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오 백혜경씨!

아까저아래충청도다녀오는데

집가까이오니한강이곁에서흘러요.

새삼스럽긴….

언제나그자리에서유장하게흐르는데

그저

이내맘이지요.

이즈음해가가장길무렵이라여덟시되어가는데

그제서야해저물어가고

아직어둠이채내리덮히지않는그순간,

한강이온통푸르스름해집디다.

하구라선지행주대교주변은품이넓어요.

강가쪽으로는양파밭도대파밭도있고물론갖가지나무들도심어져있지요.

내좋아하는회화나무도늦게눈뜬게으름상쇄하려는듯부지런하게자라나

언제게을렀냐는듯…..초록으로변해있고…..

몇그루안되긴하지만

축져진가지를지닌벚나무도….

하긴저친구꽃지고나면워낙단단한나무가되어

언제사람홀리게하는꽃피어냈던가…..

시치미떼는모습이새침하기이를데없어요.

그런데그것들이다아푸르스름하게변하더라는말이지요.

초록양파도회화나무도강가에가지들이밀고서있는능수버들도

다아푸른빛으로화하더란말이지요.

당연히강물도요.

그푸르른빛…..은우울해보였고무엇보다아주정적이었어요.

정말blue요.

강변북로는성질급한사람들벌써차의라이트를켠채달려가고

순간,

편을가르는것은아닌데

백헤경씨가속해있는곳이저조용한강물이라면

나는저강변길마치개미처럼움직이는곳이구나…..

혜경씨

지금가있는곳은고요한가요?

눈부시되고요할것같아요.

아픔도세상도자녀도남편도다버려두고떠나간길무에그리즐거울까만..

착하고성실한그대

무엇보다젊은그대여서환하긴할것같아…..

어둡고축축한길은아닐것같아…….

그런믿음속에서그댈보니그대보다내게위로지.

다행이야.

그젯밤난데없는부음에놀랬지요.

먼데산다는핑계로몇년전암수술한병원으로찾아가고….

그뒤몇번전화하고건강하다는소식듣고마음놓았고

여러해시간흘러가서잊었나…..

아무래도눈에서멀면마음에서도멀어지니…..

그러니그대의부음을듣고황망하고마음아프면서도눈물은흐르지않았어요.

그런데그대의아들이제육학년…..통통하게살이쪘어.

내가보았을땐학교도채안들어갔었는데

그아이어릴때와똑같은얼굴로아빠곁에까만양복입고서있는데

머리를만지며아어떡해..희윤아나도모르게중얼거렸는데

그아이순간눈이빨개지면서웁디다.

희윤이가우니…..나도눈물이나데…..

그대가안되어서인지희윤이가안되어서인지…..

그러다가다희를불러오라고했더니

누이를데려오면서같이머라말하면서환하게웃더군.

그래나도눈물을그쳤고

조금있다상위에서무엇인가를먹는데볼이탱탱했어.

그렇게살아가겠지.

엄마생각나면슬프다가

또재미있으면웃다가

배고프면먹고…..

자라고…..

그러면서엄마에대한기억도점점흐릿해져가고…..

삶은

그래삶은

오직계속되는중!

그댄서운할까,

아들이그댈잊어간다면…....

하지만떠난것은그대니….

아무리운명의무서운힘이그대를떠밀었다고하더라도

그대가떠난것은사실이니

도무지알수없는거대한어떤힘이

그댈그토록가볍게옮겨갔으리라.

그대간곳은

아마고독없는세상일것같아.

이미다른세상으로홀홀이짐싼그댈보면서

눈하나깜짝도안한이세상을보면서

그냉정함속에존재하고있는

무서운고독을난보았어.

떠난자보다남는자의설움이언제나승하듯,

질기고촘촘한고독의선명한자락..

고독은

삶의밀도와관련이깊은어떤물질.

보거나만질수없지만언제나존재하는물질.

끊임없이우리삶에중력을행사하는물질,

어느순간아주웅혼한모습으로나타나는물질.

우리가인식하지못하는순간에도끊임없이능력을행사하는물질…..

,삶은그저쓸쓸해,쓸쓸할뿐이야.

백혜경씨나하고띠동갑이잖아……

그래채마흔중반도못되는그대의나이…..

이즈음나보다서너살만어려도

빛나는청춘인걸…..진반농반하는데…..

그댄나에비해그얼마나젊은가….말이지.

정말눈부신젊음아닌가말이지….

강물스쳐지나가듯

금방어두움내리덮힙디다.

푸르스름한표현키어려운블루는

어둠먼저보내는어둠의이내였을까….

아니면혹

빛과어둠사이에존재하는

그들만의고독이었을까……

이즈음우리동네호수공원에는

갖가지장미꽃들이수많은사람들처럼피어나있어요.

카메라렌즈를들이다며사진을찍다가

식물이라고고독없을까…..

오히려너무나고요하게살아있어

생명자체가고독일수도있는것아닐까…..

잘가오,

백혜경씨.

아무데서나위로거리찾는것보면

그대사라진자리

제법큰가봐,

언젠가……나도가게될그길……

그대로인해새삼한켜깊숙이들어가본것같아.

그대먼저떠나서친근해진…..

이사진들도다해저물어갈무렵이소를높여서찍었더니거침.꽃은……

6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2년 6월 6일 at 12:55 오전

    왠지제또래나이같아
    뭐라형언할수없는애잔함이가슴을파고들었어요.
    누구든대신해줄수없는그길을
    어린것들두눈에밟혀어떻게쓸쓸히떠났을까싶어서가슴이메이는군요.
    그래도살아있는사람은또살아가겠지요.
    어제~
    오늘~
    내일~
    저유장하게흐르느강물처럼밀려밀려
    그렇게밀려또흘러가겠지요.

    똥밭에굴러도저승보다낫단이곳.
    좀더오래오래가족들과머물길얼마나바랬을까요!!!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2. 데레사

    2012년 6월 6일 at 8:37 오전

    아주젊은분이가셨군요.뭐라형언하기어렵게가슴이아려옵니다.
    남겨진아이들이잘자랐으면좋겠습니다.

    백혜경씨
    잘가십시요.저도이렇게인사합니다.
       

  3. 푸나무

    2012년 6월 6일 at 1:47 오후

    나찾님맞아요.
    젊음때문에
    더안타깝더군요.

    하지만이젠죽음앞에서면
    공평이떠올라요.

    누구에게나…..

    공평이편안을주기도하고
    공평이두려움을주기도하지요.
    배우고가르치고….
       

  4. 푸나무

    2012년 6월 6일 at 1:48 오후

    데레사님
    저두그걸기도했어요.

    사람은무엇으로사는가…..
    톨스토이의글을생각하면서요.

    헤경씨좋아할것같아요.데레사님인사요.
       

  5. 雲丁

    2012년 6월 7일 at 9:33 오전

    어찌눈감으셨을까..
    뭐라위로할말이딱히,,,   

  6. 푸나무

    2012년 6월 7일 at 11:31 오전

    글쎄저두그저어떡해…..만했습니다.

    말이

    참아무것도아닌시간들이가끔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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