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상이 아니듯 늙음도 벌이 아니다ㅡ 은교
BY 푸나무 ON 5. 29, 2012
어젠느즈막이은교를보았다.
친하게지내는부부네쌍과함께,
‘괜히서방님들의묘한부분을자극하는영화아닐까요?’
했더니한여인왈
‘자극되면좋은것아닌가요?“
라는통큰(?)발언에왁자지껄한웃음으로결론이났다.
이영화만들어지고난후제일많이거론된것이은교의<노출>이었다.
주인공김고은의부모님들이함께영화개봉식을하고
은교와내딸을결혼시켰다……라는말부터시작해서,
얼마쯤어디까지.어떻게….가
은교의가장중요한테제라도되듯이신문도대놓고맞장구를쳐댔다.
오히려그런요인때문에볼까?말까?….
나처럼망서리는독자도많다.
보여주는영화에탐닉하는것이아니라
잘만들어진영화에열광한다는것을
왜모르나몰라,
영화평을쓰는,
일종의내거름망인신문기자들의안목도점점의심스럽다.
걱정되는대목.
영화를다보고난후,
사람들사이에오고가는말,글,소문들의“허황함”을새삼깨달았다.
물론은교와서지우의관계장면이필요없이길게나왔다.
나름대로적나라하게보이기도했고,
어린소녀의섹스치고는너무노숙한(?)숨소리도있었다.
영화의가장군더더기처럼여겨지던그장면이
결국은영화의입소문을내기위한장치였던것이다.
아무리영리한감독이라도
영화에대한기본적인감각의도식화는어쩔수없는지,
서지우의차사고는
은교가마치스릴러장르라도되듯
왜그렇게길고잔혹하게내보낸담.
한두장면리얼하게만들어놓고거기에포커스를맞추면
대중이따라올것이라는단순무식한도식,
이제버릴때가되지않았나,
독자를우롱하는천박한스킬이아닌가,
그런여타의아쉬움에도불구하고
이영화의미덕여기저기보인다.
사실소설은교의관능은
‘소나무그림자가은교의팔뚝에어리는’
즉정제된시를쓰는,
날카로운연필심에서슬픔을느끼는ㅡ
필통속의연필이내는소리와연필심의슬픔에대한연결은썩그리섬세하지못했지만ㅡ
시인의눈초리가지닌아주특별한관능이다.
감독은나름영리하고세련되게그리고차분하고우아하게
늙은시인의
열일곱살소녀에대한욕망을
<늙음에대한쓸쓸함>으로만드는데성공했다.
단순한피아노곡,
느린카메라가보여주는장면들의긴호흡,
시들은듯고풍스러운듯.늙은시인의심사를엿보이게하는오래된집
책이가득쌓인서재와
눈내리는서재의창은시인의쓸쓸한내면을보여주는데적합했다.
책과는다르게선명한부분하나.
즉은교를만지고느끼는것은일흔노인이아니라
머리빡빡민잘생긴젊은이박해일이었던것이다.
단순해보이면서도아름다워보이던그장면은
결국일흔살이적요시인의욕망이
은교가아니라
자신의‘젊음’이라는것을잘내보여주었다..
그러면서도이영화
노인!!!은
육체=보여지는사랑을해서는안된다는면목을들어내기도한다.
품에안겨오는은교를안아주지도못한채
겨우혼자쓸쓸하게
침대에돌아누워
잘가라,은교야.
혼자중얼거리는
그래야노인다운,노인에어울리는,멋진노인이되는,
그러니여전히이영화도노인의사랑을이야기하지만
노인의사랑은젊은이와는다른
노인스런(!)사랑을해야한다는역설을품고있다.
자연산(?)그대로인김고은은뛰어나지않는미모때문에
은교와어울렸다.
하얗고투명하고맑은열일곱살이었다.
은교가느끼는시인에대한,
자신도잘모르는알수없는감정에대한부분을
모르는척아는척잘표현해냈다.
서지우는무난했고
아,노역의박해일은족탈불급이었다.,
‘이끼’에서의준수한배우는없었다.
윤기나고싱싱한목소리를그는감추지못했다.
그저흉내를내니당연히어색하고어설플수밖에….
8시간이넘는긴시간의특수분장에도불구하고
처음영화로의몰입을가장방해하게하는요소였다.
보랏빛장정의‘은교’를작년엔가보고
이러쿵저러쿵글수다까지떨었는데
영화말미의스토리를작가겸감독이많이단순화함과동시에
자극적인색채를부여한듯싶었다
꼭필요한소설속의인물,가령노랑머리등을배제해버려서
이적요와서지우의감정의복선이둔탁해졌고
사고나기전서지우의분노는소설에서의애증과는각도를조금달리한듯,
소설을읽지않고영화를본사람이라면
섬세한대사혹은지문에마음이열렸을것이고
스토리에도혹!했을것같다.
"너희젊음이너희노력으로얻은상이아니듯,내늙음도내잘못으로받은벌이아니다"
별에대한이야기도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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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2012년 5월 30일 at 12:19 오전
젊음이상이아니듯늙음도벌이아니다.
제목이마음에확다가와꽃힙니다.그래요.늙음이결코벌은아닌데
벌받는거라고비아냥거리는사람들때문에속상헤하는일도이제는말아야
겠습니다.
영화,은교는좀있다쿡에서나봐야할까봐요.
고맙습니다.자세한소개.
나를 찾으며...
2012년 5월 30일 at 12:57 오전
이영화,,5월초에봤어요..어벤져스개봉할때즈음요.ㅎㅎ
올리신제목이이영화의전부라고해도과언아니죠?
사실책도읽어본것이어서…책내용관조금다르긴하지만
감독이표현하고싶었던것은아주정확하게표현한것아닌가싶더군요.
폭풍의언덕의그히스클맆..
여러번읽어보았지만
어릴때읽었을때그느낌과
좀더나이들어읽었을때
그리고그영활자주보면서느끼는
그때그때의그에대한감정들이아주다르게와닿듯이
은교에대한느낌또한읽는분들의대상에따라
각각너무다르게와닿을수있는영화겠구나란생각은들더군요.
전제가이젠나이들어감을이영활통해서
더느끼게되었다는씁쓸함이..ㅎㅎ
Elliot
2012년 6월 1일 at 2:47 오후
"자극되면좋은거아닌가요?"-자극의떡고물이자기에게돌아오리란소망?착각?ㅎㅎㅎ
푸나무
2012년 6월 2일 at 2:10 오전
엘님
아니요,
떡고물보다는
그러기라도해보라는……
늙은부부사이에서만이
가능한
배려의언어같은거지요.
푸나무
2012년 6월 2일 at 2:13 오전
나찾님
한참젊으신분이
무슨나이타령인교?
더군다나씀쓸함이요?
그러면은교나쁜영화다.
생기발랄한나찾님을
더욱생기발랄하게해주어야할텐데….
근데이적요시인
나이되려면나찾님아직무지무지하게많이남지않았수?
차라리
은교쪽을향해서시는것이……더나을것같애….요^^*
푸나무
2012년 6월 2일 at 2:15 오전
데레사님멋진말이지요?
벌도상도아닌인생살이…나이….
니들도다나이들어….
후후,
하나님이지니신사랑의모습중
아주중요한한면이
공평이라는것,…..
쿡에서보세요.
심심하실때…..
참나무.
2012년 6월 3일 at 12:33 오전
…은교를부부네쌍과요?
전죽다깨나도못해볼일…ㅎㅎ
박혜지
2012년 6월 8일 at 5:18 오후
안녕하세요,지나가다가들른21살여대생입니다.
아무래도어린나이인지라주변친구들이은교에대해얘기할때는항상노출얘기와노인이어린소녀한테그런생각을품는것에대해이해하지못한다는듯한얘기가대다수였기에영화관에가서보는걸포기하고집에서다운받아서보게되었습니다.
그런데저는영화보는내내’아름답고도슬프다’라는말이이럴때쓰는말이구나하고느꼈습니다.보는내내가슴이먹먹하기도하고,참많은생각을하면서봤습니다.
다본후친구들에게좋은영화인것같다고보면서많은생각을했다고했더니다들의아해하더군요…..늙은시인이그런생각을한다는것이부도덕한것이아니냐고자기는문학적인것을떠나서인간적으로그건예의가아닌것같다고말하는친구도있었습니다.물론사람마다생각이다르고느끼는바가다르기에그친구들을설득시킬생각도마음도없었지만
그아이들은저를이상한사람처럼보더라고요…..
내가많이이상한건가생각하려는순간이글을보게되었습니다.
생각이머릿속으로만맴돌고밖으로나오질않아서내가도대체이영화를보고뭘느낀걸까답답해하고있던찰나,이글을만나서생각이많이정리되었고개운해졌습니다.영화<은교>를다시한번본느낌이네요…감사합니다정말!
푸나무
2012년 6월 9일 at 3:19 오전
오메사랑스러운애기씨가등장하셨네.
내글의가장젊은독자…..시네.
글도잘쓰고
무엇보다생각이무르익어서
혜지보다무려여섯살이나더많이먹은내딸에게
읽어보라고했네.
아마도혜지는작가를꿈꾸어도될듯,
우선나이에비해
무척눈이밝은것같고
그렇다고자신의생각을남에게
종용하지않으니너그러울것같고
남을인정하니사려깊을것이고
그러면서도남들보지못한부분을느끼니감수성풍부해….
또그냥스쳐가며읽어도될글에
즉다가오는부분을그냥넘기지않고
이렇게댓글로남기니
글쓰기를당근좋아하는것이니,
멋진작가가도리것을확신함.
아,
정진하면……
난그정진을못했거든,
그나저나
헤지넘반가워
그리고고맙고
그대나이만큼신선한기분……을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