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 ㅡ 소수의 고독
BY 푸나무 ON 5. 4, 2012
소수의고독(양장)
저자
파올로조르다노(PaoloGiordano)
출판사
문학동네(2012년02월29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나이가자랑은아니지만
나이는사람의시선이지닌천칭에
정밀도를더해주고센서의감지력을높여주는지도모른다.
물론그센서가투명하고맑으려면방향이랄지가지치기같은것은필수다.
가령목련꽃은어느나무에서피어나도그꽃봉오리는북쪽을향하고있다.
사람에게적용해본다면타고난성향쯤이라고나할까,
가지치기는어떤가,
우리동네는신도시가되기전원래배밭이었다고한다.
그래서지금도아파트주변자투리땅에봄이면하얀배꽃이무리지어피어오른다.
모든유실수들이그렇지만특히교목과인배나무는가지치기=전정=갱신을잘해주어야
열매가크기도좋으며맛도좋다고한다.
언젠가아주늙은고목나무에서배수확을잘하는농부에대한글을읽은적이있다.
그는배나무전정에대해순서가중요하다고했다.
굵은가지를먼저자르고그다음에중간가지자르고다음잔가지를자르는순서!
측지는과일을직접다는가지를말함인데
생산성을가장효율화하려면해마다15~20%측지를교체해주어야하고
만약그렇지않을경우갑자기나무의노화가올수있다는것이다.
모든글이그러하듯나는당연히배의전정순서에서
내삶의우선순위를생각해보았고
측지교체에서는버려야할것과취해야할것에대한가늠을해보았다.
책을읽는다는것은다른사람의삶과생각을통하여
내삶을통찰해보는시간이다.
다른사람이걸어가는길을바라보며
내삶의방향과각도를재는일이기도하다.
<소수의고독>이란책을거의다읽어갈때까지
주인공인알리체와마티아,
그리고그들사랑곁의한점으로여겨지는데니스에게
함몰되지못한것은,
그들의사랑이내가생각하는상식적인사랑이아니었기때문이다.
사랑은,
사랑이란단어는태생부터품고있는둘일지관계일지연결일지,
즉절대혼자가아닌존재이다.
그런데이들은
정말글의제목처럼
누구와도그무엇과도나누지않는,
온전한소수素數적혹은아주小數만이할수있는
느리고더딘사랑을한다.
이탈리아의최고권위있는문학상인스트레가상을수상한작가파올로조르다노의
문체는건조하면서도섬세하다.
마치그의문체는얼핏보면산만한아이처럼
아주일상에서혹은아주거리가먼데서혹은아주내적인어느면에서시작해
거기에서끝나는듯보이지만
실제는그모든것들이고도의집중력을지니고있는작가의장치이자연결이며
결국그들의사랑의표식이다.
이상상력풍부한작가는
절대알리체와마티아의감정표현에머물지않는다.
아니오히려그들이처한아주사소한상황을그려내는데주력한다.
독자는사금같은그들의일상속에서금을가려내야한다.
작가는그들의사랑을쉬보여주지않는다.
아니그는오히려앞장서서그들의사랑을감추려고한다.
보여주는사랑이아니라찾는자에게만보여지는사랑이라고나할까,
알리체는아버지의극성스런강요에의해스키를타다가
한쪽다리가불구가된다.
그녀는그후타인과의소통이없는삶을살아간다.
물론그녀나름대로수많은노력을하지만
적극적이면서밝고매력적인남편파비오와의관계까지도실패로끝난다.
마티아는보통사람과조금다른쌍둥이여동생을
공원에두고친구의생일파티에갔다가결국동생을잃어버린다.
그일후마티아역시세상과의공존을접어버린다.
이런알리체와마티아는함께있을때쉼을얻게되는아주작은경험을하게된다.
그들은그것이자기들에게일어난일생일대의소통이며관계며사랑이란것을
알지못한다.
그리고긴시간을통하여여러가지상황들을통하여아주작게아주조금씩
한걸음씩그들만의사랑에다가간다.
알리체는파비오와헤어지면서
마티아와의사랑에더다가섯고
마티아역시알리체를떠나멀리가서다른여자들과만나면서더욱
알리체의실존을느끼게된다.
그렇다.
그들의사랑에쉽게함몰되지못한것은
이미내가지닌천칭이
그들의그섬세하고
고통스러울만치느리고침착한사랑을
재고가늠해보기엔너무낡고무딘탓이었다.
절대절명의고독속에서생활하는사람들이일으키는반응을
이해하기엔
고독이무언지도모른채
그저감각이시키는대로살아가는현재가내게도팽만해있기때문이었다.
그들은아프고힘들게자신들의가지를15-20%씩쳐내면서
사랑을키워간다.
마치숙련된농부처럼순서대로가지를쳐가며
자신들의사랑을완성해갔던것이다.
이작가는
끝까지내가놓지못하는사랑에대한상식적인기대를
가볍게그러나확실하게배반해버린다.
그럼으로그는글의완성도를더욱높였다.
<소수의고독>은
인간의고독에대한이야기이고
고독한사랑에대한이야기며
결국은고독한사람들에대한이야기다.
>
Share the post "외로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 ㅡ 소수의 고독"
솔밭길
2012년 5월 4일 at 10:29 오전
에고,저는책을읽지않아서책읽으신후
리뷰다시는분들뵈면읍!말문이막혀서,,,,,,
그새제블에흔적남기셨기에인사차,,,,,,^^
쥴리아스
2012년 5월 4일 at 12:19 오후
이소설읽어봐야겠군요…어떤섬세한표현이작가의글에숨어있는지(항상이런작가의글쓰는능력에부러움)…빨리드러나는사랑도외로움의사랑도같은사랑의다른표현이아닌가?…그런데목련꽃의봉오리가항상북쪽을향하고있나요?
어젠가요?라일락이활짝펴서자세히들여다봤더니햇볕을많이받는쪽은보라색이강하고받지못하는쪽은흰색인채로있더라구요..아마햇살에색이보라색으로변하는모양입니다..신기…
푸나무
2012년 5월 4일 at 3:00 오후
월요일인가하면
금요일주말입니다.
시간이너무빨리가는것같아요.
솔밭길님….
푸나무
2012년 5월 4일 at 3:05 오후
이소설솔직히말하면권하고싶지는않은데요.
아뇨,제리뷰….있는이야기긴한데
제리뷰가다는아니니
안쓴이야기도더많다는거지요.
녜목련봉우리는북쪽을향해있어요.
내년에먹음었을때한번꼭보세요.
제가생각할때는햇빛이아니고
혹시섞여서….????
Grace
2012년 5월 4일 at 3:07 오후
진한외로움을이겨낸자가고독을사랑할수있다는데…
전그렇게…고독을사랑하는사람이되고싶네요..ㅎ
생각을깊게해줄책같군요..
마음같아서는지금당장오더해서읽어보고싶지만..
밀린책들…해야할읽들이밀려있어..
기회가된다면…가을쯤에…꼭읽어보고싶군요…
시간은왜이리빨리지나가는지…
멋지고…상큼한5월보내시길…^&^
푸나무
2012년 5월 5일 at 2:18 오후
밀린책들많이있으시면사지마세요.
다른책들다읽고나신후
머책없나….해도없을때사셔요.
그레이스님도좋은오월
오월에어울리는오월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