유난히라일락이많았던동네였어요.
수수꽃다리란예쁜이름이었다는걸
전몇년전에야겨우알았어요.^^
밤사이
집앞의아잘리아가눈이부시도록많이피었네요.
느린봄이오긴오고가긴가나봅니다.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25일 at 1:13 오전
이꽃의전설
저도~
사진을찍을때마다
그꽃을바라보며생각을하곤했었는뎅.~
오늘비내림
럼블의비와당신
수수꽃다리~
비에젖었다가
노래에젖었다가
수수꽃다리에젖었다가~
가요^^
아!!!츅~츅~ㅎㅎ
아~왤케맘아린지,,,아침부텀!!!!
비오는아침~
여길오질말았어야했어요…..^
푸나무
2012년 4월 25일 at 1:54 오전
제가조블에서
엄청좋아하는
아름다운세여성분이
등장하셨다.
색깔이다르기도하시지.
향기도다르고,
리사님향기
마이란님향기
나찾님향기….
아름다운당신들의향기에
나도비오는이아침
취합니다.
말그미
2012년 4월 26일 at 4:04 오후
이예쁜수수꽃다리란이름보다라일락이머리에젖어있으니
참한심해요.
이름이라일락이니원산지가외국어디쯤인줄알았습니다.
‘미스킴라일락’…혼혈이름으로되왔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