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다이아몬드 ㅡ 베르너 헤어조크

세상에읽어야할책은어찌그리많은고.

아들래미책상위에사무엘베케트체홉브레히트희곡집등

관심가는책이일곱권이나놓여있다.

이번학기희곡에대한강의를듣는다하더니,

책을뒤적거리니아들래미하는말

왜읽고싶으셔?”

그래그랬다.

엄마책욕심버린지오래다.봐도봐도끝이없다는것을알거든,”

말은그렇게했는데말을하면서내가한말을생각해보니

별로정직한말은아닌듯싶다.

책에대한욕심을버리기는커녕여전히사납고

사실아들래미책도다읽고싶었다.

책만이랴,

영화는또왜그리도많은지,

어제그제오후디엠시에있는영상진흥원으로출근했다.

우리집에서이십분이면간다.

오후네시부터상영하는베르너헤어조크의영화를보기위해서다.

두주간동안,그의영화혹은다큐를상영하는데

그제어제해서다섯편…..

그리고이번주내내시간내서가능한한많이볼생각이다.

참고로영상진흥원의모든상영작은무료다.

극장은보통영화관보다더넓고쾌적하다.

머릿속에조크가가득들어찬사람헤어조크라선지

(이런시시한농담을적는이유는그의이름을이렇게해석해서겨우외웠기때문이다.

며칠만에썰물처럼빠져나가겠지만,)

그의세계는경이롭다.

경이로운세계,

경이로운사람들,

경이로운관찰,해석,시각,

내가전혀만나볼수도없고생각해보지도않는무수한삶들이

그의영화속에서실재한다.

나는그의영화한편을보며책을한열권정도읽은것같은,

그리고영화한편을보며한삼년삼개월정도젊어진것같은느낌을받았다.

웃고슬프고감동깊고그리고무엇보다매우뷰리플했기때문이다.

난단언한다.

툐요일그를우연히만난것은내건엄청난행운이었다.

그리고어젯밤그의<하얀다이아몬드>는내넋을빼갔다.

비행선엔지니어인그래함도링톤박사는그가특별히고안한헬륨비행선을가이아나중심부에있는거대한카이초폭포근처에서실험비행하려한다.그러나12년전그는유사한탐험중동료디에터를죽음으로몰고갔기때문에닥쳐올위험이두렵다.도링톤역시아귀레와피츠카랄도처럼헤어조크적몽상가이다.비행선의테스트를혼자서강행하겠다는도링톤에게카메라없는비행은어리석은짓이라며두명의카메라맨이있음에도불구하고자신이직접카메라를메고비행을해야겠다고고집피우는62세의헤어조크감독을보는그자체가경이롭기그지없다()

요약하자주인공세사람

그래함도링턴박사=박사

베르너헤어조크감독=감독

장닭을기르는사람=장닭

영국대학에서가르치는박사가화면에등장할때저사람약간조울증스타일이네….

싶었다.(교수라는포지션에도불구하고=아주촌스러운나만의편견)

약간경하고약간흥분되어있고….

그런데영화속에서그는점차유모러스한…..

영국의유모어에대한환상을심어주기에족한….모습을보이기도하고

그러다가나중에보니그는과학자가아닌

철학자에꿈꾸는사람이되어있었다.슬픔조차지닌,

비행기가무수하게날아다니는시대에

그는헬륨으로채운풍선을만들어비행하는꿈을꾼다.

그꿈을헤어에죠크가가득찬감독눈에띄었고

그들은아마의기투합했을것이다.

모든인생의스토리가그러하듯

영화도<우연>혹은<필연>이엮어질때구속력을지니게되고

단단하고아름다워진다.

그냥모험이라면그모험이여러가지상황속에서이루어졌다하더라도

모험은단일체로남아다른물체로승화되기는어렵다.

등장인물장닭은이영화속에서우연히등장하는비중없는동네사람이다.

그러나그는이영화를아름답게완결시킨주인공이된다.

그는헬룸풍선을보며마치하얀다이아몬든같다며아름답다며…..

평생그리워하는그러나어디사는지도모르는어머니께보여주고싶다며…..

의자에비스듬하게누운비행선구경군으로등장한다.

그러나그의다듬어지지않는모든언어는시였다.

감독도박사도

그가시인인것을알아챈다.

나무의수관속에숨어있는약재를알아보는눈이있는

몸을고치는약재나무를찾아가는,

얼핏사기꾼같아보이는…..

습기가득한열대우림속에서

하나의빗방울사이로거대한폭포를바라보고아름다움을느끼는그

실제감독의좋은카메라는

빗방울속으로보이는아름답기그지없는폭포를보여준다.

그리고그는헬륨비행선을타고내려와서는아주멍한표정으로

장닭과함께탔으면참좋았을것같다는일성을낸다.

자기는장닭을너무사랑하며

장닭도자신을사랑한다는

장닭은마누라가다섯이며그래서아침마다달걀다섯개를자신에게주는

아주멋진장닭이라고

이눈밝은감독은장닭의장닭을찾아간다.

그는한걸음더깊이들어간장닭의역사를펼쳐보인다.

몇년전다른아버지가있었다고그아버지장닭이아들장닭이커가니

드세게견제를했다고일년반후에아들장닭이반기를들었다고

그래서아버지를몰아냈다고,지금은그가세상을다스린다고….

거대한폭포뒤의동굴…..

칼새의보금자리…..비밀의이야기가숨겨져있는곳,

마지막칼새들의군무를박사는거대한콘서트로표현한다.

누군가가어디서지휘하고…..

인식에대한이야기도인상깊었다.

모르면인식하지못한다는…..

남미의순박한아이들은비행선을보고도놀라지않는다.

그아이들이고요하기때문이기도하고

비행선을모르기때문에인식할수없어서그냥스쳐본다는것……

,비행선이가만히폭포의강줄기에앉는대목도나온다

그리고한참카메라는

물에비친비행선의그림자를보여준다

정말정말베리베리뷰리플한장면이었다.

영화의앤딩장면에

장닭의부모나형제들이이영화를보면

카이초폭포사무실로연락주라는대목이나온다.

아무도가보지않는에덴동산인폭포뒤의굴그비밀이영원히계속되라는염원도……..

굳이딱하나…..

험비슷한것을잡는다면

헤어조크감독43년생이다.

그래선지음악이너무강하다.

그것도장면장면마다너무나어울리는음악이…….

그러니사람의감정을확잡아채서,……

요즈음사람들

세련이라는이름아래얼마나냉정한가,

자신의감정이다른사람손아귀에들어가는것그다지좋아하지않는다.

이게뭐야,좀촌스러운것아닌가……생각들더라는것,

베르너헤어조크감독전-절대,숭고,그리고진실
WernerHerzog:TheAbsolute,theSublime&theTruth

베르너헤어조크감독전을개최하며

베르너헤어조크와그의영화에대한개요를쓴다는것은처음부터무리한일이었다.그의영화를이해한다는것역시불가능한일이었다.그는논리적으로설명할수없는불가해한세계와유한한인간이다다를수없는절대의세계를카메라로담아냈고,종종무한하고절대적으로큰어떤것을보여줌-그것이<아귀레,신의분노>의구름이가득덮인안데스산맥이든,<파타모르가나>의끝없는사하라사막이든-으로써우리를전율하게만들었다.특정한몇몇단어로정의내릴수없는이체험은어쩌면독일의한철학자가이야기한‘숭고의체험’일지도모르겠다.그래서헤어조크의영화를보는것은두렵고때로는불쾌하며혼란스럽다.또한그는실상과허상의경계,진실과거짓의경계에대해질문한다.<어둠의교훈>에나오는파스칼의인용문은헤어조크가지어낸말이었고,그는뻔뻔스럽게파스칼이자신보다더나은문구를지어냈을것같지않으며자신이만든문구가관객들을어떤황홀의단계로이끌어주는데보다적절하다고말한다.
20살에만든단편영화<헤라클레스>부터60대후반에만든3D다큐멘터리<잊혀진꿈의동굴>까지총34편의영화가상영될이번기획전은한계를뛰어넘어신화를만들고자했던베르너헤어조크의불가해한영화세계를경험해보는특이한기회가될것이다.

베르너헤어조크(WernerHerzog1942.9.5~)
독일뮌헨출생.바바리아지방의깊은산속마을에서어린시절을지낸그는십대가되어서야영화를접했다.혼자서영화를공부한그는15살의나이에처음으로시나리오를썼고20살에용접공으로일해번돈으로첫단편영화<헤라클레스>를만들었다.1968년크레타섬으로가장편데뷔작<사인즈오브라이프>를만들어베를린영화제은곰상을수상하며주목받기시작한다.<아귀레,신의분노>,<피츠카랄도>,<카스퍼하우저의비밀>로국제적인명성을얻었으며,2012년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그의최근작<데스로>를상영하였다.

기간:2012.5.31(목)~6.17(일)
장소:시네마테크KOFA1관
주최:한국영상자료원,주한독일문화원
후원:주한스위스대사관

8 Comments

  1. 아카시아향

    2012년 6월 11일 at 7:49 오전

    대단히야심찬기획이네요,
    34편의영화를상영한다니.

    저는그의영화중단지몇편만봤어요.
    우연이긴하지만
    그의’무모한/대담한(?)’몽상가적기질이가장드러나는영화들로만요;;
    제게는…좀너무거대하게만보여진다고나할까?
    약간그런편견을갖고있는듯해요.

    연세가있어서그런지
    말씀하시는품이차분하기는하지만…
    그잔잔함속에아직도열정이활활끓고있다는게
    여실히드러나는분이라생각되고요.

    (한편보신후삼년삼개월젊어지신느낌이라니…다보시고나면?
    현대판’삼천갑자동박삭이’!ㅎㅎ)

    알차고즐거운감상이되시기를빕니다~
       

  2. 푸나무

    2012년 6월 11일 at 11:29 오전

    작년가을인가도영상진흥원가서구로사와아키라감독의영화를여러편보면서
    아이고우리나라좋은나라
    그리고
    우리동네좋은동네했습니다.
    영화보여주니좋은나라이고
    진흥원가까워
    가기좋으니우리동네도영판좋은동네지요.

    몽상가적기질의영화라면
    발퀴레나피츠카랄도보셨겠습니다.
    피츠카랄도는저두못봐서
    이번토욜에만사제끼고보려고합니다.

    아마햐얀…에서도처음에는전혀의도치도않았겠지요.
    장닭을키우는사람을
    그리고그장닭을그렇게화면에내보내는것요.
    다큐의매력
    다큐가지닌자유로움까지아주맘에홀딱!!!!!들었답니다.

    삼천갑자동박삭이된이유는^^*
    사실제가굉장히나이를의식하는사람이에요.
    오십중반의…..
    오메금방육십이네…..

    하지만나이대신
    무지많이느끼는것은풍성하잖아요.
    그러니이것을꼭나이듬으로치부하지말고
    반대로?????
    사고의젊음으로…..ㅋㅋ

       

  3. 푸나무

    2012년 6월 11일 at 11:43 오전

    아귀레를발퀴레로썻네요.
    고치려니깐잘안되오니
    고쳐서읽으시압~   

  4. Elliot

    2012년 6월 11일 at 11:52 오후

    능소화님,나이에주목하는게참신기해요난^^
    미국처음왔을때대학원장이랑간단한만남이있었는데그의이름
    Richard의애칭Dick이자연스레입에달리며마치고향에온것같은기분이들었지요^^
    여기선친구지간에도출신학교,생년등등관심도없고잘모르는데
    한국에선사촌형선배동창의하숙방동기까지따져야수직관계를정의하곤
    마음편하게상대를대할수있는거….

       

  5. 푸나무

    2012년 6월 12일 at 12:19 오전

    아이고하도능소화소리를많이들어서
    엘님이능소화하시니.
    급애정이생기려함.

    근데이나이생각하는트라우마가언제적부터파생되었는지
    나잇값…..
    말이예요.

    곡수직적어떤것이아니라
    지녀야할몫을의미한다고나할까,
    그러니자주주춤거리지요.
    나이에어울리는행동을하느라…
    사십대도나이타령을했는데
    육십대나되면아예안하려나…..
    나도잊었으면합니다..
    나이   

  6. 참나무.

    2012년 6월 12일 at 12:55 오전

    어제이포스팅읽으면서일산시민들부러워했지요
    돌체도있고까메라타도있는…

    더더구나영화공짜로보여주는진흥원까지있다니요…^^
       

  7. 푸나무

    2012년 6월 12일 at 1:52 오전

    참나무님영상진흥원은디엠시수색역곁에있어요.
    우리집에서차로가면이십분내로도착해서좋은동네라는거지요.
    돌체는요즈음가라앉아있는것같더라구요.
    카메라타는좋죠.아무때나갈수있으니….

    치하철디엠시에서내리시면그다지안멀거에요.
    딱참나무님취향이신데….
       

  8. 士雄

    2012년 6월 12일 at 3:54 오전

    일산,살기좋은환경좋은일산이군요.
    이것저것좋은곳도있고..
    북北에서만조용히있으면참좋겠다는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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