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금 이 순간 무얼 더 바라랴
BY 푸나무 ON 8. 15, 2012
아침내내비가내렸다.설렁거리는바람과함께,
나뭇잎들흔들리게하는것보다
더세차게나를흔들어대던,
저비바람
하긴언제나그렇지만
내짝사랑의대상들은하나같이
산도나무도하다못해수다스러운빗소리까지
내겐도무지무덤덤이다.
별일없으면북한산올라가는밤골에주차하고
도무지무덤덤해도
마냥그립기만하던빗소리차안에가득채우고
그와도란거리며책이나보자…..로정했는데,
지인의딸이악장으로있는오케스트라가아람누리에서
청소년을위한시네뮤직콘서트를한다고한다.
가보라는……권유인지청탁인지…아리송하긴했지만
사실콘서트야….언제나무조건오케이다.
아람누리엘가니아이고아이들이얼마나많은지,
아이들데리고온엄마들은또얼마나젊은지,
한시간정도이르게만난지인과커피라테를시켰다.
왜요즈음이렇게달달한것이좋은지몰라요..했더니
달달한것먹어주는게치매예방에도좋다는학설이있다고한다.
갈수록엷어져가는귀탓인지
커피가한결더맛있어졌다.
자그마한아이들은소란거리고
틈틈이젊은엄마들도란거리고
우리늙어가는아지매들도기역자로앉아그동안못다한이야기들을두런거렸다.
이야기의주테마는이렇다.
음악회다니는작은기쁨이라도확실하게지니고살자.
먼곳아니더라도가까운곳이라도다니는여유를갖자.
음악당앞에서음악회를기다리며
마음맞는이와함께두런거리며나누는이야기
비내리는창밖,
그리고한잔의커피.
오늘지금이순간무얼더바라랴.
머리써가며생각해가며들어야하는음악도좋지만
쉽고익숙하고소란스러운음악도때로는좋다.
잘차려입은우아한신사숙녀들과함께하는것도좋지만
아이학생어른혼재해있는탓에
공간속의기가높은것도
괜찮다.
내옆자리의아이는중학생일까고등학생일까….
아주열심히메모를해가며음악을들었다.
저렇게메모를할정도이면생각을많이하는아이일것이다.
문득그아이가쓰는글이궁금해졌다.
그아이의미래를생각하다가마음이조금가라앉았다.
길고건강하고싱싱하다.
나의그것은어떨까,
살짝몸짓으로그아이에게서샤프펜슬을빌렸다
영화.미스에이전트‘에서나온다는밤의여왕의아리아를듣고난후였다.
그리고이렇게갈겨적었다.
‘울림이큰대신약간번진느낌이있는목소리.
목소리는직선이좋을까,곡선이좋을까,
조수미의콜로라투라에익숙해선지……
결정적으로한곳에서헛치기가나온듯했다.(나왔다라고는못한다^^)‘
그러나같은가수가파리넬리의리날도중울게하소서를부를때는달랐다.
물론영화속의파리넬리와는역시비교가되지않았지만,
맑고안정적이었다.
노래자체가쉽고어려울수도있겠고
먼저와나중의차이,긴장도의강약도있겠다.
같은실력을갖더라도노래종류에따라서
가수에따라맞고안맞고도있을수있겠고,
자신에게맞는것을찾는것은평생해야할일일수도있겠다.
사람도사랑도관계도그러할까,
파리넬리의속의목소리들은모두디지털화했다고했다.
기계로잘부르는노래와
사람이잘부르는노래와의차이는어디에있을까,
실수에배인인간성을,
그래도…..하며인정하는,
인간미살짝배인모시수건같은것……
촌스러울뿐아니라관리하기어려워서
나도이미어느부분버렸을지도모른다.
그저완벽한테크닉<만>을요구하는시대니까,
설자리가없어져가는것은공장의사무화만아닐지도몰라.
내안의기계화도상당부분진행되고
어쩌면어느부분이미나를몰아내고있을지도…..
세헤라쟈데도아니면서왠쓰잘떼기없는생각은이리많은건지,
나는고개를흔들어
그것들내쫓고
다시음악을듣기시작한다.
드럼이오케스트라안에자리하고있는것은과문한탓이겠지만처음이다.
영광의탈츨과007의메인테마를연주할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