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메커니즘
BY 푸나무 ON 8. 29, 2012
처서중후,
천지가쓸쓸해지는시간이네요.
글쎄어젯밤도그러질않았겠어요.
분위기좋은장소에서
젊고잘생긴젊은이의서빙을받으며맛있는음식을먹었는데
먹으면서먹고난후에도내내
쓸쓸토다,
쓸쓸해.
쓸쓸함이후렴처럼자꾸만반복되던걸요.
저만아니구요밥같이먹는사람들두요.
처서중후라서…..그랬을까요?
감자의씨앗말이예요.
자신이살아온고도를안다는군요.
낮은곳에서편안하게자라온감자를
자기가살아온고도보다조금더높은곳에파종을하면
열매를맺지못한다고해요.
그보이지않는눈의감도,
참경이롭죠.
그런데우리에게도그것,있어요.
낯선환경에적응하지못하것,
수많은타인을만나면서도
결국은관계를맺지못하고,
가까운벗들과웃으면서식사를할때도,
사랑하는,
적어도없으면살지못알것같은새끼들과함께있으면서도.
쓸쓸토다.
어이하여이다지쓸쓸한가.
단순히관계이야기가아니란거죠.
적응이나성취는더더욱아니구요.
우리들이가장예민하고관심깊게보는사랑…
혹모든사람을사랑하는듯,
사랑받는듯,
하여
쓸쓸함이사라지겠는가말이죠.
나와당신의고도가태생적으로달라서일까요?
***사람들사이에섬이있다.
그섬에가고싶다.****
정현종의이짧은시는마치섬광과같지요..
섬광처럼인간을비추이며
섬광처럼인생의길을보여주지요.
섬광처럼갈수없는길을보여주는듯두하구요..
그래서이시의나라는쓸쓸합니다.
쓸쓸함쪽에눈을둔사람은
적어도남을상하게하지는않습니다.
왜냐면그쓸쓸함은언제나
<끝을생각하라>고명령하기때문이지요.
끝을바라보면서
생에욕심을버리라는
손짓이기도해요.
친구와전화를할때마다친구의동생안부를묻습니다.
겉으로봐서는문제는커녕
행복할조건을완벽할정도로지니고있는아이인데말이지요.
이제고물고물자라가는아이곁에서
날마다죽음을생각한다니…
극심한우울증
그우울증의고삐를살아온시간들이쥐고있는것같긴해요.
좀다르긴했거든요.
그래도죽음이라니요.
도대체생명어디에그런참혹한
자살메커니즘이자리잡고있는걸까요.
하긴
그무시무시한자살메커니즘을일부러심는
종자회사가있다구요.
이상한이름의어떤유전자를감자에삽입하면
그해는아주잘열매가열리는데
그다음해에같은종자를걷어땅에심으면
씨앗스스로무서운독소를내뿜어자살을하고만다는군요.
그렇잖아요.올해심은감자씨앗으로
아주실하고존놈(좋은놈)으로조금남겨서내년에다시심는….
말하자면
이젠씨앗도씨앗이만들어내는것이아니라
종자회사가만들어낸씨앗만을심어야되는,
식물에게
자살메커니즘을심는무리들의목표는오직<돈>이지요.
돈을사랑함이일만악의근원이라고
매섭게갈파하신이쳔여년전의그분은
아마아셨을거예요.
사람의끝간데없는탐욕을
그리해서그들이하다못해
식물에게까지자살을권유해서자신의탐욕을채우려할거라는것을…
그미묘한자살욕구가듬뿍배인식물을
날마다우리는섭취하는데
기묘한자살메커니즘,
그식물에게만작용하고말까요.
혹식물을먹는우리에게도자살욕구가생기는것아닐까말이지요.
땅은그씨앗을해마다품으면서
씨앗이탄식처럼내뱉는소리를들을것이고
새싹이되어자라나면
그씨앗은공기와바람에게속삭이겠지요.
아,어느순간,
우리는정말자살메커니즘에젖어버리게될지도모릅니다.
그리해서
우리스스로말세를불러오게되고
스스로파멸의길로들어서는것요.
그러면서도
여전히롯의아내처럼환락의시절을그리워하여뒤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되어버릴지도.
가끔책을읽으면서도
정말일까…하는것들있긴해요.