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메커니즘

처서중후,

천지가쓸쓸해지는시간이네요.

글쎄어젯밤도그러질않았겠어요.

분위기좋은장소에서

젊고잘생긴젊은이의서빙을받으며맛있는음식을먹었는데

먹으면서먹고난후에도내내

쓸쓸토다,

쓸쓸해.

쓸쓸함이후렴처럼자꾸만반복되던걸요.

저만아니구요밥같이먹는사람들두요.

처서중후라서…..그랬을까요?

감자의씨앗말이예요.

자신이살아온고도를안다는군요.

낮은곳에서편안하게자라온감자를

자기가살아온고도보다조금더높은곳에파종을하면

열매를맺지못한다고해요.

그보이지않는눈의감도,

참경이롭죠.

그런데우리에게도그것,있어요.

낯선환경에적응하지못하것,

수많은타인을만나면서도

결국은관계를맺지못하고,

가까운벗들과웃으면서식사를할때도,

사랑하는,

적어도없으면살지못알것같은새끼들과함께있으면서도.

쓸쓸토다.

어이하여이다지쓸쓸한가.

단순히관계이야기가아니란거죠.

적응이나성취는더더욱아니구요.

우리들이가장예민하고관심깊게보는사랑…

혹모든사람을사랑하는듯,

사랑받는듯,

하여

쓸쓸함이사라지겠는가말이죠.

나와당신의고도가태생적으로달라서일까요?

***사람들사이에섬이있다.

그섬에가고싶다.****

정현종의이짧은시는마치섬광과같지요..

섬광처럼인간을비추이며

섬광처럼인생의길을보여주지요.

섬광처럼갈수없는길을보여주는듯두하구요..

그래서이시의나라는쓸쓸합니다.

쓸쓸함쪽에눈을둔사람은

적어도남을상하게하지는않습니다.

왜냐면그쓸쓸함은언제나

<끝을생각하라>고명령하기때문이지요.

끝을바라보면서

생에욕심을버리라는

손짓이기도해요.

친구와전화를할때마다친구의동생안부를묻습니다.

겉으로봐서는문제는커녕

행복할조건을완벽할정도로지니고있는아이인데말이지요.

이제고물고물자라가는아이곁에서

날마다죽음을생각한다니

극심한우울증

그우울증의고삐를살아온시간들이쥐고있는것같긴해요.

좀다르긴했거든요.

그래도죽음이라니요.

도대체생명어디에그런참혹한

자살메커니즘이자리잡고있는걸까요.

하긴

그무시무시한자살메커니즘을일부러심는

종자회사가있다구요.

이상한이름의어떤유전자를감자에삽입하면

그해는아주잘열매가열리는데

그다음해에같은종자를걷어땅에심으면

씨앗스스로무서운독소를내뿜어자살을하고만다는군요.

그렇잖아요.올해심은감자씨앗으로

아주실하고존놈(좋은놈)으로조금남겨서내년에다시심는….

말하자면

이젠씨앗도씨앗이만들어내는것이아니라

종자회사가만들어낸씨앗만을심어야되는,

식물에게

자살메커니즘을심는무리들의목표는오직<>이지요.

돈을사랑함이일만악의근원이라고

매섭게갈파하신이쳔여년전의그분은

아마아셨을거예요.

사람의끝간데없는탐욕을

그리해서그들이하다못해

식물에게까지자살을권유해서자신의탐욕을채우려할거라는것을

그미묘한자살욕구가듬뿍배인식물을

날마다우리는섭취하는데

기묘한자살메커니즘,

그식물에게만작용하고말까요.

혹식물을먹는우리에게도자살욕구가생기는것아닐까말이지요.

땅은그씨앗을해마다품으면서

씨앗이탄식처럼내뱉는소리를들을것이고

새싹이되어자라나면

그씨앗은공기와바람에게속삭이겠지요.

,어느순간,

우리는정말자살메커니즘에젖어버리게될지도모릅니다.

그리해서

우리스스로말세를불러오게되고

스스로파멸의길로들어서는것요.

그러면서도

여전히롯의아내처럼환락의시절을그리워하여뒤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되어버릴지도.

가끔책을읽으면서도

정말일까…하는것들있긴해요.

장미의부름이란아주재미있는책에서보았는데

이차대전후거짓말탑지기를연구하던사람이

거짓말탑지기를가지고바로곁에잇던용혈수에실험을했다는군요.

빈응을나타내자

머릿속으로불블붙여봐야지….

생각을했더니아주격렬하게반응을하더래요.

유명한여성식물학자에게보여주려고실험을했는데

이용혈수가도부지반응을하지않으니

식물에자주상처를주는냐고여성학자에게묻자

날마다연구를위해서식물잎을오븐에굽는다고…..

용혈수가그녀를알아보고지레기절을한것으로……

천지가쓸쓸f해지는시간

처서중후입니다.

처서의바람에살기가있다고이야기한

아주오래오래전사람

그누군가의심경이궁금해지는시간입니다.

어제큰바람…태풍은정말살기가득넘치더군요.

무엇이든다흔들어대고야말겠다는듯,

뽑아버리고야말겠다는듯,

용한사람화나데끼…..

무섭게휘몰아치더군요

이제손바닥은건조한마찰음을낼것이고

맨발은부드러운슬리퍼속으로들어가고싶어할거예요.

여름가듯

가을오듯

자연스러운가?

아니

자연은아주무심해요.

냉정하리만치무심하죠.

사라지는여름보세요.

무심히사라져가죠.

다가오는가을은눈부셔서도도할뿐그저무심하구요..

쓸쓸하지않으려고열심히가꾸는

관계라는텃밭도

투명한가을햇살아래슬어놓으면

그렇죠.

신기루같으며

그저자신의인생을향하여총총히걸어나가는새끼들과같으며

새끼만바라보는다른세상속의나이든부모같으며

같은이불을덮고같은천정의무늬를바라보면서도

전혀다른생각에골몰해있는

세상의모든부부와같으며.

그저혼자.

그러니

처서중후

오늘같은날….

천지가쓸쓸해질수밖에요.

.

이즈음강아지풀도늙어요.

코스모스사진은작년재작년사진이구요.

이제그것조차희미해져가는나이긴합니다만,

7 Comments

  1. 깨달음(인회)

    2012년 8월 29일 at 1:45 오전

    글도맛갈나고물봉선이늦여름을한마디로함축히켜주네요.
    잘읽었습니다.   

  2. 데레사

    2012년 8월 29일 at 2:53 오전

    물봉선을참예쁘게찍었습니다.
    저예쁜꽃을보고있으니까어느새가을이오고있구나하는걸
    느끼게되네요.

    태풍은무사히우리동네를비켜갔지만또뭔가가온다고해서
    창문에붙인테잎은그대로두고있습니다.
    피해없으시죠?   

  3. 士雄

    2012년 8월 29일 at 3:10 오전

    감자씨앗이그런사치를부리는군요..ㅎㅎ
    적응하는시간이필요하겠습니다   

  4. shlee

    2012년 8월 29일 at 3:49 오전

    어느서민아파트에서최근6명이연달아자살을했다는기사를읽었어요.
    아침에그이야기를남편에게했어요.
    11평서민임대아파트에
    98세할머니가자살을한이야기…
    가만히있어도죽음이곧들이닥칠나이에자살이라니…
    남편이그럴수도있다는거예요.
    너무나외로우니
    죽을수도있다고
    자살한사람들의
    자살원인은100가지도넘겠지만
    결국외로움이겠죠…
    다른고도에살기때문에일어난일인가…?   

  5. 푸나무

    2012년 8월 29일 at 1:33 오후

    물봉선은경계에선꽃이지요.
    여름과가을의,

    데레사님도신문지붙이셨구나.
    또다른태풍얌전히지나가면좋을텐데요.

    사웅님댁도무탈하시지요?

    쉬리님
    아마도외로움과쓸쓸함은
    근수가비슷할거에요.
    아외로움이조금더사무칠까요?
    쓸슬함은존재의근원에조금더가까울까요?

       

  6. 벤조

    2012년 8월 30일 at 3:51 오후

    ‘관계라는텃밭’
    눈이번쩍하는표현,하나건졌어요.
    아…텃밭,텃밭,별것도아닌것을하염없이들여다보는관계.
    보물을발견한것같네!
    감사.

       

  7. 푸나무

    2012년 8월 31일 at 3:40 오후

    가끔
    보석을발견해주시는
    벤조님안목에쨍강~!(사이다잔부딪히는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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