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순례의 기록 ㅡ 유럽 음악 축제

바그너집의초록잔디밭끝에놓인빨간벤치는내것이다()

그곳에앉으면마치세상을다가진것같은만족감이물려온다.

나는집도땅도궁전도훌륭한그림도가지고있지않지만

저기서울려퍼지는위대한음악들은다내것이다.

누가그것을내게서빼앗아갈수있을까,

차경만알았더니차음에대한이야기아닌가.

이즈음엔새책을대하면작가를소개하는첫페이지의작가얼굴을유심히본다.

사진의느낌을본다는것이더정확할지도모르겠다.

책읽는재미의하나인추론의시작점이다.

어느책에선가김훈은

정면아니사진을바라보는사람을아주똑바로응시하는사진을실었다.

그것도아주큰사진으로,그러니대면한순간,괜히이크,해지더라.

니만보냐,나도니봐야하는데못보니니는이크!라도해야지,

그렇게해석했다.

반반일것이다.작가다운장난기와진심도,

박종호작<유럽음악축제순례기>는택배박스에서꺼내는순간

딱마음에들었다.

양장본이아니면서도튼튼해보였고단정했다.

내가좋아하는갱지는아니었지만,

그야사진을넣으려니,

후루룩잘삶은국수가락넘기듯일단,

좌악넘겨보니사진이많다.

사진많은책,

나이들어가며동화에유별난관심생기듯좋다.

사진은글이못다한쉼의여백과상상력을촉진한다.

가령오스트리아사람들도잘모르는

쟝크트마르가레덴오페라페스티벌이열리는동네

쟝크트마르가레덴의사진한장은

핑크빛돌을파낸후의황량한동굴을공연장으로만드는….

(놀라워라,이런위대한착상은누가했는지….)

둘을엮어연상해보는폭이커서좋다.

,물론유심히글을읽기전첫페이지의저자사진을보았다.

옆모습이다.

아니윤곽만살짝보이는거의뒷모습이라고해야할지도,

균형잡힌구도와가라앉아보이는톤의세가지색이뒷배경이다.

거기다가주인공인인물은적고배경은크다.

작가의성품을여실히보여주는대목이아닌가,

저자의성품을추론하면서

,이친구.,…그래서이러하군…..하며읽는글.

<유럽음악축제순례기>

한번도직접가보지는못했지만(이젠정말가봐야지)

들은풍월로이미익숙해져있는풍월당주인,

오페라박사며의사.

<유럽음악축제순례기>를읽어가다가든생각.

이책은배다.

그것도보통배가아닌.

아무데나서지않고아무나탈수없는호화크루즈….

인생을풍요롭게해줄수있는음악이가득실려있는배,

음악에대한열정이가득찬배

음악이우리네삶에미치는영향에대해알게해주는배.

그배에오르기만하면저절로향기처럼분사되는음악,

삶에대해너그러워지고

아름다운자연을느끼게하는교사

사람들을새롭게느껴결국사랑하게하고야마는미덕을나눠주는배.

오스트리아스위스독일체코프랑스이탈리아에서

열리는음악페스티벌을

박종호가직접발로참관한기록서이자감상서이며해설서이다.

나도그유럽에발을찍기는했다.

로마바티칸성전에서는입을다물지못했고

스위스인터라켄에서만년설을보기도했으며

파리의몽마르트언덕에앉아있기도했으며

독일라인강을바라보기도했다.

그런데<유럽음악축제순례기>

그배….

크루즈가

감히가난한자는꿈도꿀수없게하는

자본주의의오만함을지니고있듯이

내가지닌여행에의기억을스스로멸시하게만들기도하더라.

페스티벌이열리는작은소도시를물어물어찾아가고

낯선도시에서잠을자며음악회를기다리고

이른아침새우는소리에눈을떠낯선정원을바라보는아침,

길거리에앉아서아는사람하나도없는거리에서

식사를하는시간,

음악회를기다리며여기저기기웃거리는느긋함,

혹은표를구하지못해수많은방법을동원해서겨우표를구해음악회장에들어설때,

호수가그대로음악회장인곳에서저물어가는해를바라보는기분,

하늘이보이는궁전에서열리는음악회.

군대시절눈내리는깊은밤깊게빠져들었던곡을

먼길을돌고돌아찾아간무대위에서바라보며듣는감회라니,

음악이없어도충만할여행기인데

그여행기속에가득찬음악은

저자의의도대로제목대로단순한여행기가아닌

순례의기록이었다.

비내리는여름의바덴바덴은참으로아름다웠다

저자는바덴바덴페스티벌을시작한다.

초록과흑림그리고오스강

낡은라디오에서흐르는엘리제를위하여…..앵앵거리는소음이섞인소리,,,

그러나너무나아름다운….

그리고기차가끊긴정거장이극장으로부활하고

묵은중앙역청사는그대로두고

그뒤로초현대식새극장을지어탄생한바덴바덴축제극장.

매표소는기차표라고적힌옛표지판을그대로붙인채티켓을판매하고…..

문득미드나잇인파리를보며

모든사람들이그영화를

우디알렌의파리에대한헌사라고하더라만

나는그영화를

기억에대한헌사로보았다.

그리고독일의바덴바덴페스티벌은기억을기억하는인상적인페스티발이었다.

그렇게어렵게찾아간페스티발의모든음악이

귀밝은저자에게만족만했을까?….

만족하지못하면

그는다른것에서만족을찾아냈다.

하다못해젊은남성들의군무랄지,

혁신적인무대

저물어가는황혼의아름다움이라도….

이곳은마냥살고싶은도시이고

저곳은한며칠줄창책을읽고싶은도시이며

여기는맛있고신선한샐러드때문에

그는낯선도시에남고싶어한다.

그래서그의모든순례는성공적이고아름답다.

배우고싶은맑은눈이고따르고싶은순후한마음씨다.

이책의마지막부분을어제북한산자락물소리옆에서읽었다.

책사진도찍고

집에서읽을때와는많이다른느낌…….

무성한여름숲때문에마음이열려선지

저자의정성이엿보였고

정성만큼동화되어선지이책좋았다

(혹시내가준별이궁금하시거든살짝물으시면가르쳐드린다.요^^*)

스마트폰으로찍은사진인데….무거운카메라보다야못하지만그래도제법이다.

바로이옆에등을반듯하게기대고책읽기에딱좋은돌이있다.

그자리에앉아서책을읽는동안더위는조금도없었다.

8 Comments

  1. 참나무.

    2012년 8월 1일 at 12:54 오전

    우히히~책안빌려드려도되겠다…ㅎㅎ

    전풍월당에서박종호씨설명들으며책속의멋진풍광들과
    빵빵한기술진이제작한동영상까지봤답니다
    배경음악이글쎄묵주소나타!

    북한산등의자부러워라~~
    저도한강변에서,서울숲벤치에서읽기도했지만

    유럽페스티벌참관후낡은여관에찾아들어거울을볼라치면
    괴물이터억허니나타나서깜짝놀란다며우끼기도-작가사진얘길하시길래

    근데숙제처럼쓴리뷰지요…ㅋㅋ
       

  2. 八月花

    2012년 8월 1일 at 1:25 오전

    이냥반이랑크루즈타구베를린필콘서트도보고하는
    딱한번출발하는여행이있길래물어보았더니…
    이천마넌…
    걍여우의신포도로넘어갔지만
    좌간대단한사람이긴해요..
    유럽골목골목찾아드는여행.정말그립네요.   

  3. 푸나무

    2012년 8월 1일 at 2:28 오전

    맞아요,숙제랍니다.
    그래서어제는벼르고마무리했지요.

    난풍우러당에한번도안가봤는데
    세상은넓고할일은많다에요.

    근데참나무님
    잘생겼어요?박종호씨?ㅎㅎ~   

  4. 푸나무

    2012년 8월 1일 at 2:30 오전

    이천만넌…..
    오우,정말언강샘심꿈도꿀수없는크루즈네요.
    사실우리끼리이야기지만
    돈두시간두
    아물론귀와열정도있긴해야지만…
    전할수있는데
    제일중요한게없네요.하하,

    팔월화님도엄청여행많이다니신것같드만요.

       

  5. trio

    2012년 8월 1일 at 2:32 오전

    제가북리뷰신청했다가
    해외블로거라고딱지맞았는데
    딱지맞기를잘했다는생각이드네요.
    푸나무님처럼멋진리뷰쓸자신이없걸랑요.
    그래도해외블로거들에게도기회를주시면좋겠다는
    생각에는변함이없네요.
    리뷰를잘쓸다른해외블로거들이많을테니까요.
       

  6. 푸나무

    2012년 8월 1일 at 2:37 오전

    혹시택배비때문에????^^*
    정말트리오님께서딱읽어야할책인데…

    근데아마그렇다면가보신곳이랑
    같이섞어쓰시려면리뷰가너무길어질것같아서.
    혹딱지논것아닐까요?하하,

    칭찬감사합니다.꾸벅~
       

  7. trio

    2012년 8월 1일 at 5:35 오전

    저는2005년출간한첫번째책을이미읽었지요.
    그책과다른여러책을멘토로삼고여행하고있구요.
    첨가되고수정된것이궁금하지만아직주문하지않았네요.
    해외로책을보내는것이번거로워서그런것같아요.
       

  8. 술래

    2012년 8월 3일 at 3:59 오후

    전요즘남편의기억력과정보력에기생해서
    사는중입니다.
    남편이제게클리프노트거든요.ㅋㅋ

    박종호씨책을교과서처럼읽고
    제게아는척하면서감히마눌에게무식하다
    비아냥을재미삼아즐기기도하게만들어주는…

    내년봄에바르셀로나가자던계획을
    박종호씨책을읽더니피렌체로바꾸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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