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영화의 지루한 이야기 ㅡ 파타 모르가나(신기루)

산뽕나무잎위에

알몸의햇볕이가득하게눕네

그몸너무환하고부드러워

곁에있던새가비껴앉네///나무와햇볕/오규원

시로시작해보려네.

이야기,

옛날분들이야기좋아하면가난하게산다고했는데

아마도이야기에배인상상력이주가되면

현실감각이떨어져서못산다는이야기려니,

아니면부지런하게일하라는뜻도될것이고,

둘다내이야기긴하네.

이냥반시좋네.

당신의<좋음>은무엇일까,궁금해.

나는당연히내가보지못한,갖지못한것을내게줄때가좋아,

알몸의햇볕이란문장에서

이시인은내게햇볕의아주다른한측면을내게주네

알몸……햇살이한커플벗겨진느낌이들고,

마치양파처럼그것도아주깨끗하고청결한모습으로

그러니이내,산뽕나무이파리내가되고내위에햇살가득눕고

환하고부드러워나조차환하고부드러워지는듯……

시는이런데

사실오늘햇살따가워서운전할때도장갑을끼었다네.

어딜눕게해,

가까이다가올까무서운당신이네.

그렇지,시와삶의간극이아주선명해보이네.

그간극을가만히지켜보니

세상사상당이,

아니거의다가그간극속에있더라는거지.

오늘본영화도그랬어.

파타

모르가나….

베르네헤어죠크가무려사십여년전에만든영화.

파타모르가나라는말은신기루현상….

어디배를타고가면하도지루해서

선원들눈에선원들이모르가나라는요정으로보인다는,

아마도이창조력왕성한감독은이단어를알게된순간,

오케,너언젠가내가영화로만든다!소리쳤을것같아.

파타모르가나신기루모르가나라는요정….

삶이마치유월의숲처럼그득해보이는단어잖아.

<창조><낙원><황금시대>시대라는세챕터로만들어진이영화

무려사십년이흘렀으니

당연히그속이보여야하고촌스러워야하고

그래서만만해야할텐데

이감독첫화면부터당황하게하더군.

비행기가활주로에착륙하는거야.아주천천히느릿하게

나두느릿하게의자에등을기대고봤지.

내리는가했더니다시비행기가또착륙을해,다른비행긴가?

그러더니다시;

세번째는나도모르게등을세웠어.

뭐야,이게뭐지?무슨말을하는거야?

혹시저화면에뭐가숨어있나….숨은그림을찾아야하나,

이전의착륙과다른무엇이있나….

그때부터숫자를세기시작했는데(아이도식적응전이라니)

비행기착륙은여덟번인지아홉번인지

그래서또머릿속으로생각하는거지혹숫자에무슨의미가있나?

그러더니사막이나와….한없는모래언덕….

모래둔덕이더낫겠다.

완만하고부드럽고깊숙한골이보이는사막은

왠지풍성한여체를연상시켜주었거든.

지루하지않게그러나아주느릿느릿화면은샅샅이모래를더듬어.

정말더듬듯이..손으로만지듯이카메라는그렇게모래를만져나갔어.

그대목에서그생각나데.

책이귀하던시절아이들에게처음글자를읽히려할때혀를글자로핥게했다는,…

본다는것,

읽는다는것,

이해한다는것,

그렇다면저모래가의미하는것은무엇인가,.

숨겨진의미를찾노라내내불편했어.

힘들고

도무지설명이없었거든,

겨우내레이션이라고는아주특별한목소리의

헤어에조크가가득찬이감독이아주좋아했던여자평론가

로테아이스너가

아무것도없었다.……..라는데

뭐가무야.사막인지…..뭔지가저렇게존재하는데,

그렇다면생명이없는상태를일컬음인가?

그러다가……어느순간나는영화와같이,감독과같이,흐르기로마음먹었어.

같이’…..멋진단어네.

아름다운단어야.

공평하고

자유롭고,

열려있고

다시등을의자에기대고그냥보았어.

읽기를그쳤다고나할까,

읽는것,

찾는것,

의미하는것,

평생그것을찾아다녔는데그게뭐야…..아무것도아니잖아.

그의영화는다큐멘터리야.

아주리얼리틱해.

어떤장면도왜곡시키는법이없지.

아니오히려등장하는인물들이감독에게물어.

이렇게하라구요?이렇게요?지금달려요?

묻는그장면조차천연스럽게우리에게보여줘……

당연히화면은이상하지….

그러나그는그사실적인장면들이사실에그치기만을바라는게아니야.

사실이지닌무한정한삶의결마치폭탄같기도세미한우물물소리같기도한

그수많은삶의갈래들을그는생각하면서독자들이알아줬으면해.

그러니그의영화는지금땅에든든한발을대고있지만

그가바라보는곳은하늘이고고통이고시원이고알수없는존재이고사람이야….

두번째챕터낙원에서는

잠언같은시같은나레이션이독자에게숙제로주어져.

둘을연관시켜해석하라?

아니….여기서도그냥흘러……흐르다보니내가그속으로들어가있어.

편안하게…..자유롭게…..

그러니이영화는보는게아니야.

읽는것도아니고

활짝열려있는문으로들어서는영화,

함께존재하게하는영화라고나할까…….

너무나열려서….이영리한감독은그런것까지계산했을것같아.

문의열림열린정도……

근데설마계산했으려고그냥타고나감이었겟지.

그의영화들이어린소녀의앞치마에떨어진별처럼그에게다가왔으니,

세번째챕터황금시대의첫장면은

두사람이무대에있어

아주촌스러운종이장식을두개공간에걸어놓고

작은피아노ㅡ피아니스트는늙고통통하고아주화가나있는표정

지치고짜증이가득해서바라보는나도기분이역해

그런그녀가단순하면서도경쾌한연주를하고

기이한안경을끼고있는드럼쟁이는노래를하는데

가사가아닌소리의노래야.

노래가아닌노래라고나할까,

감독은이런장면을세번이나우리에게보여줘

떠났다가다시돌아와서

마치거울앞에서선누나라도되듯이,

설마그감독그시를알았으리라고

카프카는그랬어.

<아주보잘것없는것을이해하기위해서라도인생을엄청치열하게살아야한다고>

죽비같은말이데.

난이글읽을때정말한대맞은듯햇어.

카프카의변신을사람들은제맘대로읽었다고해.

대다수의아이들은아주익살스러운책으로….그렇지.

블레히트는아주볼세비키적인작품으로

어느평론가는퇴페적인부르조아적작품으로

어느소설가는청년기고민에대한비유로…..

바다처럼보이는사막….

신기루처럼보이는한없이가는혹은오는(?)자동차한대

나래이션한귀절인상적이었어.

우주의붕괴는창조처럼나타날것이다.

영화에서뭘배웠느냐고

뭘느꼈느냐고?

네버,(나지금양팔로엑스자만드는상상을함)

오죽하면시로이야기를시작했을까,


8 Comments

  1. 말그미

    2012년 6월 15일 at 6:42 오전

    그냥느끼기만하라는詩같은영화였나봅니다.
    그래도푸나무님의글이오르면무엇이나
    멋있고느껴집니다,시같은것이…   

  2. 데레사

    2012년 6월 16일 at 4:09 오전

    팔로엑스자만드는모습상상하면서쿡쿡웃어봅니다.
    그래도후기를이렇게감칠맛있게쓰시다니그영화만든분께서
    상이라도내려야마땅하지않을까싶어요.

    주말,잘보내세요.   

  3. 아카시아향

    2012년 6월 16일 at 5:20 오전

    오규원님시,저도좋아해요.

    Herzog감독이푸나무님참말로좋아하실것같아요.^^
    이렇게하나하나속속들이잘살펴주시니요.
    전이영화본지가하도오래되서
    기억이가물가물해요…
    뭔가유토피아와디스토피아사이에서
    (파타모가나이니당연하겠지만요;;)
    어떻게갈피를잡아야할까…망설이지않았었나?
    그런비슷한생각을했던기억은있는데…
    지금은그도저도불분명하네요;;

    제게’정직한’이라하셨는데
    푸나무님글이야말로완전히!!’솔직’하세요.^^

    덕분에
    허어조그감독작품두루두루살펴봅니다~~

       

  4. 푸나무

    2012년 6월 16일 at 1:30 오후

    말그미님네에사십여년흐른영환데도아주신선했어요.
    그래서천잰가….싶더라니깐요.

    유월도휙휙지나가네요.   

  5. 푸나무

    2012년 6월 16일 at 1:31 오후

    데레사님.
    글세그냥반……
    올해여든이시라는데
    지금도엄청미남이시더라구요.ㅋㅋ

    데레사님도좋은주일보내셔요.   

  6. 푸나무

    2012년 6월 16일 at 1:35 오후

    아,향님께서도…..
    짧은시지만시적분위기가
    상당히높죠?
    산문시
    나도그런시좋아하긴하지만하여간
    그래도요즘시인들각성할분야기도하구요.

    이감독은
    조금
    시건방진이야길지모르지만
    뭔가통하는구석이있는지
    감독자신에관한필름을볼때는
    나처럼…..이해가되었다고나할까,그러던걸요.
    조금전에는
    나의친애하는적,..
    킨스키에관한다큐를보고왔는데
    기대했던만큼은아니었어요.
    그래도내일마지막두편보려구미리표받아오구요.
    이번주는내내이냥반영화에살았어요.
       

  7. 술래

    2012년 6월 16일 at 1:47 오후

    나는아무래도이해능력이딸려서
    푸나무처럼이해할수없을거같다는생각이지만
    푸나무님이통하는구석이있다는이양반
    궁금해서못참겠어요^^*

    넷플릭스에들어가보니까꽤여러개가
    인스턴플레이가있어시도해볼랍니다.

    재미없다니까한편이나마칠수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만큼푸나무님이글을잘쓰신다.
    푸나무님의이해력관찰력에감탄을한다…
    뭐이게제요지예요.

    난해한영화
    인기별로없어특별한영화관에서상영하는
    그런영화…
    전이해못해서아들이랑함께가면
    아들이영화본후에해주는설명이훨
    재미있었거든요.

    아마도이영화도그럴거같은기분…ㅎㅎ

       

  8. 푸나무

    2012년 6월 17일 at 1:19 오후

    한국오셧을때
    그때괜찮은영화하면영상진흥원에서
    한번뵙죠.
    같이영화도하나보고
    커피도마시고
    떡볶기도먹고…(그동네서제가발견한집)

    근데아들이그리멋져요?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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