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여름/나태주

챙이넓은여름모자하나
사주고싶었는데
그것도빛깔이새하얀걸로하나
사주고싶었는데
올해도오동꽃은피었다지고
개구리울음소리땅속으로다자즈러들고
그대만나지도못한채
또다시여름은와서
나만혼자집을지키고있소
집을지키며앓고있소.

아이고,

시뉘따라하두여기저기를다녔더니

내안의것들이모두뒤뚱뛰뚱서있는듯합니다.

아침일찍부터

마지막식사를준비합니다.

에그샌드위치참치샌드위치에

색대로넣은피망양파부추를넣어색깔이쁜두툼한계란말이는

아이들이좋아하구요

슴슴하게담군오이소백이는

아무리빵을먹어도김치를먹는시뉘겁니다.

수박과자두를썰어놓고바나나우유를갈아서만들구요.,

애들이다배웅을간다고해서저는빠졌습니다.

근삼주가량번다한집안에

오랜만의정적이드리워져있습니다.

하여

러시아민요나홀로길을걷네를반복해서듣고있습니다...

쓸쓸하고외로운느낌이드는곡이지요.

인생의고적함과고답함을나누어주는곡이라고나할까요.

나홀로길을나섰네

안개속을지나자갈길을걷네

밤은고요하고황야는신에귀기울이고

별들은서로이야기를나누네

하늘의모든것은장엄하고경이로운데

대지는창백한푸른빛에잠들어잇네

도대체왜나는이렇게아프고괴로운가?

무엇을후회하고무엇을기다리는가?

아삶속에서더이상의것을바라지않고

지난가버린날아쉬움을느끼지는않는다

나는자유와평안을구하고싶네

이제내자신을찾기위해잠들고싶어.

철학적이며시적인가사입니다..

글을읽는다는것은

타인의생각을읽는것이고

나아닌타인의생각을보면서내생각도하게되는

생각도결국남의생각에기생하는것아닌가

누군가에게편승해서생각하고

누군가의생각속에서다른생각을떠올리고

누군가의느낌속에서눈물로머무르기도하고

식물에도수정난풀이있습니다.

작년인가제주도거문오름에서실제로는처음본풀….

얼른보면그생김새가희고투명해서버섯처럼보이는풀이지요.

광합성으로식사(?)를해야하는데초록잎의부재로인하여

낙엽의영양분에기대어살고있는기생식물입니다.

가만히수정난풀의기생이란단어를생각해보니

기생아닌삶이어디있겠나싶기도합니다.

어릴때는엄마에게기대살다가차츰아부지

자라서는남편그리고또다시나의기생식물인자녀를낳고….

그러나정말우리가기대어사는삶이어디

사람뿐이겠습니까?

바람에기대어

햇살에기대어

들풀에기대어

나무에기대어

많은시간을음악에기대어지내기도하고

한번본그림으로꽤오랜동안충만해지기도하지요.

어디든가면길사진을찍어요.

휘어진길

반듯한길

좁은길

넓은길

어여쁜길

사랑스럽고다정해보이는길,

아득한길까마득해보이는길도있지요.

당신에게로가는길도있고

내게로당신오는길도보입니다.

길은

사람같아요.

아니사람이에요..

9 Comments

  1. 오드리

    2012년 7월 13일 at 1:58 오후

    다들저마다의길을가나봅니다.
    내길은내맘에들다안들다합니다만….   

  2. 술래

    2012년 7월 13일 at 6:46 오후

    없는길도있습니다.
    하도없는길로갈팡질팡많이다녀본사람잉라서…^^

    사진에서처럼푸나무님의길은
    왠지차분하고깔끔하고예쁠거같습니다.

    분주함이지난후
    그것도손님공항에보낸후의정적…
    많이즐기세요^^

    이쁜내새끼들이왔다갈때조차도
    귀중한그순간알거든요.   

  3. 나를 찾으며...

    2012년 7월 13일 at 11:57 오후

    아~^^
    그렇군요~!

    길만나타나면
    설레~설레이며
    그길따라기냥마냥그길끝나는곳까지닿아보고싶단생각이드는건

    결국은누군가가그리워~서….그래서그렇단말씀이군요…   

  4. 운정(芸庭)

    2012년 7월 14일 at 1:37 오전

    푸나무님,

    청량한그숲사이길에가만히앉아서바라보고싶네요.
    모든파랑이가나와함께있는그곳…가고싶어라.   

  5. 푸나무

    2012년 7월 14일 at 3:19 오전

    자기길마음에드는사람있을까요?
    그래서여기저기자꾸기웃거리는것아닐까…..싶습니다만,
       

  6. 푸나무

    2012년 7월 14일 at 3:21 오전

    그렇죠.
    길이없는경우도있겠네요.
    산도사실은거의가다막혀있고하죠
    뚫린길이라고는
    겨우하나…..나둘쯤,

    아내정말좋아요..혼자있다는것…….
       

  7. 푸나무

    2012년 7월 14일 at 3:23 오전

    멋진해석인데요.
    나찾님.
    그러나
    내글의당신은그냥you랍니다.
    나찾님도나의유시고……

    아내글의유는물론그리움자체가되기도하구요.ㅎ~
       

  8. 푸나무

    2012년 7월 14일 at 3:23 오전

    운정님도초록을좋아하시는분…..
    오늘아침산에가려고했더니
    비님이막으시네요.
    좋은주말되세요.   

  9. 소리울

    2012년 7월 17일 at 12:44 오전

    저도길을좋아해요.그러나아무리길이험하다한들인생길만이야하려구요.
    구부러지고휘돌아치고그리고마음에들지않은길외면할래야할수없는길
    걸어가야만하는길은돌아갈수도있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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