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 작약봉 트래킹

도라지모싯대

산이높아서인지구름의터였다.오고가는구름이아주잘보였다.

이렇게어여쁜팻말은내생전처음이다.

정상조금못미쳐서있는데바위틈사이에아주조그맣게자리하고잇다.

나처럼눈이밝거나검소한사람이어야볼수있을것이다.아마도,

충무로에서밤열시에지하철을탔다.

당연히이런시간에는노약자석으로당당하게간다.

나도낼모레글피그글피가육십잉께

이즈음같은속도로시간이흐른다면

혹시밤새내그리될것같기도하다.

앉자마자안대회가번역한박제가의산문을읽기시작한다.

척하는것은아니지만

배낭속에책한권없으면불안하다.

아니척한다고해도괜찮다.

예전엔척한다는말….가장싫어하는부류로들어갔는데

(척을많이하고있는속내때문에?)

이즈음엔척한다고한다면또어떤가…..싶다.

(남의말에점점무신경해지는것….이게치매의시초가아닐까싶기도하지만)

하여간메고다니던책을한자도읽지않고도로집으로가져간다면

아깝지.

문장이좋네.

머내식으로굳이분별해보자면

정민은수사를적게하려고애를쓰고

그대신문장에안쓴힘을상황속의추론에좀쓰는듯,

안대회는자연스럽게문장에약간의수사를넣는것같다.

그러니글자읽는재미를치자면안대회에게약간기운다.

글을읽다아주사소해보이는문장에마음이갔다.

사람이수수해서인가.

<효도하면복이생기고검소하면마음이편하다>

,효도복이라는어려운(?)말말고

검소하면마음이편하다….

절대부자도아니면서

그렇다고나가서남을발벗고돕지도못하면서

나는실제내가하는작은일에마음이불편할때가많아.

가령북한산을오를때도

이더위에식당에서일하는사람들은얼마나더울까……

난데없는생각이나를불편하게한다는거지.

그런데검소하면마음이편하다고?????

오늘한트래킹은검소한가?

나는내게물었고

나는그렇고말고=당근이쥐!

겨우돈사만원내고하는하루등산여행

그러니까순전히버스비다.

강원도정선가는,.

함백산…..만향제에서두문동재를가는산길…..

작약봉이란이름으로도불리우는산길을걷는여행.

내가만약운전을하고차를가지고이산을온다고쳐봐….

아마찾아갈수도없을거야.

그런데에어컨빵빵한차에서느긋하게산천을구경하고,

에어컨올여름켤때마다왜그다지도불편한지.

나시원하자고지금지구를죽이는개스를품는구나….

만약에지금에어컨켜다가우리나라스톱되면어쩌지……

라는

마치기우같은거대담론!^^

그러나버스안은공인된에어컨디셔너이니…..

가장멋진것은

옆사람끼리이야기하지말란것!!!!!

그래서처음본아지매가옆에앉았어도,

다섯시간내내말한마디하지않았다.

그래도전혀불편하지않았다.

버스안의질서를지키는중이니까.

참으로내적으로외적으로검소한여행아닌가..

김휴림여행작가는그런말을했다.

여행은동적인것같으나정적인거라고…..

브라바!맞는말이다.

내가혼자산에가서그다지도자유로움을느끼는것은

단순히내가혼자있어서만이아니다.

나보다는내안의내가쉴수있기때문이다.

내몸보다내안의나는사실조금더고급하다.

내몸은그저주어져있는상황속에서쉬어주고멕여주면되는데

내안의나는조금더다른것,깊은것,새로운것을원한다.

산이랄지숲이랄지이제까지보지못했던작은꽃들나무들….

사람이아닌그들이뿜어내는향기랄지깊은호흡들을느끼고싶어하는것이다.

그제서야내안의나는휴식을얻고기뻐하며오월처럼청신해지는것이다.

사실북한산을다닐때나리꽃한송이만나기도어렵다.

이즈음북한산에는거의꽃이없다.

사기막골에차를댈때겨우사위질빵한그루보고얼마나설레었던가…..

만향제에서내려바로산으로오르는길로들어섰다.

그리고나는내안에서피어나는꽃의소리를들었다.

소리없는미소처럼

피어나는꽃……

사람의손길이닿지않고저혼자피어나는꽃은힘이장사여.

향기없어도너울거리며넘어와

내속깊은곳에닿아거기숨어있는꽃을피워내고야말더라니까,

설마어느한송이가그럴라고,

그작고사랑스러운것들이뭉쳐서내는힘이겠지.

어여쁘다고

놀랍다고

기화요초라고……

,

단어

,

,

암짝에도쓸모없는것들……..로수다부리지마.

차라리침묵해!

난순종했다.

힘이장사이니순종하지않고배겨낼수도없었지만,

길이있었다.

아주높은산을찾아가는길.

1500이넘는높은산이지만

우리나라에서차가갈수있는가장높은동네1300에서시작하니

일단은자드락길이다.

푸서리길지나너덜길인된비알을지나간다.

그런데말이다.

이모든길들이세상에하나같이이리휘어지고저리휘어져

부드럽기가한량없더라는것,

직선이없는곡선의길을걸으며

새삼곡선이지닌자연이느꺼워진다.

죽뻗은고속도로멋지다.

가도가도끝이없어보이는수평선을향해가는길맛도좋다.

그러나함백산은두세발작욱도곡선이었다.

북한산이사람들의발길로넓혀지고직선화되어간다면

아직사람의발길이덜탄정선오지의함백산길은

겨우내발두자국내딛으면딱맞을에움길..

아주아주오래전사람들의발로만들어진발길.

사람이만든모든것들은거개가직선이다.

자연은거의가다곡선이다.

굳이지구까지가지않더라도

푸나무(아니나말고^^*)만봐도그렇고

사람이만든그러나너무오래되어자연이된오래된산길조차

이렇게곡선인것이다.

그곡선의길섶에수많은꽃들이형형색색피어나있다.

아니사람눈에보이지않는깊음속에도꽃피어나있으리.

그렇게여겨지기도했다.

길섶에피어나있는꽃들도외롭다는것,

그래서사람지나다니는길섶에자리잡는다는것,

아침일곱시에층무로에서버스를타고

밤열시에충무로에서집에오는지하철경로석에앉았다.

검소한하루였다.

큰까치수영

짚신나물

솔나물

잔대

파리꽃정말작은꽃이다

아쉽게도꽃이져버렸다.아주특이하게생겼는데……이파리가단풍같다하여단풍취

14 Comments

  1. 데레사

    2012년 8월 6일 at 1:43 오전

    이무더위에산을오르셨군요.
    정말장하십니다.일단박수쳐드리고요.ㅎㅎ

    마음이가난한자는복이있나니…하는성경귀절이생각나네요.
    때로는마음만이라도부자이고싶어서으시대기도하는데역시
    단순심플한마음,단순심플한생활태도,그게좋은가봅니다.

    너무더워요.
    더위먹지마시기바랍니다.   

  2. 깨달음(인회)

    2012년 8월 6일 at 4:14 오전

    정말그곳은야생화의보고입니다.
    숲의분위기가그대로느껴집니다.
       

  3. trio

    2012년 8월 6일 at 4:35 오전

    함백산작약봉…듣지도가보지도못한곳인데
    참좋으셨겠다싶으네요.

    지하철에서척하면서(?)읽는책은머리속에잘들어갈것같아요.
    저는어쩌다병원에가서기다릴때책을읽으면
    어찌그리잘집중이되는지…아마척하면서(?)읽기때문인것같아요.ㅎㅎ

    사진도잘찍으시고…꽃이름도많이아시네요.
       

  4. Lisa♡

    2012년 8월 6일 at 1:22 오후

    검소하다는말이왜그리마음에드는지.

    곰소한사람눈에만보였을까?자신없음.

    이더위에부지런하심다.   

  5. 풀잎피리

    2012년 8월 7일 at 1:51 오전

    야생화가지천인산길의트레킹
    멋진여름의흥분입니다.   

  6. 푸나무

    2012년 8월 7일 at 1:56 오전

    데레사님
    집더위와
    산더위가다른걸까요?
    엄청딺을흘리긴하는데
    집에서처럼싫지는않아요.
    거기다가바람한줄기…..다가오면굳이예요.   

  7. 푸나무

    2012년 8월 7일 at 1:57 오전

    임회님은정말앞서시는분이시다.
    북한산이야기하는데다섭렵하시고
    함백산도벌써다녀오시고
    근데인회님뒤따라서몽고도가보고싶은데
    될까요?부러워요.   

  8. 푸나무

    2012년 8월 7일 at 1:59 오전

    트리오님
    함백산은저두처음들었어요.

    트리오님도척!하세요?ㅋㅋ

    곷이름은아직도모르는것이더많구요.
    트리오님음악에비하면
    조족지혈이지요.하하
       

  9. 푸나무

    2012년 8월 7일 at 2:01 오전

    리사님은검소하시지는않지요?
    아마그래서더욱맘에드실듯.

    하지만화려한아름다움도있으니..
    넘치는매력적인에너지까지빵빵하신데

    거기다
    검소까지?^^*
    오~노~
       

  10. 푸나무

    2012년 8월 7일 at 2:02 오전

    풀잎피리님만하려구요.
    모르는곷사진한장있는데
    풀잎피리님이가르쳐주시려나…

    여름의흥분…..멋진표현이세요..   

  11. 운정(芸庭)

    2012년 8월 7일 at 2:20 오전

    주홍색꽃은동자꽃입니다.

    함백산주차장아래,천상의화원에서잔잔한음악을들으며산책하며
    눈으로는야생화바라보며,,,굿이지요.   

  12. 술래

    2012년 8월 7일 at 3:26 오후

    무지하게화려한푸나무님의검소함에
    저는마음으로함백산을올랐습니다.
    저도한때산에미쳤던어린시절
    있었답니다.

    그런데푸나무님,
    치매걸리면요
    남의말에절대무디지않아요(물론제어머니경우에한할지도모르지만요)
    남이날사랑하나안하나얼마나민감한반응을보이는데요.ㅎㅎ

    나한테는안개처럼흐릿한생각들이떠다니다가
    푸나무님글을읽으면
    그제서야아~~~바로이거였구하면서
    뭐가보이는거같은느낌을갖을때가종종있거든요.
    그럴때바로따라오는생각
    푸나무님은참좋겠다^^*

    부러우면지는거라지만전기분좋게지겠습니다.   

  13. 푸나무

    2012년 8월 8일 at 1:08 오전

    운정님께서는야생화동산에서산책하셨군요.
    전함백산내려와서
    시간이적어그냥스을쩍….
    엄청좋던데요.그곳도.
       

  14. 푸나무

    2012년 8월 8일 at 1:11 오전

    아술래님도산좋아하셨구나.
    전요즈음약간심하게산과바람이난것같아요.
    틈만나면달려가고싶으니
    아무때나가서안기고싶으니,
    이런바람어디있겟어요?
    이혼감이죠.하하.

    슬래님댓글이
    본글보다더멋진데요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