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찻집 보셨어요?

우리동네에있는데잘찾으시려나모르겠어요.

눈이환하시면.

명민한눈으로찾아만오신다면아주좋으실텐데.

우선그찻집의자가좋거든요.

상수리나무로만든의자도있지만

전개인적으로소나무의자가더좋드라구요.

우선향기가그윽하잖아요.

솔향은침엽수아니랄까봐향기가직선이에요.

둥글둥글하지않죠.

바로파박가느다란모습으로쏘는듯이다가와요.

여자로치자면아주날씬하고길다란여자?

그러니복잡하던머릿속이조금가라앉기도해요.

뭐든선명한것들이치고들어오면

나른한것들은숨을죽이곤하지요.

가령비애같은것말이죠.

어느시인은태어날때부터비애를가지고왔다고하더라구요.

하긴

모노노아와레….

탐미적이면서도니힐한이비애의정조가

일본인의미의식이라고하는사람도있으니

비애를태어날때부터가지고왔을거라는

시인의추론도그다지틀릴것같지는않습니다.

아이아무리찻집이급해도이시그냥하나읽고가야겠어요..

무엇보다요즈음분꽃피어나는시간이잖아요.

////////

분꽃이피었다

내가이세상을

사랑한바없이

사랑을받듯전혀

심은바없는데분꽃은뜰에나와서

저녁을밝히고

나에게이저녁을이해시키고

내가이세상에오기전의이세상을

보여주는건지,

이세상에올때부터가지고왔다고생각되는

悲哀보다도화사히

분꽃은피어서꽃속을걸어나오는이있다

저물면서오는이있다.(장석남)

//////

그찻집에서읽으면아주좋을시같기도해요.

사실꽃이핀다는것은그냥한귀절만으로도시가돼요.

분꽃이피었다.

진달래핀다.

장미피어났다.

백합향기가득하네

그렇잖아요.

잠간멈출수만있다면,

멈추질못해서시가되질못하는거죠.

생각하게하고기억하게하고그리워하게하고

그정도면시의근간인모노노아와래아닌가요?

그제

내가그립다는문자를받았어요.

스마트폰에써진일곱자도시냐구요?

그럼요시구말구요.

당신이그리워하는것,

당신을그리움으로내모는것,

그것은다시라고봐도무방해요.

조금,약간,눈꼽만큼

공평무사하게보이는보편성이없어서그렇지.

하긴보편성도엄밀하게말하면시인이란이름때문에주어지는것이지

시자체가부여한것은아닐거예요.

이시좋죠.

아주좋지않나요?

나는아주좋아해요.

분꽃만피면이시생각나요.

분꽃이저녁을밝히고세상을이해시킨다는…..

나처럼세상을잘이해못하는사람은

이시를읽을때만다분꽃을보며하염없이서있고싶고

어느땐분꽃의목을흔들고싶어요.

날이해시켜,.빨리…..

단지부러질것같아서흔들질못하는거죠.

아마시인도그것을알았을것같아요.

이해못한다하더라도

분꽃의목을따는일은하지못할거라는,

그래서담대하게그렇게써놓고아마씨익웃엇을것같아요..

결국어스름해지고

이렇게꽃더위정접을향해치솟으면

분꽃앞에서비애보다화사한….사랑에대해생각하게되겠지요.

특히사랑이뭔줄모르는나같은사람은더더욱이요.

그찻집

의자만좋은게아니에요.

전망이아주끝내주는집이에요.

여늬찻집처럼창문앞만전망이좋은게아니에요.

사통팔달이죠.

어젠특별히시원한바람도함께하더군요.

팔월이면나무꽃….꽃처럼보이는모감주열매나….회화나무뒷자태….

아산초나무꽃이제먹음어오르긴하더군요.

하두작아서잘보이질않아서문제긴하지만.

대신바람이있어요.

바람이꽃처럼보여요.

가만히있는나무들가볍게흔들고지나가는바람…..

그바람이꽃처럼여겨져요.

아니꽃보다더아름다울수도있어요.바람.

그런바람이가득들어차있는그찻집

커피맛도일품이에요.

이즈음하도더워서얼음동동띄운커피를마시는데요.

당연히달달하죠.

얼음커피는달아야해요.

그래도설탕은조금…..

그집에서는그런내맘을알아그린스위티를넣어달달하게타주죠.

하도더워선지어젠정말사람한명도없더라구요.

아그찻집들어서지않고그냥스쳐지나가는사람은몇있었지요만,

세상에그렇게좋은찻집…..에말이죠.

주인장눈치를슬몃보았더니

장사와는상관없다는듯느긋한표정으로

그도나처럼바람보고있더군요.

그집은음악이없어도좋아요.

그래도음악이듣고싶으면맘대로틀어도되요.

말러나레퀴엠에집중하기엔너무더워

그냥흘러가는곡틀었어요

하이든의황제랄지….찬송가몇장이더라라….

신세계에서….도들으며이게찬송가몇장인데….

거기다가서울시내전경이한눈에다들어와요.

남산도보인다니까요.

가시거리가좋은나이면서해바다…..

인천대교

인천공항에들고나는비행기도보여요.

잠자리보다더작긴하지만…..

무엇보다그찻집은하늘이너무잘보여요.

하늘과이웃사촌이라도된듯하다니까요.

이런찻집

우리동네에있어요.

아,조금아주약간걸으시긴해야해요.

찻집주소올립니다.

한번꼭찾아가보시길요.

경기고양시덕양구북한동북한산삼천리골사모바위옆

14 Comments

  1. 참나무.

    2012년 8월 10일 at 12:08 오전

    찬송가245장…^^

    가이드없으면저같은길맹은불가한찻집…^^

    아~~멘   

  2. 푸나무

    2012년 8월 10일 at 12:14 오전

    세상에….찬송가장수를기억하시다니….
    놀람!!!!

    사실이찻집가시려면
    다리가조금아프셔야해요.
    그래도가보시겟어요?
    가이드는되어드릴수있는데….

    커피랑음악은자체조달이구요…^^*   

  3. 산성

    2012년 8월 10일 at 12:15 오전

    내그럴줄알았습니다.
    산을내려오면그어디메쯤그찻집있으려나
    속살거리시는(죄송~)말씀을
    분꽃향내맡듯그윽하게따라내렸왔는데

    다시산을오르라시니…
    내…그래도언젠가한번가볼참입니다.
    커피는쩔쩔끓는뜨거운커피가좋은데
    오르는동안제풀에더워진마음이
    쩔쩔끓여놓을것같기도하니…휴~^^

       

  4. 산성

    2012년 8월 10일 at 12:16 오전

    내와나의차이가느껴지십니까^^
       

  5. 푸나무

    2012년 8월 10일 at 12:19 오전

    하하,어떡하죠?
    쫄병이대관령음악제데려가주실보스를
    휴~~
    한숨쉬게해드려서……^^*

    며칠후면
    쩔쩔긇는커피가저절로당기겠지요.
    오늘은
    그래도좀나은데요.확실히….   

  6. 士雄

    2012년 8월 10일 at 1:02 오전

    찾아가기는힘들것같고시원한사진잘봤습니다.   

  7. 깨달음(인회)

    2012년 8월 10일 at 1:13 오전

    저산은저하고엄청친한산인데..ㅋㅋㅋ
    즐거이봅니다.

    전여름이나겨울이나쩔쩔끓는커피가좋습니다.ㅋ   

  8. 벤조

    2012년 8월 10일 at 1:37 오전

    내가만약다방(찻집)을낸다면,
    이름을’분꽃’이라고할까해요.
    그러면
    나는’분꽃마담’이되잖아요.ㅋㅋ

    분꽃을따서나팔을만들어불면
    세상에서제일예쁜입술이되고,장안의한량들이말하길,
    분꽃마담이분꽃나발을분다.
    세상에서제일예쁜입술로…

       

  9. shlee

    2012년 8월 10일 at 2:52 오전

    같은동네에산다고생각했는데
    전혀다른카페를이용하고있었네요…
    ^^
    비올때는어캐요~
    빗물커피마시나요~?
    ^^   

  10. 말그미

    2012년 8월 10일 at 5:12 오후

    가고싶고궁금한맘간절하나…
    휴~~
    엄두가안나요,푸나무님.
    사진이걸작입니다,특히아래산,구름사진요…   

  11. 데레사

    2012년 8월 11일 at 2:30 오전

    나도가고싶은맘간절한데너무더워서엄두가안나요.
    가릉바람불면한번가볼까요?
    그곳에가서커피한잔하고싶어요.   

  12. 2012년 8월 14일 at 9:57 오전

    장석남시인,참좋아하는데…
    좋은시소개해주셔서감사합니다.
    그보다..푸나무님새로운시론이멋집니다.
    ‘멈추질못해서시가되질못한다..’
    ‘당신이그리워하는것
    당신을그리움으로내모는것’
    그것이다시라고..

    "분꽃은피어서꽃속을걸어나오는이있다
    저물면서나오는이있다"

    제겐우리어머니입니다.
    그리운어머니!   

  13. 푸나무

    2012년 8월 14일 at 2:32 오후

    사웅님
    북한산인데너무머신가요?

    인회님과친한산…
    제연인이에요.^^*

    분꽃다방……
    아주이뻐요.
    전단골할께요.
    날마다죽치고앉아서마담얼굴바라보는….ㅎ~

    쉬리님
    그러게요같은동네살면서도
    다른카페를이용하고있으니…..
    비올때는안가봐서…
    아다음에다녀와서이야기해드리리다.^^*   

  14. 푸나무

    2012년 8월 14일 at 2:34 오후

    말그미님.
    지난번서예하실때
    가셨잖아요.
    조금만더오르시면될걸요.
    가을이면더좋겠지요.

    강님
    난시를못쓰니시에대해궁구가많아요.
    저물면서나오는이…..
    어머니시라면…
    정말그리우시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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