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편지

自序를대신하여/조정권

소란스러움과서두름속에서도늘평온함을유지하기를.
정적에싸인곳을기억하기를.

한때소유했던젊음의것들을우아하게포기하고
세월의충고에겸허히의지하기를.

자신에게온화하기를.

************

산수국이야.

제주도사진이니아마도탐라산수국.

올망졸망한작은꽃망울곁에서나비처럼화려하게펼쳐져있는꽃은

실제꽃이아닌헛꽃이고.

가운데오밀조밀한꽃이

별로생김새가화려하질않아

벌과나비를부르기위하여피어낸일종의호객꾼(?).

이호객꾼으로인해벌나비도오겠지만

바라보는사람의감흥도많이달라지곤하지.

저헛꽃이없는진짜꽃만있다면얼마나밋밋할까,

벌나비뿐아니라

어쩌면사람들눈에조차잘보이지않을것같기도해.

꽃의입장에서본다면

사실저헛꽃은일종의소모품일수도있지.

그러나곰곰생각해보면

저헛꽃이있어서벌과나비가다가오고

그리고사람들에게아름답다는찬사를받을수있다면

헛꽃역시매우중요한존재가아닌가,

헛헛한존재가아니라는말이지.

이이야기는꽃에빗댄

아주사소한이야기같지만

그내면은

<공존>을내포하고있으며

<배려>와<수용>을나타내고있어.

서로의관계에있어.

만약에저진짜꽃이헛꽃을우습게여긴다면

설마헛꽃이야진짜꽃을함부로여길까,.

진짜꽃은아마도더허망할수도있을거야.

우습게여기는것에기대사는삶이되니.

그러나저진짜꽃이

자신을존재케하는저아름다운헛꽃에게고마운마음을지니며

너가있어내가있구나라는넉넉한마음으로헛꽃을바라본다면

헛꽃과진짜꽃의삶은너그럽고풍성해지겟지.

목적만이아니라

과정의아름다움역시중요하다는생각을하게하는대목이기도하고,.

합창단에소속되어있는데다들노래를잘하지나야깍두기고,

근데합창에서만큼은나처럼노래못하는사람은문제가없어.

그냥표정풀고미소지으면서
입크게벌리고그러나소리는아주작게…..
그러면적어도방해는안되거든.
차라리문제는
노래를아주잘하는사람들이야/.

아,그정도고음이야ㅡ나에게맡겨.
나혼자서두할수있어.
내목소리의이맑음을누가따라올려구….
여기에서는이게더나은데….
그렇지.
이대단한자신감의퍼스트소프라노들,
이들이문제지.

이들은
피아노와피아니시모에약해/
나처럼노래를못하는사람은언제나피아노고피아니시모인데^^*
도대체이들은
피아노와피아니시모에익숙하질않는거지.

아,
더작게요ㅡ,
더부드럽게요…..

지휘자는
우리오십여명의소리를하나로만들기를원하지..

처음엔
자갈과바위들이노래속에서굴러다니다가….
그러다가
차츰모래가되고
밀가루가되어가…..
너무들고와져서
하나인지둘인지셋인지도대체구별이가질않게돼.

그리되려면우선자기의소리를죽여야하지..
내소리만들을게아니고
내옆의사람소리도잘들어야하고,.
혹여내가내는소리가크면
조금더줄여야하고,

지휘자의몸짓에도민감해야하는데
노래라하여
목만소리를내는게아니야..
지휘자의코는아주크게벌름거려,
그처럼세련된벌름거림은못한다할지라도
약간은움직일수있어야합니다.
눈두소리를내..
소리가고음이되면눈두따라서위로올라가야해
머리속을울려야공명음이나오니
당연머리두노래를하지,
하여아주이기한표정이만들어지기도해’

<나를버리는것>

나를버리고
나를떠나서
새로운세계로들어가는것.
글쎄노래속에도<도>가있다니까,^^

그세계는수많은나들이모여있지만
거기이미나는없고우리만있는것,
절대적조화와일치.
그아름다운하모니를위해서
나를버리는작업이선행되어지는거지.

엔돌핀의약사천배내지오천배가되는
다이둘핀이라는호르몬물질이사람의뇌속에는있다고하잖아..
엔돌핀이웃거나즐거울때
절로솟아나오는몰핀종류의긍정적인물질이라면

사람이감동할때
자연에대해압도당할때
새로운진리를깨달았을때
사랑에빠졌을때
이다이돌핀이라는물질이우리몸에생성되어
엔돌핀과는비교할수도없는긍적적인작용을
우리몸에해준다는거야.

그런의미에서저위의시…..

아마글의종류중에서시가가장자연과비슷할걸,

시를읽는데

가만히내속에눈물이흐르는것같았어.

정적에싸인곳을기억하자……

내가나에게온화하라는이야긴데

묻고싶네

온화한가

내게

당신은

수국의계절

수국은땅의질에따라색깔이달라지는꽃.

총총

7 Comments

  1. 참나무.

    2012년 6월 28일 at 9:00 오전

    책을얼마나많이읽어야…생각을얼라나많이해야
    체화된이런글들이누에실뽑듯이리술술풀어질까요…

    산수국자귀나무피나무원추리…메꽃요즘자주만나지요

    김포공항근처메이필드호텔혹시지나는길있으면가보셔요
    자식이하나더있다면야외결혼식하고싶더군요…   

  2. 나무와 달

    2012년 6월 28일 at 9:55 오전

    수국의자태가마치푸나무님의느낌같습니다…^^*

    화려하진않지만아름답고참하고조용하지만,눈속으로빨려드는강렬함…(아부가너무심했나요…??ㅎㅎ)   

  3. 푸나무

    2012년 6월 28일 at 1:14 오후

    어젠담휘(아들래미)랑덕수궁엘갔어요.
    덕수궁내에자귀나무한그루꽃을함빡피웠더군요.
    향기가얼마나좋던지,
    나무설명을해논곳에
    부부의금슬이좋아진다해서자귀나무….라고써놓았더라구요
    아들래미가그래요.

    그렇다면자귀라는단어가부부의금슬이좋아진다는뜻이냐고,

    나뭇잎이밤이되면
    같이합하여합환목이라고도부르는데
    대강섞어놓으니
    이런말도아닌문맥이된것같다고했지요.

    이인성전을하는데
    좋아서한번더가볼생각입니다.

    이층에
    김환기그림몇점이있더군요.

    환기블루….
    참나무님이만든고유명사…..가생각났구요.

    미국에서시뉘가왔는데
    메이필드검색해보고음식값이
    비싸지않으면한번가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4. 푸나무

    2012년 6월 28일 at 1:17 오후

    달님,
    아니이런대놓고하는아부를
    제가좋아하는줄어찌아시고….^^

    저는엄청좋은데
    저를아시는분들이달님글을보시면
    혹알러지…..생겨
    달님께청구서제출할가봐
    걱정이만만이군요.^^*

    달님께서도서놓고좀그러셨지요?하하.

       

  5. Elliot

    2012년 6월 28일 at 3:13 오후

    여기나아부와달님다녀가션네^^

       

  6. 푸나무

    2012년 6월 29일 at 12:36 오전

    엘님.

    달님이
    겨우겨우아부한번했는데….
    이담에또못하게할려고지금어깃장놓으시는거죠??
    달님괜찮아요.^^*

    그리고삔이야기는오후에좀한가하거든
    할께요.대신기일게…..^^*   

  7. 참나무.

    2012년 6월 29일 at 1:11 오전

    넵메이필드강추합니다
    좀전에이상하게올리긴했는데
    도움되셨으면좋겠어요

    푸나무님좋아하시는산수국자귀나무실컷보실겁니다…^^

    조정권시인…산정호수낭독하던모습떠오르네요-영인문학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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