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순례의 기록 ㅡ 유럽 음악 축제
BY 푸나무 ON 7. 31, 2012
바그너집의초록잔디밭끝에놓인빨간벤치는내것이다(략)
그곳에앉으면마치세상을다가진것같은만족감이물려온다.
나는집도땅도궁전도훌륭한그림도가지고있지않지만
저기서울려퍼지는위대한음악들은다내것이다.
누가그것을내게서빼앗아갈수있을까,
차경만알았더니차음에대한이야기아닌가.
이즈음엔새책을대하면작가를소개하는첫페이지의작가얼굴을유심히본다.
사진의느낌을본다는것이더정확할지도모르겠다.
책읽는재미의하나인추론의시작점이다.
어느책에선가김훈은
정면…아니사진을바라보는사람을아주똑바로응시하는사진을실었다.
그것도아주큰사진으로,그러니대면한순간,괜히이크,해지더라.
니만보냐,나도니봐야하는데못보니니는이크!라도해야지,
그렇게해석했다.
반반일것이다.작가다운장난기와진심도,
박종호작<유럽음악축제순례기>는택배박스에서꺼내는순간
딱마음에들었다.
양장본이아니면서도튼튼해보였고단정했다.
내가좋아하는갱지는아니었지만,
그야사진을넣으려니,
후루룩잘삶은국수가락넘기듯일단,
좌악넘겨보니사진이많다.
사진많은책,
나이들어가며동화에유별난관심생기듯좋다.
사진은글이못다한쉼의여백과상상력을촉진한다.
가령오스트리아사람들도잘모르는
쟝크트마르가레덴오페라페스티벌이열리는동네
쟝크트마르가레덴의사진한장은ㅡ
핑크빛돌을파낸후의황량한동굴을공연장으로만드는….
(놀라워라,이런위대한착상은누가했는지….)ㅡ
둘을엮어연상해보는폭이커서좋다.
아,물론유심히글을읽기전첫페이지의저자사진을보았다.
옆모습이다.
아니윤곽만살짝보이는거의뒷모습이라고해야할지도,
균형잡힌구도와가라앉아보이는톤의세가지색이뒷배경이다.
거기다가주인공인인물은적고배경은크다.
작가의성품을여실히보여주는대목이아닌가,
저자의성품을추론하면서
흥,이친구.,…그래서이러하군…..하며읽는글.
<유럽음악축제순례기>는
한번도직접가보지는못했지만(이젠정말가봐야지)
들은풍월로이미익숙해져있는풍월당주인,
오페라박사며의사.
<유럽음악축제순례기>를읽어가다가든생각.
이책은배다.
그것도보통배가아닌.
아무데나서지않고아무나탈수없는호화크루즈….
인생을풍요롭게해줄수있는음악이가득실려있는배,
음악에대한열정이가득찬배
음악이우리네삶에미치는영향에대해알게해주는배.
그배에오르기만하면저절로향기처럼분사되는음악,
삶에대해너그러워지고
아름다운자연을느끼게하는교사
사람들을새롭게느껴결국사랑하게하고야마는미덕을나눠주는배.
오스트리아스위스독일체코프랑스이탈리아에서
열리는음악페스티벌을
박종호가직접발로참관한기록서이자감상서이며해설서이다.
나도그유럽에발을찍기는했다.
로마바티칸성전에서는입을다물지못했고
스위스인터라켄에서만년설을보기도했으며
파리의몽마르트언덕에앉아있기도했으며
독일라인강을바라보기도했다.
그런데<유럽음악축제순례기>
그배….
크루즈가
감히가난한자는꿈도꿀수없게하는
자본주의의오만함을지니고있듯이
내가지닌여행에의기억을스스로멸시하게만들기도하더라.
페스티벌이열리는작은소도시를물어물어찾아가고
낯선도시에서잠을자며음악회를기다리고
이른아침새우는소리에눈을떠낯선정원을바라보는아침,
길거리에앉아서아는사람하나도없는거리에서
식사를하는시간,
음악회를기다리며여기저기기웃거리는느긋함,
혹은표를구하지못해수많은방법을동원해서겨우표를구해음악회장에들어설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