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금 이 순간 무얼 더 바라랴

아침내내비가내렸다.설렁거리는바람과함께,

나뭇잎들흔들리게하는것보다

더세차게나를흔들어대던,

저비바람

하긴언제나그렇지만

내짝사랑의대상들은하나같이

산도나무도하다못해수다스러운빗소리까지

내겐도무지무덤덤이다.

별일없으면북한산올라가는밤골에주차하고

도무지무덤덤해도

마냥그립기만하던빗소리차안에가득채우고

그와도란거리며책이나보자…..로정했는데,

지인의딸이악장으로있는오케스트라가아람누리에서

청소년을위한시네뮤직콘서트를한다고한다.

가보라는……권유인지청탁인지아리송하긴했지만

사실콘서트야….언제나무조건오케이다.

아람누리엘가니아이고아이들이얼마나많은지,

아이들데리고온엄마들은또얼마나젊은지,

한시간정도이르게만난지인과커피라테를시켰다.

왜요즈음이렇게달달한것이좋은지몰라요..했더니

달달한것먹어주는게치매예방에도좋다는학설이있다고한다.

갈수록엷어져가는귀탓인지

커피가한결더맛있어졌다.

자그마한아이들은소란거리고

틈틈이젊은엄마들도란거리고

우리늙어가는아지매들도기역자로앉아그동안못다한이야기들을두런거렸다.

이야기의주테마는이렇다.

음악회다니는작은기쁨이라도확실하게지니고살자.

먼곳아니더라도가까운곳이라도다니는여유를갖자.

음악당앞에서음악회를기다리며

마음맞는이와함께두런거리며나누는이야기

비내리는창밖,

그리고한잔의커피.

오늘지금이순간무얼더바라랴.

머리써가며생각해가며들어야하는음악도좋지만

쉽고익숙하고소란스러운음악도때로는좋다.

잘차려입은우아한신사숙녀들과함께하는것도좋지만

아이학생어른혼재해있는탓에

공간속의기가높은것도

괜찮다.

내옆자리의아이는중학생일까고등학생일까….

아주열심히메모를해가며음악을들었다.

저렇게메모를할정도이면생각을많이하는아이일것이다.

문득그아이가쓰는글이궁금해졌다.

그아이의미래를생각하다가마음이조금가라앉았다.

길고건강하고싱싱하다.

나의그것은어떨까,

살짝몸짓으로그아이에게서샤프펜슬을빌렸다

영화.미스에이전트에서나온다는밤의여왕의아리아를듣고난후였다.

그리고이렇게갈겨적었다.

울림이큰대신약간번진느낌이있는목소리.

목소리는직선이좋을까,곡선이좋을까,

조수미의콜로라투라에익숙해선지……

결정적으로한곳에서헛치기가나온듯했다.(나왔다라고는못한다^^)‘

그러나같은가수가파리넬리의리날도중울게하소서를부를때는달랐다.

물론영화속의파리넬리와는역시비교가되지않았지만,

맑고안정적이었다.

노래자체가쉽고어려울수도있겠고

먼저와나중의차이,긴장도의강약도있겠다.

같은실력을갖더라도노래종류에따라서

가수에따라맞고안맞고도있을수있겠고,

자신에게맞는것을찾는것은평생해야할일일수도있겠다.

사람도사랑도관계도그러할까,

파리넬리의속의목소리들은모두디지털화했다고했다.

기계로잘부르는노래와

사람이잘부르는노래와의차이는어디에있을까,

실수에배인인간성을,

그래도…..하며인정하는,

인간미살짝배인모시수건같은것……

촌스러울뿐아니라관리하기어려워서

나도이미어느부분버렸을지도모른다.

그저완벽한테크닉<>을요구하는시대니까,

설자리가없어져가는것은공장의사무화만아닐지도몰라.

내안의기계화도상당부분진행되고

어쩌면어느부분이미나를몰아내고있을지도…..

세헤라쟈데도아니면서왠쓰잘떼기없는생각은이리많은건지,

나는고개를흔들어

그것들내쫓고

다시음악을듣기시작한다.

드럼이오케스트라안에자리하고있는것은과문한탓이겠지만처음이다.

영광의탈츨과007의메인테마를연주할때

오메

드럼한번신나게쓰였다.

타이타닉의메인테마를연주할때

아니모든곡을연주할때마다영화속장면이펼쳐졌는데

특히타이타닉뱃머리에서

그잘생긴남자여자가

팔을벌리고바람을맞는장면,

예전에영화볼때아무렇지도않게그냥넘겼는데

왜그리가슴이저미던지…….

(그이유는적지않겠다.)

그러고보니

이오케스트라…….

사람들눈높이에맞추노라한계단내려와있다.

하루에하나

시를읽고음악을듣고그림을보라는괴테의말을인용하던지휘자

그도한계단내려오면서

음악~멀어요높아요모르겠어요.하는사람들에게

다가오라는손짓을하는것이다.

가장좋았던것은지인의딸인

악장이협연한히스토리…..

냉정과열정사이의곡이었다.

그영화실제로는디게시시했는데

이탈리아의풍광과음악은아주로맨틱했다.

바이얼린소리좋았다.

음악회가끝나고집으로돌아오는데

비를뿌렷던구름들이사라지고

맑은구름들이두둥실떠다니고있었다.

그순간핸들잡은손이건조했다.

내여름은이제갔다.

바이얼린소리는아니지만…..

12 Comments

  1. 참나무.

    2012년 8월 15일 at 10:36 오후

    박종호씨가티롤어느음악당천장에서(전화위복이되나요)바르톨리가
    누워서부르는’울게하소서’마치당신을위해불러주는듯했다는이후부터
    그노래에관한얘기만나오면그장면이먼저떠올라서원…^^

    아참그리고라벨의’볼레로’잊어셨나요..ㅎㅎ
    오케스트라에드럼의역활이얼마나대단한지
    말러는또…잠깐착각하셨지요
    워낙생각이많으신분이라…^^

    도란도란두런두런음악회이야기이아침에듣는일도조흔일이고말고요…캄사~~^^   

  2. 푸나무

    2012년 8월 15일 at 11:42 오후

    맞다,
    어제그대목쓰면서….잠간멈칫하긴햇어요.이게맞나?ㅋㅋ
    라벨의볼레로….
    그러네요.말러도.

    근데하여간
    어제빵빵드럼소리를내는데
    그드럼이왠지아주낯설었어요…..

    근데글을고쳐야하나마나…

    그냥두죠머,
    참나무님댓글읽으시며서
    더기억에남으실것같기도하고…..저두캄사~^^*
       

  3. trio

    2012년 8월 16일 at 1:07 오전

    오늘이순간,컨서트다녀오셨으면
    더바랄것이뭐있겠어요?
    저는아이들컨서트를더즐겨들었는데
    요즘은그런기회도못갖고있네요.

    초등학교어린이들오케스트라에가면
    맨뒷줄에앉아있는아이들,
    별로많이연주하지않는악기들을가진아이들은
    꾸벅꾸벅졸기도하지요.어찌나귀여운지…
       

  4. 푸나무

    2012년 8월 16일 at 1:16 오전

    아정말그렇겠네요.
    얼마나귀여울까,

    근데트리오님께서
    이글밑에댓글을다시니그런생각이들어요.

    전그냥정말
    아마추어
    듣는데도
    트리오님과는달리정말아마추어거든요.,
    그래서생각나는대로쓰는데
    조블에
    트리오님을위시하여
    참나무님산성님술래님….
    아이고음악고수분들이많으셔서
    앞으로더세심하게써야할랑가…..
    급걱정이든다는말이지요..^^*   

  5. 순이

    2012년 8월 16일 at 3:47 오전

    나같은엉터리도있는데?

    오전에어머니수술하셔서병실에서랩탑으로인터넷하는중ㅎ
       

  6. 士雄

    2012년 8월 16일 at 6:01 오전

    청소년음악회,,좋습니다.
    "무얼더바라랴"ㅎㅎ   

  7. 푸나무

    2012년 8월 17일 at 2:10 오전

    엉터리라니요.
    살롱음악의대가
    세종아카데믹회원께서먼말씀을…..
    기십만원씩주고음악회가시는
    음악오타쿠게서하실말씀은아니신줄아뢰오니다.
    엄만괜찮으시지요?   

  8. 푸나무

    2012년 8월 17일 at 2:11 오전

    사웅님도꽃한송이앞에두고…..
    무얼더바라랴…하시는거죠?   

  9. 쥴리아스

    2012년 8월 17일 at 2:12 오전

    ‘내여름은이제갔다’SodoI!
    저도큰일끝나가니..ㅋㅋ근런데다음일이…허걱!!   

  10. 푸나무

    2012년 8월 17일 at 2:22 오전

    책마무리?
    하하,그런데산넘너산이….
    그래도더운여름가고가을오니어디에요.   

  11. 벤조

    2012년 8월 18일 at 2:05 오전

    그여름날이지나또세월이간다,세에월이가안다~~~
    솔베지의노래.
    전가끔울엄니가젊어서흥얼거리시던노래가생각납니다.
       

  12. 푸나무

    2012년 8월 18일 at 3:20 오전

    아,울엄마그렇게창을잘하시는지
    지난번에서야안딸도있는데

    하긴울엄마는
    하두살기에바빠서
    노래흥얼거릴틈이없으셨을거예요.
    예배때찬송가외에는…..

    울엄마가나보담더갈치를잘지지세요.(조림)
    그래서나는이렇게컴앞에있고울엄마는부엌에서갈치지지시고….^^*

    엄마맛잇네,
    엄마이라고음식잘하신것보믄
    엄마하나도안늙었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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